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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시 행복도시 안에는 어떤 대학이 들어올까?

4생활권 공동캠퍼스 유치에 대한 전망


(아래 내용은 2018년 4월 기준으로, 각종 언론 보도자료, 행복청 발표 자료, 세종시 현지 정보 등을 취합하여 작성되었습니다. 이후 변경되는 내용은 감안해주시고, 사실과 다른 내용은 peacethereal@gmail.com으로 알려주시면 수정 반영하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이번에는 세종시 행복도시(행정중심복합도시) 내의 4-2생활권 대학교 공동캠퍼스 유치에 대한 얘기를 해보고자 합니다.


아래 이미지는 행복청(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의 4생활권 지구단위계획 결정도면의 일부입니다. 파란색으로 표시된 부분이 모두 대학교 용지로 계획되어 있는 부분입니다. 결정조서에 따르면 1,630,316㎡, 약 49만평에 해당하는 부지입니다. 카이스트 캠퍼스가 대략 1.5개 들어갈 수 있는 넓이입니다.


생활권 글씨와 대학교 용지 글씨만 제가 입력한 것입니다^^; 이미지 출처.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


그 중에서도 위에 제가 하얀색 글씨로 '대학교 용지'라고 표기해둔 부분 아래쪽이 공동캠퍼스가 들어오기로 우선적으로 예정되어 있는 부분인데요, 그 중심으로 세종시에 입주하고 싶은 대학들이 순차적으로 들어올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럼 '공동캠퍼스'가 무엇인지? 유치 계획은 무엇인지를 좀 더 자세히 들여다 볼 필요가 있습니다.


세종시는 몇 년 전부터, 마치 당장 대학이 생기기라도 할 것처럼 말들이 부동산 위주로 떠돌았는데요, 저는 한정된 정보이지만, 그래도 비교적 팩트에 가까운 내용들을 갖고  분석하고 전망을 해보고자 합니다.



1. 공동캠퍼스란 무엇인가?


공동캠퍼스는 말 그대로 하나의 구역에 여러 대학이 입주해있는 캠퍼스를 뜻합니다. 개별적인 교육 및 연구시설을 독자적으로 운영하지만, 도서관이나 대규모 강당, 체육 및 휴게시설 등은 공용으로 사용하는 것이지요.


일반적으로 우리가 생각하는 종합대학의 캠퍼스와는 좀 다릅니다. 인문대부터, 공대, 예술대까지 다 있고, 학생회관과 동아리방^^이 있는 종합대학 같은 것과는 다를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공동캠퍼스는 특성화를 추구하여 전략적으로 선택된 일부 학과만 입주하게 되고, 타대학이나 주변 입주 기업과의 시너지를 내기 위한 것입니다.


유사 국내 사례로 '인천 글로벌 캠퍼스', 유사 해외 사례로는 '카타르 교육 도시'를 얘기하고 있는데요, 이는 행복청의 발주로 2015년 12월 '(사)한국도시행정학회'에서 수행한 "행복도시 공동캠퍼스 건립 기본방향 및 관리 운영 방안 연구"에 있는 내용입니다.


내용 출처. "행복도시 공동캠퍼스 건립 기본방향 및 관리 운영 방안 연구" 행정중심복합도시 건설청


즉, 외견상 보기에는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대학 캠퍼스'라기보다는, 일종의 연구 단지에 가까울 가능성이 높습니다. 정문 있고 후문 있는 하나의 커다란 대학이 있는 게 아니라, 개별적인 대학의 각 건물들이 모여 있거나 혹은, 주요 건물들을 공유하는 도시 지역과 비슷할 것이라는 얘기입니다.



2. 그래서 행복도시에 '대학가'가 생기는 것인가?


이 말은 맞는 부분도 있고, 틀린 부분도 있는 것 같습니다. 위에 말씀드렸듯 세종시 부동산중개업소들 위주로 대학 입주 소식이 돌았고, 특히 '대학가 상권'이라는 말로 4생활권에 대한 기대치가 고조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행복청의 계획과 진행 사항을 보면, 4-2생활권에 조성되는 것은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대학가'가 아닐 확률이 높습니다. 위의 공동캠퍼스에 대한 설명에서도 언급 드렸지만, 실제 외견도, 인구 구성도 '연구 단지'에 가까운 형태가 될 것입니다.


이것이 장기적인 '산학연 클러스터' 비전의 예시입니다. 이미지 출처. 행복청


특히 현재 MOU가 진행되고 논의가 흘러 나온 국내 대학들의 상황을 보자면, 학부 대학(4년제) 위주보다는 대학원(석박사) 위주로 먼저 유치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행복청은 공동캠퍼스의 목적을 단지 '교육' 기능에 두는 것이 아니라 '산학연 클러스터'까지 보고 있습니다. 산학연 클러스터라 함은 문자 그대로, 산업, 대학, 연구소가 긴밀하게 연계하는 협력 지역인데요, 우리 모두가 알고 있는 미국의 '실리콘벨리'가 그 대표적인 예시입니다.


이런 내용이 부동산 투자 입장에서는 왜 중요할까요?


잠시 지역 상권 투자 얘기로 와서 아주 단순하게 보아도, '대학가 상권'과 '산학연 클러스터 주변 지역'에서 성행하는 업종이 다릅니다. 단적인 예로, 대학생들이 모여서 먹고 마시는 요식업종보다는, 연구원들의 인맥 교류와 여가에 해당하는 '스크린 골프'가 먼저 성행하게 될 것입니다.


유동 인구의 특성과 흐름도 오히려 일반적 도시와 달라질 수 있습니다. 그렇기에 주거 지역을 정할 때에도 상업 시설 투자를 결정할 때에도, 예정 계획과 확정 내용들을 면밀히 보고 결정해야 합니다.



3. 결국 어떤 대학이 들어오는 것인가?


현재 행복도시 공동캠퍼스 추진을 위해 MOU를 맺은 것으로 알려져 있는 국내 대학은 고려대, 카이스트, 충남대, 충북대, 한밭대, 공주대, 건양대 등입니다. 하지만 다들 아시다시피 구속력이 약한 양해각서인 MOU만으로는 실질적으로 어떤 학교가 언제 들어올지 예상하기 어렵습니다.


인천 글로벌캠퍼스 전경입니다. 이 정도가 된다면, 행복도시의 지역 가치도 훨씬 상승할텐데 말입니다. 이미지 출처. 한국일보


MOU보다 좀 더 구체적인 이행 사항을 포함한 MOA를 체결한 곳은 '이탈리아 산타체칠리아 음악원'과

'아일랜드 트리니티 대학'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MOU는 약한 효력이고 MOA는 실질적 계약인 것처럼 오해하시는 분들도 많은데, MOA 역시 그 조항 안의 내용이 중요하고, 앞으로의 이행 사항을 지켜봐야 합니다.


저는 그보다는 세종시의 기준, 그리고 각 대학의 니즈(needs)가 만나는 경우는 어디일까? 를 얘기해보고 싶습니다.


대학 입주는 세종시 행복도시의 장기적 발전 동력을 위해 반드시 필요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물론 네임 벨류가 있는 대학들이 들어올수록 좋습니다. 하지만 '산학연 클러스터'로 안착할 수 있느냐가 행복도시 입장에서는 더 중요한 문제입니다.


행복청이 2017년 수행하고 공개한 "공동캠퍼스 세부 운영방안 연구"를 보면, '공동캠퍼스 입주기관 선정 기준(대학)'을 알 수 있습니다. 눈에 띠는 것은 다음과 같은 기준입니다.


도시발전에 미치는 효과
- 공인기관 대학평가결과에 따른 학교 명성도(본교의 대학 경쟁력)
- 본교의 입주대학(학과) 관련 분야 취업률
- 세종특별자치시 특성화 분야인 정보기술(IT)·생명공학기술(BT)·환경공학기술(ET)융복합 관련 전공 개설 여부
- 세종특별자치시를 기반으로 하는 연구소 및 기업과의 산학연 혁신 클러스터 특성화 계획


이런 내용을 보면, 취업 결과도 좋고 연구 활성화와 세종시 지역 경제에도 기여할 수 있는 이공계 대학원 위주로 먼저 입주할 가능성이 큽니다.


실제로 행복청의 보도자료에 따르면, 카이스트는 융합의과학 부분을, 고려대는 바이오-메디컬(약학 포함) 부분을 입주시키고자 논의한다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선정 기준이나 공동캠퍼스 목적에서 보아도 가장 타당한 경우입니다.


정부 세종청사 전경입니다. 청사는 행복도시가 지닌 최대 지리적 자원 중 하나이지요. 이미지 출처. 대전일보


흥미로운 부분이자 눈 여겨볼 부분은 카이스트는 '미래전략 대학원'을, 고려대는 '국가정책 대학원'을 로드맵에 포함시켰다는 것입니다. 제 개인적인 분석과 전망으로는 솔직히 이 부분이 제일 핵심으로 보입니다. 이들 대학원은 세종시 거주의 공무원 및 연구기관 직원들을 직접적으로 타겟하는 교육 기관이기 때문입니다.


사실 카이스트나 고려대 입장에서, 당장 IT나 생명공학기술 관련하여 세종시 공동캠퍼스에 입주해야 할 동력은 크지 않을 수 있습니다. 해당 대학들이 기존 캠퍼스에 부지가 부족한 것도 아니고, 시설이나 인적 인프라 또한 아직 세종시는 미조성 상태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미래전략 대학원'이나 '국가정책 대학원'이라면 다릅니다. 당장 정부 세종청사와 주변 국책 기관들의 교육 수요를 그대로 흡수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업무 역량과 전문성을 키우고 싶은 공무원들에게, 그리고 승진을 꿈꾸는 공무원들에게 유명 대학의 대학원 과정은 아주 매력적인 자기계발 수단입니다.


세종시 공동캠퍼스에 입주 계획이 있는 대학들은, 정책 관련 다양한 특별과정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런 흐름은, 비교적 최근에 세종시와 MOU를 맺었지만 적극적인 의사를 표명하고 있는 서울대 행정대학원을 봐도 알 수 있습니다. 과거 정부 과천청사 시절, 서울대 본교의 행정대학원은 야간 과정을 통해 많은 공무원 수요를 흡수하여(정부 과천청사와 서울대 관악캠퍼스는 10km내외의 가까운 거리) 우수 인력을 유치하고 동문력을 과시했습니다.


그런데 정부 청사가 세종으로 이전하고 이전의 수요가 사라진 지금, 서울대 행정대학원 입장에서는 당연히 세종시 행복도시에 분원을 낼 동기부여가 있습니다. 서울대는 다른 학교들에 비해 조금 늦게 MOU를 맺었고, 카이스트와 고려대가 먼저 이공계대학원을 필두로 계획안을 내어놓고 미래전략 대학원과 국가정책 대학원 방안을 마련해두었지만요.


즉, 이공계 대학원 설립 계획이 있으면서, 당장 공무원들의 교육 수요를 흡수할 수 있는 행정,정책,전략 대학원을 동시에 보유한 대학들 위주로 먼저 공동캠퍼스에 입주할 수 있다는 것이 제 의견입니다. 이것은 개인적인 해석입니다만, 이렇게 보는 것이 아직 비용 문제를 비롯하여 여러 난관이 남아 있는 다른 대학 유치보다 현실적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물론 향후에 학부 대학 4년제 위주의 교육 기관도 분명히 설립될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또한 시간은 걸리겠지만 위에서 언급한 '산학연 클러스터'가 완성된다면, 당장 대학 하나가 들어오는 것 이상의 주변 지역 가치 상승 효과가 있을 것입니다. 이것은 분석과 전망 중 하나에 불과하니 참고삼아 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일명 '행복도시법'의 일부 개정안이 바로 지난 2018년 4월 25일부터 시행되었습니다. '공동캠퍼스 조성 및 운영 등'이 새롭게 포함된 내용입니다. 이제 세종시의 공동캠퍼스 건립이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기대합니다!  







부동산 투자, 데이터 및 정책 분석에 관한 '문화를 읽는 부동산 투자 모임'을 운영 중에 있습니다. 향후 투자 정보 및 세미나 안내를 받고 싶으신 분은 peacethereal@gmail.com 으로 메일 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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