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스타프 클림트를 만나다

by 남궁인숙

아이들과 함께 긴긴 겨울을 보내면서 어떤 활동을 해볼까 생각하다가 빛의 시어터 클림트 전시회 '구스타프 클림트 골드 인 모션 전'을 보기로 하였다.

노란 버스를 타고 강을 건너서 워커힐 호텔 앞에 다다르자 담당직원이 나와서 친절하게 아이들을 인솔하여 전시장으로 안내해 준다.

전시회장 입구에서 아이들과 인증숏을 찍고 문을 열고 캄캄한 전시장으로 입장하였다.

첫 등장의 웅장한 화면과 아름다운 선율에 깜짝 놀랐다.

나도 놀랐는데 아이들은 얼마나 놀랐을까? 하고 돌아보니 아이들은 신기한 듯 화면에서 눈을 떼지 못한다.

그중에 우는 아이들도 있어서 잠깐 데리고 나와서 아케이드에서 문구들을 구경시켜 주었다.


나는 가장 먼저 '아델레 블로흐 바우어Ⅰ'의 그림을 보게 되었다.

얼마나 예쁘던지 카메라를 꺼내 셧터를 누르니 다음 화면으로 넘어간다.

아쉽지만 다시 나올 때까지 한 시간 가까이 기다려야 했다.

고혹미가 넘치는 '아델레 블로흐 바우어'는 클림트를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최고로 뽑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금빛으로 둘러싸인 여인의 옷깃과 아델레 블로흐 바우어만의 아우라를 느낄 수가 있었다.

작은 조각들을 연결하여 화려한 예술품을 만들어 낸 클림트의 작품들은 화려하기 그지없었다.

눈부신 장식물 속에 숨겨진 남자와 여자의 상징물, 이것은 클림트가 찰스 다윈의 책에 빠져서 그림을 그리다가 이러한 표현에 눈을 떴다고 한다.

아델레 블로흐 바우어의 눈부신 이미지에 번식할 수 있는 인간의 능력을 연관시켜서 작품을 완성한다고 하니 클림트는 천재일 수밖에 없다.

아델레 블로흐 바우어의 초상은 돈 많은 부호가 작품을 의뢰하여 그렸다고 하는데 현재 에스티로더의 창업자의 자손에게 팔려서 그가 소장하고 있다고 한다.



클림트의 평생의 친구이면서 정신적인 지주였던 그의 애인, 에밀리에 플뢰게의 초상이 눈에 들어온다.

보라색 드레스를 입은 자태가 예사 여인의 모습이 아니다.

클림트가 죽기 전 뇌졸증으로 쓰러지면서도 옆에 있기를 간절히 바라면서 찾았던 여인은 바로 에밀리에 플뢰게였다.

에밀리에 플뢰게는 클림트의 임종을 지킨다. 클림트에게 에밀리는 어떤 존재였을지......

그녀는 클림트 사후에 자손이 없던 클림트를 위해 그의 법정 대리인이 되어 장례를 치러주고 유산을 관리해 준다. 클림트는 그녀에게 유산의 절반을 상속해주었다고 한다.

클림트는 수많은 여자를 거느리고 살았으면서도 결혼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가족이 없었다.

클림트 사후에 14명의 여인이 클림트의 자식을 낳았다고 하면서 친자확인 소송을 냈다.

어이가 없었겠지만 친자로 판명되면 그의 여자친구인 에밀리에 플뢰게가 클림트의 법정대리인으로서 유산을 나눠주었다고 한다.




전시장 램프를 돌아 돌아 아래층으로 내려가보면 어두워서 분간이 잘 안 되었지만 벽 안쪽에 여러 가지 체험방이 꾸며져 있고, 고급진 소파도 놓여있었다. 소파에 앉아서 차분하게 영상을 감상하라는 것 같았다.

파란 방에 들어가 보니 이브 클랭의 난해한 작품들이 영상 속에서 튕겨져 나온다.



그린룸이라는 공간 안에는 유럽의 유명 오페라 배우들이 사용했던 소품들이 놓여있는 분장실처럼 꾸며져져 있고, 다채로운 거울을 설치해 놓고 체험을 할 수 있게 하였지만 아이들이 체험을 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해 보인다.

아이들이 놀다 버린 시시해진 체험물건들을 집어 들고 다이아몬드가 박힌 왕관도 머리에 올려보고, 가면도 써보면서 놀이 속에 빠져본다.



나만 그랬는지 모르겠지만 어두운 곳에서 빛의 향연을 한 시간 가까이 관람하고 나니 피로해졌다.

그러나 아름다운 음악과 함께 구스타프 크림트의 작품을 세세히 들여다볼 수 있어서 화가의 작품을 해석하는데 도움이 되었다.

클림트의 작품 외에 몽환적인 파랑을 사용하는 이브 클랭의 작품과 누드화에 가까워 보이는 천재화가 에곤 쉴레의 작품들도 볼 수 있어서 아이들과 함께 둘러본 빛의 시어터 전시 관람은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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