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중심적인 색

by 남궁인숙

어린이집 연간 보육과정에서 12월의 주제는 '겨울 이야기'다.

영유아들이 겨울을 주제로 흥미롭게 생각할 수 있는 단어들을 떠올리면 크리스마스, 선물, 나눔, 택배 등이다.

겨울이 되어 날씨가 추워지면 크리스마스 날에 산타 클로스 할아버지가 선물을 주러 올 것이다.

그래서 겨울은 성탄절이 기대되는 설렘 가득한 나날들이다.

크리스마스에 대한 기대감과 흥미가 높아짐에 따라 크리스마스의 의미를 알아보고, 축제인 크리스마스를 즐겨보는 활동들을 한다.

오전 자유놀이 시간에 벽돌 블록을 포장해서 '택배 상자'라고 이야기하면서 놀이를 구성하고, 같은 반 친구들에게는 포장된 벽돌을 산타할아버지가 주는 선물이라고 하면서 선물을 전달해준다.

택배 놀이는 요즘 아이들이 즐겨하는 놀이다.


12월 주제가' 겨울 이야기'다 보니 크리스마스를 의미하는 것들을 선생님들은 발 빠르게 준비하여 어린이집에 크리스마스트리 등으로 주변을 장식하였다.

크리스마스가 다가오는 12월에 맞추어 겨울을 상징하는 주제로 크리스마스를 빼놓을 수가 없다.

요즘 영유아들은 아침마다 어린이집 중앙에 놓여있는 크리스마스트리와 리스를 보면서 즐겁게 등원을 한다.

만 3세 반 교실에서 크리스마스트리 만들기와 크리스마스 리스 만들기 수업이 한창이다.

선생님은 크리스마스트리와 크리스마스 리스의 표본을 만들어주고 아이들에게 색칠을 하게 한다.

등원 길에 마주쳤던 크리스마스트리를 눈여겨본 아이들이라면 초록색으로 칠할 것이다.

그러나 크리스마스트리를 눈여겨보았어도 초록으로 칠하지 않는 아이들도 있을 것이다.


사물이 반사되는 스펙트럼의 영역을 인간은 색이라고 인식한다.

사물마다 다른 파장을 가진 가시광선 스펙트럼을 흡수하거나 반사하여 색을 띠고 있다.

인간의 눈은 빛을 받아들이는 중간지점이 수정체이며, 그곳을 지나 망막을 자극하게 되어 색이라고 명명할 수 있다.

색이라는 것은 망막을 통해서 들여다볼 때 형태보다는 정서나 느낌, 감정들과 관련이 있다.

영유아들이 느끼는 색이라면 감정을 표현하는 느낌을 색이라고 표현할 것이다.

아직 색이라는 개념이 명확하게 자리 잡은 상태가 아니기 때문에 색이라고 하기엔 어설픈 부분이 있다.

영유아들은 색을 보면서 색을 칠하거나 그리는 것이 아니라 충동에 이끌려 끄적이는 수준이다.

한두 가지 색으로 칠한다기보다는 그냥 그린다는 것이 맞을 것이다.

영유아들이 대상을 표현할 때 색을 다양하게 사용하지 못하며, 색의 사용량도 그렇게 많지 않다.

영유아들이 사용하는 색은 심리상태와 관련이 있다고 볼 수 있다.



정서와 감정상태를 표현할 수 있는 것이 바로 색깔이다.

유아가 느끼는 색의 감정은 만 5세 이전에는 대상의 사실적인 것과 관련 없이 칠하지만 만 5세 이후에는 색채에 대한 감정을 가질 수 있어서 대상의 사실적인 색으로 칠하려고 한다.

강한 인상을 받았을 때는 좋아하는 색을 자주 사용한다.

햇살 좋은 날에 해를 보았을 때 즐거운 상태라면 빨간색으로 칠하겠지만 우울할 상태였다면 해를 검은색으로 칠할 수도 있다.

인간의 두뇌는 환경의 빛에 의존하면서 색을 기억해낸다.

유아들이 사용하는 색채는 심리상태와 무관하지 않은 이유다.


밝은 색을 선호하는 여자아이에게는 이유가 있다.

생리학적으로 볼 때 망막의 두께가 남자아이보다 얇기 때문에 밝은 색을 선호하게 된다. 그래서 여자아이들은 핑크색을 좋아하는지도 모른다.

반면에 남자아이들은 망막이 여자아이에 비해 훨씬 두껍기 때문에 파스텔톤보다는 강하고 진한 색을 좋아한다. 그래서 파란색을 선호할 것이다.


영유아들이 크리스마스 리스를 만들어서 꾸미고, 색을 칠하고, 조립한 크리스마스트리의 나무 판에 사인펜으로 열심히 색칠하는 것을 들여다보니 다양한 자기만의 색에 대한 개념이 있는 것처럼 보인다.

크리스마스트리에 빛이 반사되어 눈으로 들어오기 때문에 초록색을 받아들일 수 있다.

크리스마스트리의 색이 아니라 크리스마스트리라는 사물이 빛에 의해 반사되어 어떤 색깔을 띠게 된다. 이때 나타나는 스펙트럼의 영역을 우리는 색이라고 인식하면서 크리스마스트리는 초록색이라고 인식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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