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食) 의

by 남궁인숙

매년 12월이 되면 잘 만나지 못했던 사람들이 생각나고 만나고 싶어 진다.

우리 대가족도 12월을 맞이하여 오랜만에 모임을 갖고 연말 분위기를 내보기로 하였다.

일요일 점심시간에 전 가족은 초밥집에서 오마카세로 점심을 대접받고, 수원 화성을 둘러보았다.

행궁동 창룡문에 헬륨기구가 설치되어 있어서 기구를 타고 올라가면 수원 화성을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었다.

터키에서 타보는 열기구를 기대하면 안 되고, 줄에 매달린 헬륨기구를 타는 것이었다.

열기구보다 안전하고 폭발성이 없으니 안전하다고 하였다.

그러나 줄 하나에 매달려 있으려니 찝찝한 기분은 덤이었다.

안전성검사를 인증받았다고는 하지만 석연찮았다.


화성 둘레길을 돌아 나오니 한적한 동네에 찻집들이 즐비해 있었다.

차를 마시면서 한가롭게 담소를 나누고 시간을 보내다가 저녁식사를 하기에는 이른 시간이었지만 식사를 하기로 하고 북경오리집으로 향했다.

예약한 북경오리집에는 대가족이 모여서 식사할 수 있도록 자리를 마련해 주었다.

식사 내내 참 많이도 먹었다.

오리 화덕구이, 칸쇼새우, 양장피, 삼선짜장, 삼선짬뽕, 연태고량주 등등

너무 많은 음식을 시켜 먹으면서 우리는 밥을 너무 많이 먹는 것 같다고 하였더니 큰 오라버니는 이런 말을 하셨다.


"한자에 보면 '밥 식(食)'자가 있다 왜 '食'자가 사람인(ㅅ)과 어질 량(良)으로 되어 있는지 아느냐"라고 하였다.

글자를 한 글자씩 쪼개보면

밥식(食) ----> 사람인(人), 어질 량(良)

또한 밥식(食) 글자에는 음식을 담는 식기와 뚜껑이 함께 그려져 있다고 하였다.

밥식(食) 글자는 '밥, 음식, 먹다'라는 뜻을 지녔으며 '식'으로 읽기도 하고 '사'로 읽기도 한다고 하였다.



북한 경제학 용어에서는 '의식주'라는 단어를 우리나라와 달리 '식의주(食衣住)'라고 단어를 쓰고 있다고 한다.

먹는 문제를 우선으로 여기는 북한의 의지를 반영한 것이라는 판단이다.

중국에서도 의식주라는 말 대신 식의주(食衣住)라는 단어를 사용한다고 하였다

중국은 식문화가 상당히 많이 발달된 민족으로 음식을 중요하게 여긴다.

논어에서도 '밥'이라는 단어가 42번이나 나온다고 하니 얼마나 먹는 문제를 중요하게 여겼는지 알 수 있다.



자고로 사람은 먹어야 산다고 하였다.

사람의 어진성품은 잘 먹어야 유리할 수 있다고 한다.

기본적으로 먹고 싶은 욕구가 충족되지 않으면 어진 성품을 유지하기 어려워진다.

사람의 인격도 배고픔 앞에서는 무너지게 되어있다.

사람이나 동물이나 배가 고프면 포악해지고 성질을 부리게 된다.

인간의 욕망은 80%가 식욕이라고 하였다.

먹는 음식이 곧 자기 자신, 우리는 살기 위해 먹어야 한다.

큰 오라버니는 덧붙여 말하기를 '먹을 수 있을 때 많이 먹어두어라'라고 하였다.


'요즘 사람들은 다이어트로 먹는 거에 거부감이 많은데......'

너무 진지하게 말씀을 하셔서 감히 입 밖으로 꺼내지 못했다.


저녁식사를 거하게 하고 난 후 마지막으로 들린 찻집의 상호명이 특색이 있었다.

'이리부농(利里富農)'이었다.

'전라북도 익산시의 옛 지명인 '이리(利里)' 일거야.'라고 말하는 우리들의 이야기를 듣고

찻집 사장님은 당신 고향이 '이리시(利里市) 모현동'이라고 하신다.

옛 이리(利里)의 부농의 아들이었을 것 같은 인상 좋은 사장님은 삼십 대 초반의 당신 아들이 운영하고 있는 찻집 일을 도와주고 있는 것 같았다.


먹고사는 문제는 누구에게나 소중한 것이다.

식이 먼저냐?

의가 먼저냐?

주가 먼저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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