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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콩새작가 Jun 06. 2024

제 마음이에요


 토요일 강의를 수강하는 자격증반 학생들의 1학기 수업 종강일이었다.

일찍 강의실에 도착하여 학생들을 기다리는데 외국인 학생 서너 명이서 작은 화분을 들고 다.

오늘이 마지막 수업일이 그동안 주말마다 열정을 다해 지도해 주신 선생님의 가르침에 대한 감사 인사로 드린다면서 "선생님! 부자 되세요."라고 하였다.

집에서 정성스럽게 키우면 돈이 들어온다는 키 작은 '금전수'라는 나무였다.

이 나무는 동전을 줄줄이 엮은 것처럼 생겨서 중국에서부터 '금전수'라는 이름으로 불렸다.

학생들은 내가 화초를 좋아한다는 것을 알고 준비했다고 하였다.

잘 키워보겠다고 말하고 기쁜 마음으로 받았다.



  한참 수업을 하는데 강의실 문을 "똑똑" 두드리는 소리가 들렸다.

학생들은 동시에 "택배?"라고 말한다.

문을 열어보니 택배가 아니고 건너편 교실에서 수업을 듣는 평생교육원 취미반에서 공부하는 후배였다.

 "마음이에요. 밤새 만들었어요"라고 하면서 쇼핑백을 건넸다.

오늘은 어떠한 기념일도 아니기 때문에 나는 어리둥절했다.

그녀 "선배님 생각하면서 만든 제 작은 마음이니 받아주세요"라고 하였다.

요즘 취미로 배워 익힌 핸드메이드 핸드백을 내게 어울리도록 구성하여 만들었다고 하였다.

손바느질로 몇 날 며칠을 장인의 마음으로 한 땀 한 땀 정성 들여 만든 미니 핸드백과 명함지갑이었다.

시중에서 판매하는 것보다 더 솜씨가 좋아 보였다. 

손바느질을 하느라 팔, 다리, 어깨, 허리가 많이 아프고 힘이 들었을 것 다.

이유를 불문하고 요즘 같은 세상에 그 정성이 너무 고마웠다.


 핸드메이드 드백 안에는 빳빳한 천 원짜리 지폐도 들어있었다.

원래 새 지갑을 선물할 때는 지갑 안돈을 넣어서 선물 받은 상대방에게 돈이 많이 들어온다는 속설이 있다.

이 친구도 내게 돈 많이 벌어서 부자 되라는 의미인 것 같았다.



 후배가 만든 핸드메이드 가방 어떤 명품 기ㆍ방보다도 기품 있고, 고급져 보였다.

솜씨가 얼마나 좋던전문작가가 만든 작품처럼 보였다.

'제 마음'이라면서 수줍게 건넨 핸드백과 분을 보면서 새로이 시작되는 6월에 좋은 일들이 많이 생길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6월에도 내 이웃들과 더불어 안전하고, 즐겁고, 행복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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