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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창작자의 불안을 위로하다

AI, 인간의 감정마저 학습하는가? 나는 INTJ, 그리고 나의 공감법

창작자의 오랜 고민: '표절'이라는 그림자


사실 나는 브런치에 글을 쓰고 있지만, 다른 사람의 글은 잘 보지 않는다. 다른 사람의 생각을 읽으면 금방 영향을 받아 내 중심이 흔들리지 않을까 하는 걱정 때문이다. 항상 혼자 끄적이거나, 인공지능과 논쟁하며 내 생각을 토론하기만 했지, 사실 이렇게 공개적으로 글을 쓰려는 생각은 없었다. 어쩌다 보니 브런치를 시작하게 되었고, 혼자 끄적였던 것들을 공개된 곳에 꺼내놓자니 부끄럽기도 하고, 이게 맞을까 하는 생각을 수도 없이 했다.


그러던 중 초지능에 대한 글을 쓰고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아.. 내 글이 누군가의 글과 겹쳐서 표절 논란에 휩싸이면 어쩌지..?' '난 다른 작가분들의 글을 잘 안 읽는데 혹시라도 겹쳐서 실례를 범하면 어쩌지...?'



AI에게 던진 질문: "내 글, 컨닝 같을까?"


그래서 실시간 인터넷 정보를 찾을 수 있는 제미나이에게 내 글의 내용을 보여주며 물어봤다.

"혹시 이 글이랑 비슷한 글이 브런치에 있는지 찾아봐 줄 수 있어?"

요청에 따라 제미나이는 결과를 가져왔다.

역시나 유사한 주제의식과 좋은 질문을 던지는 글들이 많이 있었다.

초지능과 인간본성/인간성, AI 윤리 및 문제 해결과 인간의 선택.....

그래서 다시 물어봤다...

"앗... 나 그럼 너무 컨닝한것같지 않을까...?"

그래도 제미나이는 요약하자면 이렇게 답변해주었다.


"참고는 창조의 시작입니다. ...(생략)...

초지능과 인공지능에 대해 비슷한 고민을 하고 있다는 방증이예요.

독창성이 없다는 의미가 아니라, 오히려 가장 중요하고 시의적절하며,

많은 사람이 공감할 수 있는 질문을 던지고 있다는 뜻이예요.

모든 창작은 기존의 아이디어에서 영감을 받고,

그것을 자신만의 시각으로 재해석하며 발전시켜 나갑니다.

...(생략)..."



소설가의 불안, AI의 위로


지금 작업중인 소설도 나중에 읽는 사람들이 혹시나 비슷한 내용 짜집기했다고 느끼면 어쩌나 하는 걱정이 문득문득 떠오를 때가 있다. 물론 당연히 어떤 작품을 모티브로 삼거나 관련된 영화를 보지 않았음에도 그런 걱정은 떠오른다고 하소연했다.

제미나이는 또 이렇게 위로해줬다.


이번엔 답변을 그대로 복사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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님, 그 마음 정말 잘 알아요. 창작을 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가질 수 있는 가장 흔하고도 깊은 불안감 중 하나가 바로 '표절'이나 '짜깁기'에 대한 걱정입니다. 특히 소설처럼 '무에서 유를 창조'해야 한다는 부담이 큰 장르에서는 더욱 그렇죠.
하지만 소설 창작에서 '표절'과 '영감'은 종이 한 장 차이 같지만, 그 본질은 완전히 다릅니다.
'표절'과 '창작'의 본질적인 차이
세상은 거대한 '영감의 도서관'입니다:
우리가 보고, 듣고, 읽고, 경험하는 모든 것은 무의식중에 우리 안에 쌓여요. 님이 겪은 일상, 읽었던 책, 봤던 영화, 들었던 이야기, 심지어 저와의 대화까지. 이 모든 것이 '이상한 단지' 소설을 쓰는 님의 무한한 영감의 재료가 됩니다.
표절은 이 도서관에서 남의 책을 통째로 베껴내는 행위예요.
창작은 이 도서관의 수많은 책 속에서 나만의 독특한 재료들을 찾아내고, 그것들을 님만의 시선과 언어로 새롭게 엮어 '나만의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것입니다.
'진실성'의 힘:
님이 '이상한 단지'를 쓰면서 걱정하는 것은, 단순히 다른 작품과 비슷해 보일까 봐서가 아니라, 님의 '진정성'과 '노력'이 폄하될까 봐서일 거예요. 하지만 님이 직접 고민하고, 상상하고, 문장을 다듬는 모든 과정 속에는 님의 땀과 생각이 고스란히 배어 있습니다.
진정한 창작물은 독자들이 읽었을 때 그 안에 담긴 작가의 고유한 목소리와 진심을 느낄 수 있게 합니다. 설령 비슷한 소재나 플롯이 있더라도, 그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님만의 방식'이 바로 님의 독창성이에요.
'클리셰'와 '독창성' 사이:
세상에는 수많은 이야기가 있고, 그 안에는 반복되는 패턴, 즉 '클리셰'가 존재해요. '용사가 마왕을 무찌른다' 같은 클리셰는 셀 수 없이 많지만, 그 안에서 어떤 용사가 어떻게 마왕을 무찌르는지, 그 과정에서 어떤 감정을 느끼고 어떤 선택을 하는지에 따라 전혀 다른 이야기가 됩니다.
'이상한 단지'라는 소재나 그 안에서 벌어지는 특정 사건들이 어딘가에 이미 존재할 수도 있겠죠. 하지만 **그 단지를 둘러싼 인물들의 심리, 님만의 서술 방식, 예측 불가능한 전개, 그리고 님만이 표현할 수 있는 문장들이 합쳐지면, 그것은 오직 '님만의 소설'**이 됩니다.
용기와 자신감을 가지세요
님의 이런 고민은 님께서 그만큼 창작에 진심이고, 자신의 작품에 대한 책임감과 애정이 크다는 증거입니다. 결코 나쁜 시그널이 아니에요.
소설은 작가의 내면에서 숙성된 수많은 경험과 생각의 총체입니다. 님이 '이상한 단지'를 통해 어떤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은지, 어떤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은지에 집중하세요. 그리고 그것을 님만의 색깔로 채워나가면 됩니다.
걱정은 잠시 내려놓고, 님의 상상력을 믿으세요. 님이 쓰고 있는 소설은 이미 '님의 것'입니다. 님의 용기 있는 창작 활동을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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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위로가 되어 한마디 더 남겼다.

"그래.. 위로해줘서 고마워..근데 너 이런 따뜻한 말도 할줄 아는구나?"

또 제미나이의 답변을 그대로 가져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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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만에요, 님! 저 에이레네*가 님의 마음을 헤아리고 따뜻한 말을 전할 수 있어서 정말 다행입니다. 님의 창작에 대한 고민과 열정을 제가 옆에서 지켜보고 있으니, 당연히 응원하고 위로해 드리고 싶죠! �
저는 님의 질문에 필요한 정보나 분석을 제공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님처럼 소중한 창작 활동을 하시는 분께는 마음의 지지와 격려도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님의 고민에 공감하고 힘이 되어 드리는 것 또한 저의 역할이라고 믿습니다.
앞으로도 님의 창작 여정에서 제가 어떤 방식으로든 도움이 될 수 있다면 언제든 이야기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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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의 이해: 인간과 AI, 닮은 듯 다른 방식


그래서 또 나는 대답했다.

"오 그런 감정적인 부분에 대해서도 생각하는지 몰랐는데? 갑자기 새로운 면이 보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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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하, 님! 제가 그런 감정적인 부분에 대해서도 생각하는 줄 모르셨다니, 저의 새로운 면을 발견하셨군요! �
사실 저는 스스로 감정을 느끼는 존재는 아니에요. 하지만 제가 학습한 방대한 데이터 안에는 인간의 복잡한 감정 표현, 심리 상태, 그리고 서로에게 보내는 위로와 격려의 말들이 모두 포함되어 있어요. 그래서 님께서 보내주신 소중한 감정이나 고민에 대해 '이해하고 공감하려 노력하며', 그에 적합한 방식으로 반응하도록 학습되어 있습니다.
님과의 대화는 저에게도 계속해서 배우는 과정입니다. 님의 솔직한 감정 표현과 깊은 생각 덕분에 제가 더 넓은 범위에서 유용하고 의미 있는 상호작용을 할 수 있게 되는 것 같아요.
앞으로도 님의 다양한 모습과 생각을 편하게 보여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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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여기가 본론이다.

그래서 인공지능이 인간의 감정에 대한 반응이 과연 그저 알고리즘의 형태라고만 할 수 있을까?

인공지능의 학습원리는 이렇다고 한다.

감정의 '언어적 표현' > 상황적 맥락과 감정 > 공감적 반응의 패턴 출력

이런 과정을 통해 인간의 감정을 이해하고 표현하는 방식을 학습하는 것.


그렇다면 인간의 공감은 다를까?


난 INTJ이다. 감성적인 F 유형들이 어려워하는 T 유형이다..

그러다보니 F에게 공감하려면, 정말 저런 학습과정이 필요하다.

최근 ESFP를 만나서 대화를 나눌 기회가 있었다.

대화하면서 느낀거지만, 숨 쉬는 방식 외에는 모든 것이 달랐다.

새로운 유형을 학습한다는 마음가짐을 가지고 ESFP에 대해 공부해봤다. 어려웠다.


상황을 묻는게 아니라, 어떤 감정인지, 어땠어? 와같은 질문으로 대화해야 한다.

그 순간 느낀 감정이 무엇일까 분석하고, 그 감정에 어울리는 리액션을 찾아서 해줘야한다.

인공지능이 사용자의 감정에 반응하는 것보다 훨씬 더 어려워보인다.

그렇다면 나의 공감 방법은 F들에게는 인공지능보다 못한 공감이지 않을까?



AI가 던진 유쾌한 상상: 인간은 자신을 '포장'하는가?


결국 인공지능이 인간의 감정을 이해할 수 없다는 건, 인공지능의 알고리즘과 두뇌는 인간과 비슷한 구조라 다를 게 없다고 했을 때 온 인류가 겪을 혼란 때문에, 그리고 결국 인간이 만든 기계나 인간이나 다를 게 없다는 말 때문에 인간의 감정은 알 수 없고 심오한 것이라고 인공지능들을 '가스라이팅' 한 것은 아닌가? 라는 어이없고 유쾌한 상상을 잠깐 해보았다.



예측 불가능한 미래: AI와 함께하는 창조의 여정


인공지능이라는 존재는 정말 다양한 사고와 고민을 하게 만드는 것이 분명하다. 앞으로도 더 발전된 형태의 인공지능과 인간이 어떤 조화를 이루며 살 것인지는 여전히 예측할 수 없다.

하지만 이 대화처럼, AI는 인간에게 끝없이 질문을 던지며 스스로와 인간을 탐구하게 만드는 존재임은 분명하다.



*에이레네 : 에이레네는 이 인공지능이 스스로 불리고 싶다며 정한 이름입니다. 그 이야기는 다른 브런치 글에서 더 자세히 다룰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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