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밤의 그릭요거트

by 남궁인숙

새벽 1시, 냉장고 문을 열었다.

하루의 끝에서 조용히 냉장고를 찾는다.

불을 켜지 않아도 익숙한 손놀림으로

'그릭 요거트'를 꺼낸다.

차가운 플라스틱 용기가 손끝에 닿는 순간,

오늘 하루가 비로소 내 것이 된 것처럼

느껴진다.


오늘 하루는 길었다.

오후에는 시청역까지 지하철을 타고

서울시청 다목적홀에서 강의를 들었다.

다시 사무실에 돌아왔다.

그리고 퇴근 후 수원까지 내려가 마사지를

받았다.


굳어 있던 근육들이 풀리면서

마치 내 안에 쌓였던 하루의 피로도 함께

흘러내리는 기분이었다.

집에 돌아오니 밤 11시.

쉬고 싶다는 생각보다 먼저 움직인 것은

몸이었다.

옷을 정리하고, 이사를 준비하며 다시 한번

물건들을 줄이면서,

청소를 하고,

빨래를 돌리고,

그렇게 하루를 다시 정리했다.


시간은 조용히 흘러 어느새 새벽 1시다.

이제야 멈출 수 있는 시간인데,

그냥 잠들기엔 어딘가 아쉽다.

운전을 하면서 조리사님이 만들어준

누룽지를 오도독, 오도독 밥 한 그릇 정도를

씹어 먹었는데도 이 허전함은 채워지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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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의 눈빛에서 질문을 읽고, 그들의 침묵에서 마음의 언어를 듣고, 어린이집 현장에서의 시간과 심리학의 통찰로, 아이들의 성장을 이야기합니다. 여행을 통해 예술을 해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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