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집 꽃 아이들

by 남궁인숙

'꽃 아이'는 한자어로 '꽃 화(花), 아이 동(童)'으로 쓴다. '꽃 아이'는 신부의 친척 중에서 대여섯 살 정도의 여자 아이를 한 명 정해서 결혼식장에서 신부가 입장할 때 앞서 가면서 꽃을 뿌려 주는 아이를 말한다.

서양에선 'Flower Girl'이라고 부르는데 'Flower Girl'의 역사는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1800년대 중반 영국에서 빅토리아 여왕 시대 때 영국 왕실에서 결혼식을 치를 때 처음으로 화동이 신부의 앞에 서서 장미 꽃잎을 뿌려 줬는데 일반 국민들도 그것을 보고 결혼식장에서 따라서 하게 되었다고 한다.

오늘은 어린이집 딸기 반 선생님의 결혼식이 있는 날이다. 결혼식장에 초대된 어린이집에서 제일 끼가 많은 두 명의 아이들이 부모님과 함께‘꽃 아이’를 하기 위해 몸놀림이 분주하다. 딸기 반 선생님은 오늘 아주 예쁜 모습으로 최고로 행복한 결혼식을 진행하였고, 아이들도 덩달아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예식이 끝나고 결혼식을 빛내준 꽃 아이들과 부모님, 오늘의 주인공 신부와 인사를 나눈 뒤 휴일이지만 어린이집에 잠깐 시간을 내어 30여개의 상자 텃밭에 물을 주려고 나왔다.

겨울 내내 상자 텃밭은 포인세티아, 해바라기, 국화 등 프로방스풍의 인조 꽃들로 가득 채워서 계절의 섭섭함을 조금이나마 덜어주었다. 그 꽃들도 올 겨울에 다시 만날 약속을 하며 창고의 한쪽을 찾아 똬리를 틀었다. 날이 좋은 요즘에 상자 텃밭에는 물오른 베고니아, 측백나무, 사철나무, 율마, 싱고, 허브, 알로카시아, 아이비 등이 겨울 내내 인조 꽃들이 자리 잡았던 그 자리를 심심하지 않게 가득 채워져 한껏 폼을 잡고 자라나고 있는 중이다.

봄의 포근함과 여름의 열정을 채워주기 위해 상자 텃밭에는 작은 꽃들이 매일 매일 물을 주는 교사들의 정성을 통해 뿌리를 내리고 있다. 행복이라는 나무가 뿌리를 내리는 곳은 결코 비옥한 땅은 아닌 것 같다.

교사들은 아이들이 기뻐할 일을 생각하면서 상자 텃밭에 즐거운 마음으로 꽃을 심어 가꾼다. 30여개의 상자 텃밭을 가꾸는 일이 결코 쉽지는 않다. 허리가 아파도, 팔뚝이 굵어져도, 삽질과 호미질로 배양토를 섞어서 화분에 고운 흙을 뿌려가면서 영글어진 씨앗을 심고, 예쁜 꽃을 심는다.

학교를 졸업하기 전까지 각자의 집에서는 공주였을 그녀들이 지금은 아이들의 무수리가 되어 꽃 아이들의 기쁨이 되어주고자 한다.

등원하면서 상자 텃밭의 꽃들을 구경하는 모습을 상상하며 꽃을 가꾼다. 이것 또한 보육교사라는 직업인이 된 그녀들이 느끼는 행복이고 만족이니 꽃과 나무들도 무럭무럭 자라난다.

어떻게 행복에 진정한 값을 매길 수 있을까? 이 아름다운 봄날에 예쁜 꽃을 심을 수 있음에 감사하고, 태양 빛을 따라 얼굴을 내밀면서 각자의 매력을 뽐내면서 자라나는 꽃들로 아이들이 눈으로 호강하는 봄의 손님들 앞에서 숙연해진다.


꽃향기는 바람의 방향으로 퍼집니다.

그러나 사람의 선함은 모든 방향으로 퍼집니다.

-차 나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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