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룹이 되어

by 남궁인숙

미술 선생님은 그림을 그리는 시간에 학생들이 그림 그리는 내내 지루할까 봐서 TV 드라마나 예능 이야기를 자주 해준다.

요즘 유행하는 드라마나 유행하는 노래, 가수 등 나는 그녀로 인해서 여러 가지 예능 정보를 갖게 된다.

그녀는 수업시간에 예능 이야기를 즐겁게 하면서 가끔은 내 눈치를 본다.

개그도 다큐로 듣는 개그감이라고는 1도 없는 내게 "제가 좀 철이 없죠? 원장님!"라고 묻는다.

활발한 그녀가 좋다. 학생들의 분위기를 조금 화기애한 분위기로 이끌어주려고 애쓰는 모습이 좋다.

난 원래 정적인 사람이라 그냥 건네는 농담에 잘 동화가 되지 않는 편이다.

그런 나를 대하는 일이 그녀도 쉽지 않으리라 생각한다.

성실과 끈기가 주특기인 원장 선생님은 일주일에 한 번씩 그림 그리기 위해 참여하는 화실에 결석도 하지 않고, 3년째 주야장천(?) 다니는 모범생이다.

수업시간 내내 열심히 그림만 그리고, 말수도 없으니 우리 미술 선생님은 이 수강생이 쉽지는 않을 것이다.


오늘은 요즘 그녀가 즐겨보는 드라마 '슈룹'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무척 재미있다고 시청해보라고 한다.

극 중에 중전으로 나오는 김헤수 배우가 얼마나 재미있는지 모른다면서 강추한다.

나는 넷플릭스로 몰아서 슈룹을 시청하였다.

제목이 생소한 단어라서 찾아보았더니 훈민정음에 나오는 '우산'이라는 단어의 순우리말이라고 한다.

드라마 속 중전역의 화령은 다섯 자식의 엄마로 나온다.

많은 자식들 앞에 바람 잘 날 없기에 자식의 우산이 되어 세상의 모든 악으로부터 자식들을 보호하고, 그들의 안위를 지키는 모습으로 드라마가 전개되어 간다.

드라마를 보면서 엄마인 나의 생도 되돌아보게 한다.

자식 일이라면 열 일을 마다하지 않고 나서는 게 한국의 어머니들이다.

조선시대에도 예외는 아니었던 것 같다.

어떻게 보면 요즘보다 더 가혹하게 아이들의 교육에 목을 매달지 않았을까?

엄마는 자녀의 우산이 되어 그들의 삶이 더 평안하기를 바라는 것이다.

어미는 자식의 슈룹이 되어 자녀들에게 엄마의 품은 가장 안전한 곳이 되어 지켜준다.


요즘의 나의 슈룹은 누구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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