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사직서

by 남궁인숙


금요일 저녁, 하루를 마무리하고 교사는

조용히 퇴근했다.

아이들의 울음과 웃음, 학부모의 질문과

기록들 사이에서 자신의 역할을 충분히

해냈다고 믿으며 문을 나섰다.

그러나 그날 저녁 6시 04분,

이미 퇴근한 교사의 자리로 전화 한 통이

다시 들어왔다.

받을 수 없는 전화.

연결되지 않는 목소리.

그 짧은 공백이 누군가에게는

'이해할 수 없는 일'이 되었고,

다른 누군가에게는 '지켜야 할 경계'

였다.


월요일 아침, 교사는 조용히 말을 꺼냈다.

원장님! 저는 개인 휴대폰은 공개하고

싶지 않습니다.”

그 말은 단순한 거절이 아니라 자신의

사생활을 지키겠다는 최소한의 선언이었다.

그러나 그 선언이 관계 균열의 암시였다.


주말 동안 교사는 고민을 했다고 한다.

내가 잘못한 것일까’

‘이 일로 누군가 불편해졌다면.......’


'퇴근 후 교사의 사생활은 침범되어서는

안 된다'

우리는 연결된 시대에 살고 있다.

언제든 연락할 수 있고, 언제든 답을 받을

수 있다고 믿는다.

그러나 모든 연결이 존중 위에 있는 것은

아니다.

기관에는 분명한 원칙이 있다.

퇴근 이후의 소통은 '키즈노트'로 한다.

그리고 교사의 업무는 퇴근과 함께

끝이 난다.



이 기준은 충분히 합리적이다.

아이를 위한 기록은 남기되,

교사의 삶도 보호되어야 한다.

그런데 문제는 다른 곳에서 시작된다.

학부모로부터 전화가 온 사실을 알고,

내키지 않았지만 교사는 급한 용무인 줄

알고 자신의 핸드폰을 공개하면서 전화를

했다.


그러나 학부모와 연락이 안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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