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세기, 나가사키 데지마(出島).
바다를 건너온 네덜란드 상인들이 작은 컵
속에 검은 액체를 담아 일본인들에게
내밀었을 때, 사람들은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쓴맛은 곧장 입안을 지배했고,
향은 낯설게 흩어졌다.
그 순간 커피는 '호기심의 음료'로만 남았고,
일본 땅에서는 아직 뿌리를 내리지 못했다.
시간이 흘러, 이 향은 조용히 사람들의
기억 속에 남아 있었다.
메이지 유신(1868) 때,
서양의 학문과 문화가 쏟아져 들어오던
시절, 도쿄 우에노에 일본 최초의
커피 전문점 '가히 차칸(可否茶館)'이
문을 열었다.
커피는 이제 단순한 호기심을 넘어 근대적
삶의 상징이었다.
그러나 값비싼 수입품은 대중의 생활과
거리가 멀었고, 가히 차칸은 오래 버티지
못했다.
그 실패는 곧 씨앗이 되어, 새로운 시대를
예고하고 있었다.
1910~1930년대, 다이쇼 시대.
도쿄 긴자와 오사카 거리에 불이 켜지면,
카페에는 지식인과 예술가, 젊은 청춘들이
모여들었다.
그곳은 단순한 음료를 마시는 공간이
아니었다.
문학이 태어나고, 예술이 토론되며,
청춘의 꿈이 밤늦도록 이어지는 낭만의
무대였다.
카페는 사회를 흔들 수 있는 작은 혁명의
공간이자, 일본 근대 도시 문화의 상징이
되었다.
그러나 제2차 세계대전은 커피의 향을
끊어버렸다.
수입이 막히자 사람들은 보리와 콩으로
대신 차를 끓였다.
그 시절 커피는 잊힌 사치품이었다.
전쟁이 끝나고 미군이 다시 가져온 커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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