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킨집 사장님

뉴로 마케팅

by 남궁인숙

매주 화요일 저녁이면 그림을 그리기 위해 화실에 간다. 그리고 밤 9시 10분이면 그림 수업이 끝난다.

그림을 그리고 나서 집으로 향해 갈 때 재래시장 골목을 지나게 된다.

그림을 그리는 화실은 재래시장 인근에 위치해 있기 때문이다.

시장 골목 초입부터 끝나는 지점까지 다채로운 상점들이 즐비하게 늘어서 있다.

9시 정도면 모두 상점 문을 닫고 따뜻한 가족이 있는 곳으로 귀가하기 바쁘다.

그중에 가장 늦은 시간까지 문을 열고 고객을 기다리는 곳은 족발을 파는 곳과 치킨을 튀겨서 파는 곳이다.

늦은 시간 그림 수업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갈 때는 족발과 치킨이 눈에 아른거려서 잠시 고민을 하게 된다.

살까? 말까,?

마침 둘째 아들이 배고프다는 문자를 보내온다.

'옳다구나! 치킨, 너로 정했다.'

아들을 핑계 삼지만 사실은 그림을 그리면서 에너지를 쏟은 내가 더 출출해서 치맥 생각이 간절하다.

치킨집에서 주문을 하고 차례를 기다리려니 사장님께서 "저 앞에 세워놓은 차를 타고 오셨습니까?"라고 묻는다.

그렇다고 하니 그럼 추우니까 차 안에서 기다리시면 완성해서 차 옆으로 가져다 드린다면서 차 안에서 기다리라고 하신다.


지난주에는 날씨가 춥지 않았었고, 나는 이 집에서 똑같은 치킨을 사 갔었다.

사장님께서 다른 손님과 하루 전에 끝난 가나와 태극전사의 올림픽 축구 이야기를 하고 계셨었다.

먼저 주문받은 치킨의 양이 많아서 치킨을 사기 위해 한참을 기다리면서 치킨집 사장님과 기다리는 다른 손님과 나누는 이야기를 듣게 되었다.

시합날 본인은 치킨 500마리를 튀겼다고 했다. 그러면서 몸이 부서지는 것 같았는데 그래도 즐거웠다고 하셨다. 치킨집 사장님의 전날 밤에 튀긴 치킨 이야기를 듣다 보니 내 차례가 되어 치킨을 사갈 수 있었다.

재래시장에서 튀기는 공법이어서인지 이 집에서 튀기는 시간은 다른 치킨집보다 시간이 조금 더 걸리는 것 같았다.

오늘같이 추운 날은 치킨이 튀겨져 나오기까지 밖에서 기다리려면 여간 추운 게 아니었다.

그것을 미리 알고 사장님께서 배려해주신 것이다.


차 안에서 넋을 놓고 앉아 있자니 재래시장 한 귀퉁이에서 팔고 있는 치킨집의 고객중심 마케팅에 마음을 빼앗긴다.

재래 시장을 이용하는 고객을 배려하는 마음을 치킨집 사장님을 알고 계셨다.

'고객의 마음을 사로잡으려면 고객의 입장을 생각해보라'는 말이 있다.

고객을 유치하기 위해서는 인간의 감정적인 요인이 아주 중요하다.

인간에게는 일정한 사회적인 습관이라는 것이 존재하기에 인간적인 교감이 필요하다.

새로운 습관을 마케팅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것이 익숙한 것으로 여겨질 수 있도록 조직하는 방법이 바로 '뉴로 마케팅'이라는 것이다.

이것은 인간의 무의식을 이용하는 방법이다.

어린이집에서 점심식사 시간이 되면 보육실마다 다니면서 아이들이 밥을 잘 먹고 있는지 확인하는 원장 선생님의 루틴은 아이들의 두뇌에 원장 선생님은 점심시간마다 자기들을 보러 오는 사람으로 인식되어 점심밥을 떠올리면서 원장 선생님을 생각하게 되는 것이다.


치킨집 사장님의 센스 있는 행동에 나는 치킨집 전화번호를 핸드폰 저장하게 된다.

'사장님은 내가 차를 타고 온 줄 어찌 알았을까?'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아이들이 줄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