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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일우 Feb 24. 2024

국영수와 필수의료

1.

국영수 선생님이 부족해서 학생들이 교육을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오래 전부터 지속된 문제로 정부와 선생님들이 해결을 위해 마주 앉았습니다. 처우가 좋지 않고, 조금만 잘못해도 심한 소송의 우려가 높아 많은 선생님들이 학교를 떠나 학원을 개원한 탓이랍니다.


선생님들은 처우를 개선하고 소송의 우려를 줄여 국영수 선생님을 늘리자고 요구합니다. 그러나 정부는 돈만 아는 선생님들이 문제라며 교원대학 정원을 60% 늘리겠다고 합니다. 선생님들이 늘어나면 그래도 국영수 가르치는 선생님이 늘어날 거라며.


선생님들은 정원을 늘려도 국영수를 하려는 선생님들이 없을 것이라며 반대하였고, 정부가 말을 듣지 않자 사직하는 선생님들이 늘어났습니다.


그러자 정부는 선생님들의 사직을 막고 학원을 개원하지 못하게 학원비를 줄이는 정책을 쓰겠다고 하였습니다. 반대하는 선생님들을 집단이기주의로 매도하고. 단체행동을 하면 처벌하겠다고 겁박하였습니다. 국민들은 어떻게 선생님들이 학생들을 버리고 단체행동을 하냐며 입을 모아 비난하였습니다.


2.

필수의료 의사가 부족해서 환자들이 치료를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오래 전부터 지속된 문제로 정부와 선생님들이 해결을 위해 마주 앉았습니다. 처우가 좋지 않고 조금만 잘못해도 심한 소송의 우려가 높아 많은 의사들이 병원을 떠나 의원을 개원한 탓이랍니다.


의사들은 처우를 개선하고 소송의 우려를 줄여 필수의료 의사를 늘리자고 요구합니다. 그러나 정부는 돈만 아는 의사들이 문제라며 의과대학 정원을 60% 늘리겠다고 합니다. 의사들이 늘어나면 그래도 필수의료에 동참하는 선생님이 늘어날 거라며.


의사들은 정원을 늘려도 필수의료를 하려는 선생님들이 없을 것이라며 반대하였고, 정부가 말을 듣지 않자 사직하는 의사들이 늘어났습니다.


그러자 정부는 의사들의 사직을 막고 의원을 개원하지 못하게 비보험진료를 줄이는 정책을 쓰겠다고 하였습니다. 반대하는 의사들을 집단이기주의로 매도하고, 단체행동을 하면 처벌하겠다고 겁박하였습니다. 국민들은 어떻게 의사들이 환자들을 버리고 단체행동을 하냐며 입을 모아 비난하였습니다.


3.

10년이 지났습니다. 공공교육은 무너지고, 교육시장 민영화에 따라 부자들이 다니는 비싼 사립학교들과 일반 국민들이 다니는 수준이 낮은 공공교육시장으로 양극화되었습니다.


공공의료는 무너지고, 의료시장 민영화에 따라 부자들이 치료받는 비싼 사립병원들과 일반 국민들이 다니는 수준이 낮은 공공의료시장으로 양극화되었습니다.


정부는 교육비 지출과 의료비 지출을 줄였지만 양 시장의 붕괴를 막지는 못했습니다. 국민들은 이제야 선생님들과 의사들의 주장이 맞았다는 걸 알게 되었지만, 다시 돌아갈 방법은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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