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흘 내내 편의점에서 판매하는 커피에 푹 빠져있다. 아침 운동 후 편의점에 들러 버튼 하나로 내릴 수 있는 편의점 커피는 천이백 원이면 마실 수 있어서 가성비가 좋고, 커피의 향도 커피숍에서 직접 내려주는 커피 못지않다.
편의점 커피머신에 커피의 종류를 나타내는 항목에 에스프레소 버튼이 있다. 종이컵에 내려주는 에스프레소는 양이 너무 작아 감질 난다. 에스프레소는‘데미타세’라는 소주잔 정도의 크기인 작은 잔에 담아낸다. 에스프레소를 담기 위해서는 미리‘데미타세’를 뜨겁게 예열해준다. 착즙 하여 뽑아내는 에스프레소가 소량이어서 너무 빨리 식어버리기 때문이다. 그러나 편의점에서 내려주는 에스프레소는 아메리카노를 담는 큰 종이컵에 담아주기 때문에 집에 가는 도중에 식어버린다.
에스프레소의 맛은 우리 입맛에 아직 익숙하지 않은 야생의 맛이라고나 할까? 달달한 커피가 당연한 우리 입맛에 길들여지지 않은 맛이다. 이탈리아의‘아킬레 가자’ 박사는 1948년에 에스프레소 기계를 개발하면서 에스프레소가 만들어졌다고 한다.
에스프레소만이 가지는 씁쓸하고 진한 맛이 양은 적지만 가슴을 타고 내려오는 커피콩의 고소함과 쓰지만 기분을 좋게 해주는 그 느낌 때문에 마실 것이다. 기름진 음식을 먹고 나면 생각나는 맛이랄까?
오늘은 조깅을 마치고 편의점에 들러 에스프레소 한잔을 마시기로 하였다. 에스프레소 한잔을 뽑아서 계산을 하자 점원은 잠깐 기다리라고 하더니 아이스크림 냉장고에서 아이스크림을 한 개 꺼내 주면서 에스프레소를 사면 아이스크림을 주는 원 플러스 원 상품이라고 한다.
에스프레소를 구입한 소비자에게 아이스크림을 준다고?' 아하~ 마케팅 전략이다.'
아포가토 아이스크림은 이탈리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디저트 음식, 아이스크림에 진한 에스프레소를 올리거나 아이스크림 위에 에스프레소를 끼얹어 먹을 수 있게 만든 커피 메뉴의 일종이다.
'아포가토(Affogato)'는 ~에 빠지다 라는 뜻의 이탈리아어다. 이탈리아 베네치아 산마르코 광장에서 파는 에스프레소 한잔의 가격은 1유로다. 최저가 1유로를 받는 이유는 이탈리아의 문화유산을 마시는 값이라고 하니 산마르코 광장에서 마시는 에스프레소와 아이스크림은 이탈리아의 문화를 먹는 것이다.
바닐라 아이스크림 위에 에스프레소 한잔을 부어주면 훌륭한 맛의 아포가토가 된다. 커피숍에서 오천 원 정도의 금액을 받는데, 편의점에서 이렇게 훌륭한 커피를 메뉴에 포함한다는 것이 경이롭다. 발상의 전환, 머천다이저에게 또 한 번 감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