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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콩새작가 Mar 20. 2024

어린이집 운영위원회

 오후에 '제1차 어린이집 운영위원회'를 개최하고 새롭게 구성된 부모운영위원들과 만나서 회의를 하였다.

어린이집 원장은 어린이집 운영의 자율성과 투명성을 높이고, 지역사회와의 연계를 강화하여 지역실정과 특성에 맞는 보육을 실시할 수 있도록 어린이집 규모에 따라서 5인이상 15인 이내로 어린이집 운영위원회를 구성하여 설치하고 운영해야 한다.

이렇게 기구를 설치하는 이유는 내가 제일 싫어하는 문구이기는 하지만 '어린이집의 질 높은 보육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공식적인 기구였다.

어린이집 원장, 보육교사 대표, 학부모 대표 그리고 지역사회 인사로 구성되며, 분기별로 4회 정도 개최하여 어린이집 운영과 관련된 다양한 의견을 심의할 수 있다.

운영위원회의 역할에는 다음과 같은 것들이다.

어린이집 운영 규정 제. 개정에 관한 사항

영유아의 건강. 영양, 안전 및 학대예방에 관한 사항

보육교직원의 근무환경 개선에 관한 사항

어린이집과 지역사회의 협력에 관한 사항

보육료 외의 필요경비를 받는 경우, 영유아보육법 제38조에 따른 범위에서 그 수납액 결정에 관한 사항

어린이집의 예산 및 결산의 보고에 관한 사항

보육시간, 보육과정의 운영방법 등 어린이집의 운영에 관한 사항

영유아의 보육환경 개선에 관한 사항

보육교사의 권익보호에 관한 사항

그밖에 부모모니터링단의 모니터링 결과 등 어린이집 운영에 대한 제안 및 건의 사항들을 심의할 수 있어야 한다.


개학하고 나서 3월 중에는 운영위원회를 구성하여 어린이집 예산을 이해시키고, 예산을 보고하는 일이 우선이다.

일 년 동안 예산을 잘 세워서 운영을 적극적으로 하겠다고 선언하는 자리이기도 한 것이다.

운영위원회의 기능과 역할에 대한 설명을 듣고 나서 새로 입학한 어머님들은 어린이집이 이렇게 체계적으로 운영되는지 몰랐다는 표정이었다.

어린이집 운영의 제반사항들을 안내받은 어머님들은 아이들의 어린이집을 잘 선택하여 보낸 것 같다고 말한다.

어린이집에서 학습하는 부분에 대해 부모님들의 의견이 궁금하여 질문을 하였다.

"어린이집에서 교과학습을 시켜야 할까요?"

부모님이 생각하는 학습은 학습지와 연관 지은 주입식 교과수업을 말한다.

그러나 어린이집에서의 학습은 영유아의 전인적 발달을 지원하는 중요한 부분임을 강조하고 싶었다.

어린이집은 단순히 아이들을 돌보는 기관을 넘어서 아이들의 건강과 안전, 인지, 정서, 신체, 사회, 언어 등 다양한 영역에 필요한 지식과 태도를 배울 수 있는 보육과 교육을 겸한 기관이다.

나는 어린이집 원장으로서 영유아에게 놀이는 바로 배움의 수단이며, 배움의 즐거움을 알게 해 주는 기관은 어린이집임을 강조했다.

또한 또래 친구들과의 관계 맺기를 통해서 사회성을 길러주고 의사소통 능력을 기르고, 자기 주도적인 학습으로 공동체성을 경험할 수 있는 최적의 공간이라고 강조하였다.

어린이집에서의 학습은 아이들이 사회에 필요한 기본적인 능력을 키우고, 보육교사와 또래집단에서 터득하는 다양한 경험을 통해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받을 수 있다는 것 또한 알려주었다.

따라서 부모님과 보육교사는 가정과 연계한 협력이 필요하고, 아이의 성장에 반드시 필요한 발달단계에 맞는 학습환경을 조성해 주려고 서로 노력하자고 하였다.

 요즘 젊은 엄마들은 예의도 바르고, 적당히 나이 든 원장선생님의 꼰대 같은 훈화의 말씀도 잘 경청해 주었다.

아이들 육아의 어려움을 털어놓으면서 조언을 구하고자 하는 간절한 눈빛에서 대한민국의 미래의 희망이 보였다.


 시대의 흐름에 따라 어린이집 원장의 리더십의  양상이 변했다.

AI 시대에 걸맞은 감성의 조절이 필요하고, 감성능력을 발휘하는 감성리더십은 어린이집 원장에게 더욱 절실해졌다.

어린이집의 교육 대상은 영유아이기에 어린이집 운영에 따른 보육과정 또한 감성이 동반되지 않으면 안 된다.

기업운영과 다르게 카리스마 넘치는 이성적인 리더십보다는 부드러운 감성적인 리더십으로 보육과정이 운영되었을 때 직무수행 능력도 높아진다는 것을 간과할 수 없다.

보육교직원의 감성을 배려하고 직관적으로 감성상태를 빠르게 감지할 수 있는 눈치 있는 원장이 되어야 한다.


 운영위원회 회의가 끝나고 나니 다른 교직원들은 모두 퇴근을 한 후였다.

주임교사와 단둘이 남아서 끝마친 회의자료를 정리하느라 서로 분주하게 컴퓨터 앞에서 작업을 하였다.

나는 잠시 물품대장을 펼쳐놓고 하루종일 업무에 시달린 주임교사에게 잔소리를 해댔다.

"주임선생님! 이렇게 한꺼번에 많은 물품을 주문하면 어떻게 하죠?"

"백만 원도 넘게 물품을 한 번에 이렇게 많이 주문하면 예산 세웠던 회계와 상이하잖아요?"

나는 한 이야기 또 하고 또 하고 또 했다.......  

'주임교사는 얼마나 듣기가 싫었을까?'

나는 주임교사의 속내를 알면서도 계속 잔소리를 했다.

운영상황을 걱정하는 일은 원장선생님 혼자만의 몫인 것 같아서 아무짝에도 소용없는 '소귀에 경 읽기'라는 것을 알면서도 폭풍 잔소리를 쉼 없이하였다.


 감성적 리더십을 지향하는 리더는 자신의 감성을 배제하는 능력이 있어야 한다.

교직원들도 그렇게 있도록 리더 원장이 도와줄 수 있기 때문에 직원들의 사기진작을 통해 행복한 직장생활을 수 있다.

리더로서 어린이집 원장선생님의 행동은 교직원들의 근무태도에 큰 영향을 미친다.

원장의 리더십은 교육적인 행위를 담보하기에 그런 원장이 확실한 리더십을 보여줄 때 효과적인 지도력을 발휘하는 것이다.

어린이집 원장선생님은 이타적인 관계 안에서 리더로서 교직원 개개인과 관계를 잘 맺어야 한다.

항상 '배려함'과 '친절함'이 몸에 익숙해 있을 때 상대방을 존중하는 마음을 유지할 수 있어서 단체를 이끄는데 아주 용이하다.

그러나 나는 또 이렇게 잔소리쟁이가 되어 주임교사의 귀를 아프게 하고 있었다.


 맛 좋은 안주가 앞에 있어도 그것을 먹지 않는다면 그 좋은 맛을 알 수 없다고 하였거늘, 배우고 공부해야 자신이 부족하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주임교사가 원장이 된 후에야 오늘 왜 그렇게 우리 원장선생님이 재무회계 규칙을 가지고 폭풍 잔소리를 해대는지 알게 될 것이다.

'가르치는 자'나 '배우는 자'는 모두 서로의 목표를 위해 창의적인 발상으로 화합하여 나아갈 때 진정한 감성리더십이 발현되는 것이리라.

감성리더십을 지향하는 어린이집 원장선생님은 학부모 위원들을 모시고 '어린이집 운영위원회' 회의를 잘 마치고서 주임교사에게는 쓴소리를 할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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