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문득

by 남궁인숙

어느 날 문득 앨범을 정리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책장 안에서 공간을 너무 많이 차지하는 앨범이 부담스러워졌다.

앨범 한 장을 넘겨보니 사진 속의 젊은 여자가 날 보고 웃고 있었다.

사진 속 여자는 아름다운 청춘의 환희를 가득 머금고 희망찬 내일에 대한 기대감이 가득한 얼굴이다.

앞으로 남은 이십 대 이후의 삶을 살아내려는 의지가 결연해 보인다.

꿈도 많았겠지?

그래서 젊음은 좋구나~


지하철 계단을 오르다가 삐걱대는 무릎의 통증을 감지하고, 발바닥에서 느껴지는 전율은 엄지발가락에 통증을 일으킨다.

그런 자극에 흠칫 놀란 심장이 쿵쾅거린다.

지하철 역사에 삼삼오오 모인 사람들의 탐스런 배낭 짐을 부러워 쳐다보다가 지하철 계단을 내려간다.

나도 예전엔 산에 많이 다녔었는데......

이젠 높은 산은 바라만 보는 산이 되어버렸다.

지하철 창 너머의 굳은 얼굴의 여인은 뚫어져라 나를 바라본다.


터질듯한 부푼 가슴을 가진

앨범 속 젊은 여자는 지금 어디로 갔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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