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가 인형

배변훈련 시 정서적 상호작용의 중요성

by 남궁인숙

아침부터 모처럼 평가제 컨설팅을 다녀왔다.

S 기업 직장어린이집에서 8월에 평가제를 하는데 1 영역부터 4 영역까지 보육과정, 상호작용, 안전, 교직원 등등 다양하게 지원받기를 원하였다.

2시간 안에 모든 과정을 두 명의 컨설턴트가 지원해 주기는 시간적으로 부족하였지만 교직원들이 원하는 것들을 지원해 주고자 부지런히 보육실을 둘러보고 컨설팅을 하였다.

마지막 1세 반 보육실 앞에서 주간계획안을 살펴보니 이번 주의 주제가 배변훈련이었다.

배변훈련을 어떻게 하고 있는지 보육실을 둘러보다가 기저귀 갈이 영역 옆에 응가하는 인형들이 놓여 있어서 물끄러미 쳐다보았다.

변기 위에 앉아서 응가를 하는 것처럼 앉아있는 인형의 모습이 너무 귀여웠다.

1세 반 영아들 만한 크기의 인형이었다.



인형을 바라보다가 불현듯 스페인 바르셀로나 광장 앞 산타루치아 마켓에서 팔고 있는 까가네(caganer)라는 인형들이 떠올랐다.

그곳 마켓은 크리스마스 시즌이 되면 독특한 모양의 인형을 파는 것으로 아주 유명한 곳이다.

가톨릭을 믿는 스페인 카탈루냐지방에서는 크리스마스 시즌이 되면 예수의 탄생을 기념하기 위해서 까가네라는 인형을 장식품으로 사용하므로 마켓에서 판매하고 있다.

18세기 이후에는 까가네를 응가하는 모습으로 만들어서 사용하였는데 전통적인 가네의 모습은 빨간색 모자를 쓰고 있는 농부의 모습이었다고 한다ㆍ


스페인은 원래 농업이 주산업인 사회였으므로 응가를 거름으로 사용하여 풍작을 기원하던 샤머니즘적인 요소가 섞인 전형적인 종교적인 풍습이었을 것이다.

요즘 그곳 산타루치아 마켓에서 파는 인형들은 모두 바지를 내리고 쭈그리고 앉아서 배에 힘을 주는 응가하는 것 같은 모습들이다

세계에서 내노라는 전 세계 유명한 인사들인 엘비스 프레슬리, 마돈나, 대처여왕, 트럼프 대통령, 오바마 대통령, 찰리 채플린, 도라에몽, 교황님 등 모두 쭈그리고 앉아 응가를 하는 모습의 까가네 인형으로 장식되어 마켓에서 탄생되어 판매된다.

유럽에서의 대축제는 크리스마스라고 할 수 있다.

크리스마스 시즌에 산타루치아 마켓들은 까가네 인형 판매로 대성황을 이룬다고 .

지위고하,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매슬로우의 이론에 의하면 인간이라면 누구나 생리적으로 배설의 욕구 갖는다.

인간의 가장 기본적인 욕구를 충족시켜 주는 장면을 이렇게 대중들과 연결시켜서 자연스럽게 인형으로 판매하는 이유는 인간은 모두 평등하다는 것을 말하고 싶어서 일 것이다.


영아기에 어린이집에서 천천히 여유 있게 자연스럽게 배변훈련을 해야 하는 이유가 있다.

가장 중요한 이유는 사춘기까지 이어지는 아이들의 인성발달과 배변훈련과는 아주 깊은 연관이 있기 때문이다.

영아기에 강압적으로 배변훈련을 시켰을 경우 사춘기를 혹독하게 보낼 확률이 높다.

영아기에는 자아 형성이 덜 되었고, 몸도 작고, 힘이 없기 때문에 어른들의 말을 잘 들어주지만

사춘기가 되면서부터 자아가 형성되고, 힘이 세지면서 방문을 걸어 잠그기도 하고, 방문을 쾅 닫기도 하면서 자기 의지대로 분노를 표출하면서 어른의 흉내를 내기 시작하고, 어른들을 골탕 먹이게 된다.

그때 후회해 봤자 항문기에 잘못 길들인 기본생활습관은 돌이킬 수가 없게 된다.


영아반 교사가 변기에 앉아 해맑게 웃고 있는 인형을 앉혀둔 이유가 있다.

배변활동은 자연스러운 것이고, 위대한 일을 하는 것이며, 훌륭한 일을 해내고 있는 일이라는 것을 알려주고 싶은 것이다.

교사가 영아의 청결한 배변활동을 도와주면서 "오늘 너는 참으로 멋진 훌륭한 일을 해냈구나!

선생님이 엉덩이를 깨끗하게 닦아주고 뽀송뽀송하게 엉덩이를 말려줄 거야.

그리고 깨끗한 기저귀로 갈아줄게"라고 하면서 안아주고 다독여주면서 정서적으로 지원을 해주면 영아들은 스스로 훌륭한 일을 해낸 뿌듯함에 얼마나 위풍당당해질까?

'그래, 내가 오늘도 해냈구나!'

'내일도 선생님을 기쁘게 해 드려야지!'

이런 마음이 될 것이다.

교사 또한 적절한 상호작용으로 표준보육과정 안의 보육서비스의 품질은 높아질 것이다.


컨설팅한 어린이집에서 본 응가 인형의 해맑은 모습이 계속 생각이 나서 즐거운 하루였다.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