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반 호수 위의 시간

by 남궁인숙

아르메니아의 파란 하늘 아래,

세반 호수는 숨소리조차 잠잠해진 것처럼

고요했다.

그 호수를 굽어보듯 자리한

'세바나방크 수도원(Sevanavank)'

9세기의 시간 속에서 건재한 돌벽을

드러낸다.

세반 호수 북서쪽 언덕에 자리한

이 수도원은, 아르사케스 왕가의 공주

마리암에 의해 874년 경 건립되었다.

두 개의 교회 건물,

'아라켈로츠(성 사도 교회)'

'아스트바차친(성모 교회)'

검은 현무암으로 지어졌고,

바람은 그 위를 지나간다.

그곳은 수도승들의 금욕과 침묵이 머물던

자리이자, 오늘날에는 여행자들이

잠시 숨을 고르고 마음을 내려놓는 성소가 되었다.



수도원을 둘러보고 돌계단을 따라 천천히

내려오는 길, 한쪽 모퉁이에서 붓을 든

화가가 눈길을 끌었다.

작은 이젤 위에 세반 호수의 푸르름과

수도원의 실루엣을 그리고 있었다.

그의 이름은 Tigran Ghazaryan(티그란

가자르얀), 아르메니아 태생의 화가였다.


수도원을 배경으로 그리는 실경화뿐 아니라

아르메니아 전통과 신화에서 영감을 받은

그림들도 함께 전시하고, 현대적인 여인을

모티브로 그림을 그리고 있었다.

그림 몇 점을 흥정 끝에 세 점을 구입하였다.

그리고 함께 기념으로 사진촬영을 했다.

그는 웃으며 명함을 건넸다.

"인스타그램에 함께 찍은 사진 올려주세요."

라고 하였다.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으로 그의

작품 세계를 들여다볼 수 있다는 것도

알려주었다.

그는 단순한 거리의 예술가가 아니었다.

자신의 땅과 역사,

그리고 바람을 캔버스에 담는 사람.

그의 그림에서 아르메니아의 색과

세반 호수의 고요가 배어 나왔다.



우리는 화가와 함께 사진을 찍고,

명함을 받아 주머니에 넣었다.

수도원의 종소리는 들리는 것처럼 하나의

풍경이 그림이 되어 마음에 남았다.



https://suno.com/s/pZoWF9sbeBseIdp0



세반 호수 물빛 아래


작사:콩새작가

작곡:수노


1절

세반 호수 물빛 아래

검은 돌로 쌓인 기도

천년을 품은 수도원엔

바람도 조용히 쉬어가네


2절

계단 끝 풍경을 담던

한 화가의 손끝에서

수도원의 침묵이 피어나

물감 위에 호수처럼 번진다



우연히 만난 그 순간

한 폭의 그림처럼 멈춘 시간

티그란의 눈 속엔 바람이

나의 마음에도 노래를 건네


3절

명함 한 장, 미소 하나

붓끝에 흐르던 햇살

나도 몰래 멈춰 선 채

그의 풍경 속에 스며들었네



우연히 만난 그 하루

이름 모를 감정이 머문 자리

잊히지 않는 그 풍경

인스타그램 속에서도 살아 있어



수도원의 돌은 말이 없고

그는 그림으로 말을 걸었지

"이 순간을 기억해 주세요"

나는 그 약속을 안고 돌아서네



세반 호수 물빛 아래

오늘도 그는 그림을 그리겠지

나는 그날을 노래하네

기억의 붓으로, 마음의 물감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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