쑥부쟁이와 벌개미취

by 남궁인숙


무식한 놈 / 안도현


쑥부쟁이와 구절초를

구별하지 못하는 너하고

이 들길 여태 걸어왔다니

나여, 나는 지금부터 너하고 절교다!


안도현 시인이 쓴 '무식한 놈'이라는 시를 읽으면서 쑥부쟁이라는 들꽃을 접했다.

들판에 피는 들국화의 한 종류가 쑥부쟁이였다.

안도현 시인의 시(詩)를 보면 꽃에 대한 시들이 많이 있다.

들꽃을 구별 못하면 절교를 할 만큼 '무식한 놈'이 된다는 것을 안도현 님의 시를 통해서 알게 되었다.


등산하다가 산속에서 보랏빛 꽃을 만났다.

친절한 검색창에 찍어보니 '벌개미취(Korean starwort) 일 확률이 77%라고 나온다.

또한 쑥부쟁이일 확률이 19%라고 나온다.



벌개미취는 처음 들어보는 꽃 이름이고, 안도현 님의 시에서 읽은 쑥부쟁이가 생각났다.

잎이 많은 것을 보니 물을 많이 먹고 자라는 식물인 것 같다.

습관처럼 예쁜 꽃을 보면 퍼다가 어린이집 텃밭에 심어놓고 싶어 진다.

화단에 심어도 잘 자란다고 쓰여 있었지만 참았다.

들판에 펴 있을 때 더 빛이 나는 꽃 같았기 때문이다.

도심이나 도로가에서도 잘 자라는 여러해살이 풀로 알려져 있다.

원래는 깊은 산중에서 자랐는데 도심으로 나와서 잘 정착해서 살고 있는 꽃이라고 한다.


이름이 좀 특이하여 찾아보니 벌판에서 흔히 볼 수 있어서 '벌'자를 붙여서 '벌개미취'라고 부른다.

벌개미취는 6월에서 10월까지 꽃이 피는 꽃이다.

벌개미취가 들판의 여왕으로 자리매김을 하는 것을 보니 여름의 끝자락에 와 있다.

벌개미취는 영어 명칭으로 Korean starwort, Korean Daisy로 쓰고 있다.

쌍떡잎식물로 국화과의 여러해살이 풀로 한국 특산 식물이다.

꽃말은 ‘그대를 잊지 않으리’다.

쑥부쟁이와 비슷하여 구별이 잘 안 되는 꽃이다.


쑥부쟁이와 벌개미취는 꽃으로 구분하기는 어렵다고 한다.

꽃이 서로 비슷한데 꽃잎도 겹꽃과 홑꽃으로 피는 것도 비슷하다.

벌개미취의 꽃잎은 안으로 오므라지면서 입은 길쭉하게 생겼다.

어린순은 데쳐서 나물로 먹을 수도 있고, 뿌리는 한약재로 쓰인다.

기침, 가래, 인후염 등 호흡기 질환에 좋은 효능이 있어서 약재로 아주 유용하다고 한다.



쑥부쟁이의 꽃잎은 뒤로 젖혀지면서 잎은 끝이 뾰족하고 톱니 모양을 하고 있다.

마찬가지로 어린잎은 데쳐서 나물로 먹거나 기름에 볶아서 먹을 수 있다.

줄기가 약해서 잘 쓰러진다.

쌍떡잎식물로 초롱꽃목 국화과의 여러해살이 풀로 알려져 있으며,

학명은 Aster yomena.

우리나라에서도 호흡기 질환에 효능이 있는 쑥부쟁이가 미세먼지 등에 의해 유발되는 알레르기(비염) 등에 개선효과가 있다는 것을 국립농업과학원 연구원에 의해 밝혀졌다.


쑥부쟁이라는 다소 어려운 이름은 '쑥을 캐러 다니는 불쟁이(대장장이) 딸'에서 유래되었다고 한다.

마을에 대장장이 아버지와 함께 쑥을 캐서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던 큰 딸이 있었다.

마을 사람들은 대장장이 큰 딸을 '쑥부쟁이'라고 불렀다.

쑥부쟁이는 어느 날 상처를 입고 산속을 헤매는 노루를 숨겨 살려준다.

또한 멧돼지를 잡기 위해 함정에 빠져 허우적거리는 사냥꾼도 구해준다.

둘은 서로 사랑에 빠지게 되고, 다시 돌아오겠다고 약속하고 떠난 사냥꾼은 돌아오지 않는다.

그를 잊지 못하고 기다리면서 어느 날 큰 딸은 절벽을 지나가다가 발을 헛디뎌 절벽 아래로 그만 떨어져서 죽게 된다.

쑥부쟁이가 떨어져 죽은 그 자리에 긴 꽃대에 매달려 애달프게 누군가를 기다리듯이 긴 목을 뺀 꽃이 자라났다고 한다.

마을 사람들은 큰 딸을 애도하면서 그 꽃을 '쑥부쟁이'라고 불러주었다고 한다.

그래서 꽃말이 사랑하던 남자를 기다렸다는 것에 기인하여 인내, 기다림, 그림움이다.

쑥부쟁이와 벌개미취, 이 둘은 서로 구분해서 이름을 부르기도 하고, 그냥 싸잡아서 '쑥부쟁이'라고도 한다.



우리나라 3대 들국화로 벌개미취, 쑥부쟁이, 구절초를 말한다.

들국화라는 것은 특정한 종으로 나눠 구별하는 것이 아니라 가을에 피는 국화류를 총칭하는 것이다.

언뜻 보면 이 둘은 그냥 들국화처럼 보인다.

모든 들꽃은 참~말로 예쁘다


꽃 / 안도현

바깥으로 뱉어내지 않으면 고통스러운 것이

몸속에 있기 때문에

꽃은, 핀다

솔직히 꽃나무는

꽃을 피워야 한다는 게 괴로운 것이다

내가 너를 그리워하는 것,

이것은 터뜨리지 않으면 곪아 썩는 못난 상처를

바로 너에게 보내는 일이다

꽃이 허공으로 꽃대를 밀어 올리듯이

그렇다 꽃대는

꽃을 피우는 일이 너무 힘들어서

자기 몸을 세차게 흔든다

사랑이여, 나는 왜 이렇게 아프지도 않은 것이냐

몸속의 아픔이 다 말라 버리고 나면

내 그리움도 향기 나지 않을 것 같아 두렵다

살아남으려고 밤새 발버둥을 치다가

입안에 가득 고인 피,

뱉을 수도 없고 뱉지 않을 수도 없을 때

꽃은, 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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