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만 무료

하루의 문을 여는 사람

by 남궁인숙


아침마다 출근 시간에 맞춰 집을 나서면,

어김없이 한 사람이 먼저 나를 맞이한다.

아파트 입구에 서서 수신호를 하는

경비원이다.

차량이 교차하는 지점에서 그는 분주하다.

그러나 표정은 늘 여유롭다.

미소를 머금은 얼굴, 경쾌한 손놀림,

과장되지 않은 동작.

단순한 교통정리가 아니라, 하루를 여는

의식처럼 느껴진다.

오고 가는 주민들은 나뿐만 아니라 많은

분들이 고마워하는 것 같다.

어떤 주민은 차를 세우고 간식을 전달한다.

그의 수신호에 고마움을 표현하는 것이다.


도시의 아침은 대부분 무표정하다.

엘리베이터 안의 사람들은 각자의 휴대전화

화면을 들여다보고,

운전대 위의 손은 조급하고,

신호등은 기계적으로 바뀐다.

그 속에서 한 사람의 표정은 아주 또렷하다.

말을 하지 않지만 고개를 살짝 숙이며

보내는 인사,

차량이 지나갈 때 안전을 확인하는 눈빛,

보행자를 먼저 배려하는 손짓에는

‘당신의 하루가 무사하길 바란다’

메시지가 담겨 있다.


경비 업무는 반복적이고, 때로는 과소평가

되기 쉬운 일이다.

그러나 공동주택에서의 경비원은 단순한

관리 인력 만은 아니다.

그는 공간의 첫인상이며, 공동체의 정서적

온도를 결정하는 사람이다.


사회학에서는 이런 역할을 ‘감정노동

(emotional labor)’이라고 부른다.

직무 수행 과정에서 자신의 감정을 조절하며

타인에게 긍정적 정서를 제공하는 행위다.



그의 미소는 단순한 친절이 아니라,

공동체를 안정시키는 보이지 않는

노동이다.

그를 마주한 날은 출발이 가볍다.

작은 인사 하나에 마음이 풀린다.

하루가 잘 풀릴 것 같은 조짐이 생긴다.


우리는 거창한 성공이나 특별한 사건을 통해 하루를 기대하지만,

실은 사소한 장면 하나가 하루의 방향을

바꾸기도 한다.

누군가의 표정,

누군가의 태도,

누군가의 성실한 반복에서다.


아파트 입구에서 팔을 들어 올리는

그 사람은 차량의 흐름만 정리하는 것이

아니다.

주민들의 아침 시간을 정리해 준다.

불안과 조급함을 잠시 멈추게 하고,

안전과 환대를 동시에 건넨다.


하루는 그렇게 시작된다.

누군가의 책임감과 태도 위에서.

어쩌면 우리는 모두는 각자의 자리에서

누군가의 ‘좋은 조짐’이 되어야 하는

존재인지도 모른다.




https://suno.com/s/FUUDw7z21mmaVFaw



좋은 조짐


작사:콩새작가

작곡:수노


1

아침 공기 차가운 길목에

햇살보다 먼저 서 있는 사람

분주한 차들 사이로

리듬처럼 흔들리는 두 손


미소 한 번, 고개 숙인 인사

말없이 건네는 안부처럼

멈췄던 내 마음도

천천히 다시 움직여


라라라라 라라라라

오늘은 왠지 잘될 것 같아

당신의 손짓 하나에

굳어 있던 하루가 풀려

부드럽게 흘러가


크지 않은 그 장면이

내 하루를 바꿔 놓아

누군가의 아침이 되어

좋은 조짐이 되어


2

바쁜 도시 무표정 속에

환하게 번지는 한 사람

신호보다 따뜻한 눈빛

안전보다 깊은 배려


말은 없지만 알 수 있어

“조심히 다녀오세요”

그 손끝에 실린 마음이

오늘을 가볍게 해


라라라라 라라라라

오늘은 왠지 잘될 것 같아

당신의 손짓 하나에

서둘렀던 걸음이 멈춰

미소로 바뀌어 가


작은 자리 그 자리에

큰 마음을 세워 둔 사람

누군가의 시작이 되어

좋은 조짐이 되어

keyword

이 작가의 멤버십 구독자 전용 콘텐츠입니다.
작가의 명시적 동의 없이 저작물을 공유, 게재 시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brunch membership
남궁인숙작가님의 멤버십을 시작해 보세요!

아이들의 눈빛에서 질문을 읽고, 그들의 침묵에서 마음의 언어를 듣고, 어린이집 현장에서의 시간과 심리학의 통찰로, 아이들의 성장을 이야기합니다. 여행을 통해 예술을 해석합니다.

345 구독자

오직 멤버십 구독자만 볼 수 있는,
이 작가의 특별 연재 콘텐츠

  • 최근 30일간 31개의 멤버십 콘텐츠 발행
  • 총 401개의 혜택 콘텐츠
최신 발행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