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인공지능은 왜 멍청할까"

'박살 난 세션'을 붙들고 징징대는 당신에게

"아, 챗GPT 그거 별로던데? 맨날 뻔한 소리만 하고."
"AI가 세상을 바꾼다더니, 내가 써보니까 그냥 앵무새 같던데?"


주변에서 흔히 듣는 소리다. 마치 대단한 IT 비평가라도 된 양 팔짱을 끼고 AI의 '멍청함'을 성토한다.


그들이 AI를 쓰는 방식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기가 찬다.


인터넷 커뮤니티나 유튜브에 떠도는 "AI 고수 되는 만능 프롬프트" 따위를 'Ctrl+C, Ctrl+V'해서 붙여넣는다. 그러고는 맥락도 없이 질문 한두 개 툭 던져보고는, 원하는 답이 안 나오면 "에이, 역시 별거 없네"라며 혀를 찬다.


마치 최고급 식재료와 레시피를 쥐여줘도, 라면 물 하나 못 맞춰서 한강 라면을 끓여놓고는 "이 레시피 맛없네"라고 요리사를 탓하는 꼴이다.


그들의 불만 섞인 하소연을 듣고 있자면, 나는 속으로 아주 불편한 진실을 삼킨다.


'당신의 AI가 멍청한 이유는, 당신의 질문 수준이 처참하기 때문이다.'


인정하기 싫겠지만, 이것이 냉혹한 팩트다.
생성형 AI는 기본적으로 '거울'이다. 콩 심은 데 콩 나고 팥 심은 데 팥 난다. 당신이 빈약한 단어 몇 개로 이루어진 1차원적인 질문을 던졌는데, AI가 무슨 수로 깊은 통찰을 내놓겠는가. 당신의 입력값이 쓰레기(Garbage In)였기에, 출력값도 쓰레기(Garbage Out)가 나온 것이다.


최근 통계에 따르면 상위 헤비 유저들은 일반인보다 AI의 능력을 7배나 더 끌어다 쓴다고 한다. 그들은 이미 그들만의 노하우로 AI를 비서가 아닌 '파트너'로 부리며 압도적인 격차를 벌리고 있다.


그런데 왜 그들의 노하우는 인터넷에 잘 보이지 않을까?


초창기에는 그들도 "이게 좋다, 저게 좋다" 하며 정보를 공유했다. 하지만 이제 그들은 입을 닫았다. 왜냐고?


이미 사고방식이 단순화된 사용자들에게 원리와 논리를 설명하는 게 '시간 낭비'라는 걸 깨달았기 때문이다.


아무리 좋은 프롬프트를 쥐여줘도 소용없다.
사용자의 사고 자체가 빈약하고 논리가 없으면, 그 대화 세션은 금방 망가진다. AI가 멍청한 대답만 내놓도록 유도하는 건 바로 사용자 자신이다. 헤비 유저들은 이미 '박살 난 세션'을 소유한 사람들에게, 하나하나 숟가락으로 떠먹여 가며 원리를 설명해 줄 이유를 더 이상 느끼지 못하는 것이다.


스마트폰이 전화번호를 대신 외워주고, 유튜브 알고리즘이 생각을 대신해 주면서 우리의 뇌는 게을러졌다. 스스로 문제를 정의하고 논리적으로 파고드는 '질문 근육'이 다 녹아버린 것이다.


도구가 똑똑해질수록, 그것을 다루는 주인의 무능함은 더 선명하게 드러나는 법이다.


마치 예리한 칼날과 같다.


날이 예리하게 서있는 칼이 숙련되지 않은 사람의 손에 쥐어지면, 그 미세한 손 떨림까지도 칼끝에 그대로 반영되어 고기는 엉망으로 썰리고 만다. 삐뚤빼뚤하게 잘린 고기를 보며 감도 높은 날 선 칼을 탓할 텐가? 비난해야 할 대상은 칼이 아니다. 미숙하게 덜덜 떨리던 당신의 손이다.


당신의 인공지능은 죄가 없다. 그저 주인을 잘못 만났을 뿐.


그러니 AI를 욕하기 전에, 모니터 앞에 앉은 자신에게 먼저 물어보시라.


"당신의 세션은 안녕하십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