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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부건 Jun 12. 2020

잠과 수행

브롬톤 라이딩

가장 뒤를 졸졸졸 쫓습니다. 스토커 라이딩.

새 일터에서 첫 휴무 맞은 가장과 아침 일찍 태화강변을 질주했습니다. 직무에 박차를 가하는 해를 등에 지고 쭉쭉 전진.



십리대밭교 지나 태화강 전망대도 스쳐갑니다.



코스가 차분하고 순박해요. 오르막길도 완만합니다.


남산나루의 고풍스런 나룻배 뒤로 줄줄이 고층빌딩.

태화강에선 나룻배도 떠다니네요.


울산 12경 중 하나인 선바위.
가장 도촬.
자전거 헬멧 잘 고른 듯합니다.
바위가 물 가운데 탑같이 서 있고,
그 물이 검푸르러서 세상에서 전하기를
용이 있어 가물 때에 비를 빌면
효험이 있다고 한다.

『신증동국여지승람(新增東國輿地勝覽)』
[울산]


범서온천 갈 때마다 멀리서 바라보기만 했던 선바위까지 내달렸다가 상쾌하게 아지트에 복귀했습니다.


낚시 즐기는 후배 의사에게 알려줘야 할 대회네요.

반려견 데리고 나온 시민들은 흔하게 봤는데요.


선바위 앞에서 안식하는 백구.

반려조 데리고 나온 아저씨는 신박했습니다. 하얀 새가 주인 말을 아주 잘 듣더군요. 가장 뜻에 고분고분 따르는 저처럼.


안내판과 바지와 브롬톤 깔맞춤.
가장이 시키는 대로 고분고분 모델 노릇.

페달 밟으며 심폐에 싱그러운 대기 주입하는 일은, 그간 몸에 저지른 민폐를 면피하는데 일조합니다.


외향적이고, 직관적인 탐색형 원칙주의자가 저네요.

성격유형검사가 확인시켜준 제 캐릭터에도 부합되는 활동이네요. 아이언맨, 랩몬스터처럼 전 재기발랄한 활동가 타입이랍니다.


삶이라는 모험을 위해 기꺼이 바보가 될 준비가 된 자, 분위기 메이커 역할을 하는 자유로운 사고의 소유자인 ENFP-A는 타로카드 메이저 0번 바보(THE FOOL) 카드랑 통하네요.


유니버셜 웨이트 타로를 새로 하나 마련했습니다.

단출한 옷차림에 작은 봇짐 하나 들고 가벼이 발걸음을 옮기는 여행자는 무엇에도 얽매이지 않는 무한한 자유를 노래합니다. ‘이렇게 해야 한다’는 고정관념이나 상식, 타인의 시선에 묶이지 않고 자신이 원하는 삶을 살아가죠. 그 덕분에 생각지도 못한 기회가 찾아들거나 기발한 아이디어가 떠오르기도 합니다. 무모한 바보 같은 재기발랄 활동가의 자유로움은 알라딘의 요술램프처럼 무한한 가능성의 원천입니다.





북스피어 김홍민 대표님이 이끌던 제주 책방 투어가 그립습니다.

세상에서 가장 긴 무성영화는 1963년작 <잠sleep>이었답니다. 어떤 사람이 잠자는 모습을 무려 5시간 21분 동안 끊임없이 보여준대요. 곽재식의 <삶에 지칠 때 작가가 버티는 법>(출판사가 무려 북스피어) 첫 머리에서 알려줍니다.


신과 나눈 이야기 3권 한 토막.

다시 태어나고 싶어서, 기운을 되찾고 싶어서 영혼은 몸을 떠난답니다. 날마다. 생애 내내 줄곧. 이것이 신들이 잠을 발명한 이유라네요. 닐 도널드 월시가 <신과 나눈 이야기>의 일부입니다.


영어 공부 마친 조안이 수영장 보내기 전에 밥 먹이며 데이트.

조안이 읽힐 <방귀학 개론>과 박완서의 <자전거 도둑> 등을 산 알라딘 중고서점에서 손에 잡히는 대로 책을 펼쳤는데, 죄다 잠이 화두네요. 같은 키워드의 타로카드 계속 뽑는 기분입니다. 서점 오기 전에 <SPA EIR>에서 영혼 잠시 떠나보냈던 몸으로 책을 만진 탓일까요. 평소에도 머리만 대면 곧장 코 고는 개인기를 뽐내곤 합니다. 마취제 에토미데이트 맞은 환자처럼.


요즘 아침, 저녁으로 라이딩을 하니 그 개인기가 더욱 두드러지네요. 삶에 지칠 때 버티는 법으로, 신이 깃든 자연과 이야기 나누는 수단으로 자전거 라이딩 강추합니다. 아무쪼록 다들 쾌면, 쾌식, 쾌X하소서.





잠에 쉽게 빠져들지 못하거나, 깊게 잠들지 못하는 이들이 주변에 제법 있습니다. 약이나 여타 비방들로도 별다른 효과를 보지 못하는 분들에겐 제가 명상과 수행을 권하곤 합니다.



제 스승님께선 수행에 대해 이렇게 일러주셨어요. “수행은 perfect rest다. 완벽한 휴식을 하는 것이다. 휴식에는 두 가지가 있다. 한 가지는 자는 것. 다른 하나는 깨어서 자기의 마음과 영혼을 아주 균일된 자연의 경계에 갖다 놓는 것이다. 그러니까 두 가지 잠을 다 자야 된다. 아주 궁극의 완벽한 잠이 명상meditation이다.”



소싯적부터 단전호흡, 염불과 참선, 여러 기도법 등을 두루 섭렵했었습니다. 수행 문화의 원형인 만트라 주문呪文 수행도 꾸준히 이어왔는데요.



여러 기도문, 만트라 중에서 단연 최고는 태을주입니다. 태을주가 접속시켜주는 태을천은 우주의 핵인싸, 북극성이에요. 아리스토텔레스가 일찍이 부동의 동자Unmoved Mover라고 명명했던 개념에 가장 부합되는 별이죠.



북극성에 깃든 태일신, 태을천상원군太乙天上元君의 존귀한 위격을 선인들은 일찌감치 자각했습니다. 한무제는 태일사를 세우고 태일신께 천제도 올렸지요.



태일전太一殿을 짓고 태일신에게 천제 지낸 기록이 조선왕조실록에도 등장합니다. 이 우주의 궁극 실세를 든든한 뒷배로 모시는 중차대한 거사를 치른 것이죠.



불가에선 태을천상원군을 치성광여래熾盛光如來라 명명하고 받들었습니다. 코엑스 앞 봉은사 북극보전에도 치성광여래가 모셔져 있어요.



하늘, 땅과 한마음으로 하나 되어 조화 기운을 받아 내리는 태을주 수행을 꾸준히 하면, 몸에 정기가 축장되면서 신神이 밝아집니다. 궁극의 완성인 도통道通도 비로소 실현됩니다.



수기水氣가 저장되면서 면역기능이 강화되어 난치병도 치유되죠. 하나뿐인 제 형님은 인슐린 맞는 당뇨병 환자였는데요. 태을주 수행에 일심하여 당뇨병을 말끔히 떨쳐 버렸습니다.



그동안 갈고 닦은 지혜와 체험을 바탕으로 태을주에 대한 도담을 방송에서 도란도란 나눈 적도 있습니다. 백문百聞이 불여일견不如一見, 백견百見이 불여일행不如一行. 진득하고 순일하게 백일 동안 정진하면, 태을주의 조화권능을 황홀하게 체득할 수 있습니다. 배달국倍達國 신시神市를 개창하신 커발환 환웅천황님 가르침 받들어 기도에 매진하여 인간의 참된 본성을 회복했던 웅족처럼.



인도의 독립을 이끌어낸 마하트마 간디도 본성을 발현시키는 주문의 위격을 이렇게 전한 바 있습니다.


The mantra becomes one`s staff of life and carries on through every ordeals. each repetition has a new meaning, each repetition carries you nearer and nearer to God.


2019년은 마하트마 간디 탄신150주년.
지난 2월에 인도 갔을 때 첸나이 공항에서 둘러본 간디 기념전.
간디가 생전에 쓰던 유품들.

주문이란 인간이 삶의 어려움을 헤쳐 나갈 수 있도록 지탱해 주는 지팡이로, 매번 읽을 때마다 그 의미가 더욱 새로워지며, 매번 읊을 때마다 신에게 더욱 가까이 가게 해줍니다.



자전거 페달을 밟으면 바퀴가 계속 굴러 목적지를 향해 앞으로 나아가죠. 마찬가지로 주문의 반복은 단순한 반복이 아닙니다. 나선처럼 돌면서 나아갑니다. 날아가는 화살처럼 방향성을 가지고 있어요. 가고자 하는 방향으로 쭉쭉 나아가도록 돕습니다. 펌프질 이끄는 마중물처럼.



불면 등으로 몸이 불편하시다면, 불면을 부르는 불안한 일들로 맘이 불쾌하시다면, 숨을 고르고 만사형통의 만트라 여의주 태을주를 차분하게 읊조려보세요.


벽이라고 여겼던 일에 문이 달리게 될 겁니다. 더불어 문을 밀고 나아갈 힘을 얻게 됩니다. 궁극의 완성, 흡족한 성공에 성큼 다가가게 되실 겁니다. 아무쪼록 건승을 빕니다.



오는  적게 자고 태을주를 많이 읽으라.
태을천太乙天 상원군上元君은 
하늘 으뜸가는 임금이니 
오만년 동안 동리동리  학교에서 외우리라.

태을주에는 율려(律呂) 도수가 붙어 있느니라.
태을주 공부는 신선(神仙) 공부니라.

만사무기 태을주 萬事無忌 太乙呪
만병통치 태을주 萬病通治 太乙呪
소원성취 태을주 所願成就 太乙呪
포덕천하 태을주 布德天下 太乙呪
광제창생 태을주 廣濟蒼生 太乙呪
만사여의 태을주 萬事如意 太乙呪
무궁무궁 태을주 無窮無窮 太乙呪
태을주는 여의주如意珠,
여의주는 태을주니라.                        道典 7: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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