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은 정글 속을 걷는 일

by 남궁인숙

어느 날 저녁, 아들이 물었다.

“엄마, 내가 회사를 그만두면 내가 뭘 하고

살 수 있을까요?”

나는 한참을 생각했다.

잠시 후, 작금의 현실을 떠올리며 이렇게

말했다.

“글쎄, 네가 회사를 그만두는 순간부터

너는 정글 속을 걷게 될 거야.”

아들은 짧게 “에휴—” 하고는 더 말을

잇지 못했다.


그날 이후로 나는 이 상황이 목에 가시가

걸려 있는 것처럼 자꾸 마음에 남았다.

나는 아들에게 현실을 말해주었다고

생각했지만, 곰곰이 돌아보니 현실의

위험만을 먼저 보여준 어른이 되어 있었다.


회사를 그만두는 순간, 삶이 정글처럼

느껴지는 건 사실이다.

월급이라는 안전망이 사라지고,

선택의 결과를 스스로 감당해야 하는

시간이 시작된다.

그 말이 틀린 것은 아니다.

그러나 그때 나는 중요한 한 가지를

빠뜨렸다.


정글을 어떻게 말하느냐에 따라, 아들의

마음에 남는 현실은 전혀 달라진다는

사실이다.

정글은 두려움의 공간일 수도 있지만,

동시에 가능성이 뚜렷한 공간이기도 하다.

누군가 대신 길을 정해주지 않기에,

비로소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드러나는

곳이다.


나는 항상 보이지 않는 것을 먼저 믿는

사람이 현실에 끌려다니지 않는 사람이고,

아직 오지 않은 성공을 현재의 태도로

끌어오는 것은 현실 도피가 아니라 현실을

바꾸는 준비라고 말해왔다.

그 생각을 떠올리며, 그날 아들에게 해 준

대답을 다시 떠올렸다.

“정글이야”라는 말 뒤에 그래도 걸어 들어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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