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의 카나리아

by 남궁인숙

어제는 아이들과 함께 아쿠아리움에 갔다. 호루라기 소리를 낼 수 있어서 바다의 카나리아라고 불리는 흰색 돌고래인 벨루가가 환하게 웃으면서 반겨주니 아이들은 좋아서 어쩔 줄 몰라한다.

우리나라에서 벨루가를 볼 수 있는 곳은 아쿠아리움이다. 벨루가를 보기 위해 어린이집에서는 일 년에 한 번 정도 벨루가가 살고 있는 아쿠아리움을 찾아간다.

벨루가는 매끈한 꿀 피부에 순둥 순둥 하게 웃는 표정을 보이며 호루라기 소리를 낼 수 있으니 사람들은 벨루가가 우리와 아주 친밀한 관계라고 생각한다.

바다 동물인 벨루가는 북극이나 그린란드에 주로 서식한다. 태어날 때는 연한 회갈색의 피부를 가지지만 차츰 색소가 줄어들어 빙하에 살기 적합한 흰색으로 변했다고 한다.

무리를 지어 최소한 2년간은 어미와 함께 다니면서 사냥하고 살아가는 방법을 익혀 약 30년 이상 살 수 있는 동물이다.



벨루가는 청력이 발달된 바다 동물로 80km 거리에서 나는 소리까지 감지할 수 있고, 수심 1,000m 이상의 깊이에서 25분간이나 잠수를 할 수 있다. 그러나 아쿠아리움의 깊이는 10미터도 안 되기 때문에 벨루가는 스트레스를 받을 수밖에 없다.

바닷속으로 음파를 보내서 되돌아오는 사냥방법을 사용하는데 좁은 수족관은 음파가 되돌아오는 시간이 너무 짧아서 아쿠아리움처럼 좁은 수족관에서 사는 벨루가는(사람이라고 한다면 평생 동안 이명(耳明)앓는 것처럼) 고통 속에서 살아갈 수밖에 없다고 한다.

보육교사들도 하루 종일 아이들과 시간을 보내고 퇴근하여 집에 가 있어도 아이들의 울음소리 등 이명이 계속 들린다고 괴로워하는 교사들도 있다. 벨루가도 보육교사처럼 스트레스가 많을 것 같다.




야생에서 살던 동물은 다시 야생으로 보내주어야 한다고 동물 애호가들은 주장한다. 바닷속을 마음껏 헤엄치며 수심 깊은 곳까지 진입하여 먹이를 찾아 살아가야 하는 벨루가에게 아쿠아리움처럼 비좁은 수조는 흰 고래가 서식할 수 있는 환경이 아닐 것이다.

남녀노소 할 것 없이 아쿠아리움에서 가장 인기 있는 벨루가는 아쿠아리움에 비싼 가격으로 팔기 위해 마구잡이로 포획하여 멸종위기에 처해있다. 인간의 욕심으로 환경은 오염되고 생태계는 파괴되고 있는 중이다.




아기처럼 순수하고 천진한 미소를 짓던 벨루가를 보며 좋아했는데 오늘 아침 뉴스에서 벨루가의 폐사 소식을 전해준다. 벨루가는 결국 인간의 위력 앞에서 아쿠아리움에서 패혈증으로 사망한 것이다. 아침 뉴스를 듣고 하루 종일 마음이 불편하다.

고래는 원래 의식적으로 숨을 쉬며 사는데, 자기가 살기 싫으면 숨을 쉬지 않고 자살을 할 수 있다고 한다.

자신의 실제 모습을 감추고, 만나는 사람들에게 환하게 웃어주며, 가면을 쓴 채 우리들을 즐겁게 해 준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그동안 쌓인 스트레스로 의식적으로 숨을 쉬지 않고 있었던 것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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