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엄마 아빠 행복 프로젝트

영유아는 프로 자취러?

by 남궁인숙

서울은 아이 키우기 좋은 도시일까?

지방에서 태어나서 대학까지 졸업하고 상경해서 작은 화실을 운영하는 우리 미술 선생님은 서울은 너무 재미있고 좋은 도시라고 한다. 그녀가 태어나서 자란 곳은 광역시인데도 그녀는 항상 지방을 떠올리면 왠지 칙칙하고, 놀 거리도 없고, 인구가 적어서 가는 곳 마다 꼭 아는 사람들 만나고, 교통편이 좋지 않아 지하철, 버스 타는 것도 불편하고, 지역 주민을 위한 특별한 혜택도 서울에 비하면 너무 부족하고, 지역이 좁아서 거리마다 모두 아는 사람들뿐이라고 하였다.

아침 뉴스에서 서울시에서 출산장려정책 프로젝트를 추진한다고 보도하였다. 미술 선생님이 서울을 좋아하는 이유가 서울시의 이런 행정들일까 생각해본다.

영·유아 출생률이 계속적으로 떨어지니 서울시는 더욱 획기적인 방안을 마련할 수밖에 없는 실정에 와 있는 것이 분명하다.

'서울 엄마 아빠 행복 프로젝트 '의 발표된 내용에 의하면 엄마. 아빠의 육아부담을 덜어주고, 아이 키우기 좋은 서울을 만드는데 서울시가 함께 키워주겠다는 의지가 강한 발표문이었다.

내용을 보면 양육자에 포커스를 맞춘 플랜으로 아이를 낳기만 하면 사회가 키워준다는 분위기를 서울에서 먼저 널리 퍼트리겠다는 취지다. 그동안은 정부에서 아이를 낳기만 하면 나라가 키워준다고 했지만 출생률은 계속 떨어지고 있었다(2021년 0.81명).

이번 프로젝트는 0세에서 9세까지 성장과정의 핵심이라고 볼 수 있는 발달과정에 놓인 아이를 둔 부모가 대상으로 '엄마. 아빠의 부담은 줄이고, 행복은 키우고'라는 목표를 가지고 안심 돌봄, 편한 외출, 건강 힐링, 일 생활 균형을 토대로 28개 사업으로 나누어 5년간 14조 7천억 원을 투입할 예정이라고 한다. 수치가 가늠이 안 되지만 엄청나게 많은 예산을 투입할 것 같다.

한편에서는 이로 인하여 육아용품의 수요가 증가할 것이라는 판매상들은 쾌재를 부르고, 주가도 상승할 것이라는 기대에 부풀어 있다고 한다.

사업시행에 앞서 설문조사를 한 근거를 바탕으로 보육. 여성. 경제 등 분야의 전문가의 자문을 받아 회의를 하고 검토를 거친 프로젝트라고 하는데 어린이집 보육교직원들에게도 설문을 하였는지 모르겠다.

36개월 이하 영아를 조부모 등 4촌 이내 친인척이 돌보면 가정에 월 30만 원의 돌봄 수당을 지원할 수 있고, 맞벌이, 임산부, 다자녀 가정에는 하루 4시간 가사서비스도 지원한다고 한다. 다시 말해서 엄마. 아빠의 황금 같은 10년을 서울시가 함께 해주겠다는 목표가 있는 프로젝트다.

그러나 황금 같은 엄마 아빠의 이 10년은 아이들이 옥석(玉石)으로 자라나는 시간이라는 것을 엄마 아빠는 20년이 지난 후 알게 될 것이다.

365일 24시간 긴급 보육을 강화해서 거점형 야간보육, 시간제 보육 등 긴급 돌봄 제공기관을 확대하여 놀이와 돌봄을 모두 지원한다는 내용이 있다. 한동안 어린이집에서는 의무적으로 취약보육을 두 개 이상을 해야 한다고 했었는데 다 이유가 있었다.

서울형 키즈 카페를 확대한다는 내용도 포함되어 있다. 보육교직원들이 직무교육을 받기 위해 사용하고 있는 육아종합지원센터 3층 강당을 키즈 카페로 만든다고 했던 말을 기억한다. 강당을 키즈 카페로 만들면 교직원들 교육은 어디서 받아야 하는지 반문했을 때 교육장소는 다른 곳에 만들어주겠다고 했었다.

엄마. 아빠가 바쁠 때 아픈 아이를 일시 돌봄 병원동행 서비스를 해준다고 한다. 부모가 아무리 바쁘다고 해도 병원은 아이들에게 가장 무서운 곳이다. 아이들이 아프면 누굴 가장 먼저 의지할까?

어린이집에서 아이가 다치면 보육교사가 병원에 데리고는 가지만 결국에 부모가 병원에 도착해야 해결되는 상황들이다. 아이에 대한 정보력도 없는 그 누군가가 아이를 병원에 데리고 가서 어떻게 아픈지 설명을 할 것이며, 어떤 결정을 할 수 있을까?


365일 언제든 맡길 수 있는 긴급 돌봄을 강화하겠다고 한다. 현재 어린이집에 오전 7시 반에 등원해서 오후 7시 반까지 영유아를 어린이집에서 돌보고 있다. 마지막 영․유아가 하원할 때 퇴근해서 아이와 함께 귀가하는 학부모는 "어머! 우리 아이밖에 없나요?"라고 하면서 무척 안타까워한다.

365일 긴급 돌봄으로 아이들이 맡겨진다면 영․유아는 덜 행복할 것 같다. 영․유아는 엄마 냄새를 맡으면서 같은 공간에서 잠을 자고, 밥을 먹고, 사랑받는 생활을 해야 안정적으로 부모의 인성을 닮은 건강한 어른으로 성장할 수 있다. 물론 365일 긴급 돌봄이 꼭 필요한 상황도 있을 것이다.

엄마 아빠의 편한 외출을 위해 세종문화회관 등 문화시설, 전통시장에는 아이를 잠시 맡기고 공연을 보거나 장을 볼 수 있도록 돌봄 서비스까지 제공하는 시설로 조성한다고 한다. 이 부분은 심하게 반대하고 싶다. 음식점에서 엄마. 아빠가 편하게 밥을 먹겠다고 핸드폰을 켜서 동영상을 틀어서 손에 쥐어주거나 식당 안 놀이터에 아이들만 넣어두는 꼴이다.

아이들과 공연을 같이 보는 것은 건전한 문화생활을 즐기는 과정을 아이들이 어른으로부터 관람예절을 배워가는 것이며, 전통시장에서 장을 함께 보는 것은 우리나라의 전통 먹을거리들은 어떤 것이 있고, 시장에서 물건을 판매하는 시장 상인의 삶과 애환을 알아볼 수 있고, 시장경제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경제상황도 알게 되고, 자랑스러운 대한민국, 가슴 밑바닥에서부터 우러나오는 나라사랑을 배워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애국자도 될 수 있다.

우리가 애국가를 들으면 가슴이 뭉클하고 태극기를 보면 숙연해지는 느낌을 갖는 것은 학교에서 배웠기 때문만은 아니다. 어린이집에서 아이들이 현장학습을 가는 이유도 맥락은 같다.

"1 :20의 많은 아이들을 인솔하며 보육교사는 왜 현장학습을 다닐까?"

아이들 세계의 사회이며 그 안에서 질서와 존중 시민의식을 배워간다.

출산맘의 몸과 마음 건강을 챙긴다는 사항, 남녀 구분 없는 가족 화장실 설치, 아이와 함께 하는 편한 외출로 즐거운 환경을 만들겠다는 취지의 아기 쉼터, 휴식 공간, 서울 엄마 아빠 택시를 운영하겠다는 취지도 좋고, 육아휴직 활성화를 위해 엄마 아빠 육아휴직 장려금을 최대 120만 원 지원하는 것은 아주 좋은 정책인 것 같다. 틈새 보육 SOS 서비스를 확대한다는 내용에 등 하원 전담지원 , 영아전담 아이 돌봄 지원, 서울형 0세 전담반 돌봄 등의 틈새 보육을 하겠다는 의지는 정말 바람직하다는 생각 한다.

그러나 엄마 아빠의 식사 준비 부담을 덜기 위해 저녁식사 제공을 어린이집 연장 보육(16:00 - 19:30) 아동까지 확대한다고 한다. 영유아가 어린이집에서 석식까지 단체급식으로 제공받아야 한다는 것이다. 멀쩡한 가정을 두고 삼시세끼 금속 식판에 놓인 단체급식을 제공받는다?

영. 유아는 언제 엄마 아빠와 밥을 먹을 수 있을까? 요즘도 영 ․ 유아 대부분이 아침밥을 먹지 않고 등원한다.

'영아기부터 아이들은 집에 가서 잠만 자고 나오는 프로 자취러인가?'

양육의 어려움을 실질적으로 제공해주는 솔루션이 목적이라고 하지만 인간의 바람직한 성장과 발달을 저해하는 일이라면 더 많이 고민해보고 결정할 사안들이 많아 보인다.

속옷까지 정갈하게 다림질해 입혀서 기관에 보내는 이탈리아 맘은 못되더라도, 부모가 편하자고 영유아를 불행하게 만드는 과오는 범하지 않기를 바란다. 10세 미만의 아동이 왜 부모의 손길이 많이 가는지 행정가들은 반드시 이유를 알아야 할 것이다.

지금은 어린이집에 학부모로 90년대 생들이 몰려오고 있다. 보육에 대한 행정을 펼치려면 새로운 세대를 바라보는 시각을 가져야 한다.

90년대 생의 특징은 무엇인가?

재미있거나, 간단하거나, 정직하거나 , 더욱이 보여주기 식 행정은 더욱 참을 수 없을 것이다.

진정으로 관심을 갖고 고민하는 부분에 포커스를 맞추어야 할 것이다.




사진출처 - 서울 시청

글 - 남궁인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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