뼈다귀 해장국집의 마케팅 전략

by 남궁인숙

친구와 함께 밥집을 찾는 도중 길가의 식당 앞에 시민들이 서 있는 긴 줄을 보게 되었다.

'뼈다귀 해장국집' 앞이었다.

실내가 그다지 넓어 보이지 않는 걸 보면 작은 음식점이어서 줄이 길었는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대기줄이 길면 당연히 그 집은 '맛집'일 것 같다고 소비자는 생각을 한다.

마침 밥집을 찾는 중이어서 우리도 긴 대열에 합류하여 대기자 명부에 이름을 올리고, 대기줄을 서서 기다려보기로 하였다.

해장국은 '술로 쓰라린 창자를 풀어준다'라는 뜻의 '해정'(解酊)이라는 뜻이었다고 한다.

후에 '해정'이 '해장국'으로 와전되어 전해지면서 해장국은 기운을 풀어주기 위해 먹는 서민들의 음식이었다.

흔히 쇠뼈를 넣고 고인 국물에 북어나 콩나물을 넣고 술 마신 다음날 먹던 국이 '해장국'이었다.

감자탕과 함께 해장국은 술꾼들에게는 인기 있는 음식이었다.


KakaoTalk_20241010_111506100.jpg


감자탕이 만들어진 유래에는 재미있는 설이 존재한다.

1899년 경인선 철도공사를 하던 시절에 인부들이 먹던 음식으로 알려져 있는데 인천항에 외항선이 들어오면서 스테이크용 고기가 들어오자 인천에는 도축장이 만들어졌다.

외항선에서 살코기를 다 가져가고 나면 뼈 부위만 남게 되자 남은 뼈부위를 이용하여 인부들을 위해 요리를 해 먹였다고 한다.

또 다른 일반적인 설에는 해산물 요리에서 파생되었다고 알려져 있다.

한국요리는 대부분 국물 소재의 요리가 많은데 주로 쇠고기나 해산물 등을 재료로 국물요리를 만들어 먹었다.

20세기 중반부터는 술안주로 먹기 시작한 감자탕에 주로 돼지 뼈를 사용하여 대중화되었다.

감자탕이라는 이름은 '감자'와 '탕'의 합성어로 채소인 감자를 주재료로 사용하기 때문에 붙여졌다.

돼지 뼈를 한소끔 끓여서 기름기를 제거하고 다시 육수를 낸 다음 여러 가지 채소와 함께 끓여 들깨가루를 넣어 조리하면 감자가 부드럽게 익혀져 국물에 풍미가 더해진다.

고춧가루와 다진 마늘, 대파 등으로 간을 맞추고, 청양고추를 추가하여 매콤한 맛을 냈다.

돼지 뼈에서 우러나는 콜라겐과 단백질은 체내 온도를 유지하고, 감자와 함께 섭취함으로써 탄수화물도 보충할 수 있고, 때로는 우거지를 넣어서 칼슘까지 보충하는 역할을 담당하기도 한다.

단순한 식사가 아닌, 몸을 따뜻하게 해주는 영양식으로 자리 잡았다.

원래 삼국시대에는 노약자나 환자를 위해 소나 돼지의 뼈를 우려내어 국물로 음식을 만들어서 대접했던 것이다.

'감자'라는 단어는 채소의 감자를 뜻하던 것이 아니라 돼지 등뼈에 붙어있는 '척수'를 가리키는 단어였다.

감자탕과 해장국은 분명한 차이점이 있었다.

감자탕은 수제비 사리나 라면 등을 추가할 수 있고, 뼈해장국은 당면 사리를 추가로 넣어 먹을 수 있다.

기본육수는 동일하지만 차이나는 조리법이라면 뼈해장국은 뚝배기에 담아 밥과 함께 먹을 수 있고, 감자탕은 커다란 냄비에 오랜 시간 푹 끓여서 깻잎이나 부추등의 야채를 넣어 먹을 수 있었다.


KakaoTalk_20241010_110159059_01.jpg


너무 장황하게 해장국 이야기를 꺼낸 이유가 있다.

긴 대열에 서서 기다리다가 들어간 식당에서 대접받은 뼈다귀 해장국집 이야기를 하고 싶어서다.

나는 해장국집에서 개인 쟁반에 해장국 반찬을 담아내는 것을 처음 보았다.

뚝배기에 정성 가득 예쁘게 뼈를 올려 담고, 밑반찬은 마치 경양식집에서 음식을 시킨 것처럼 정갈하게 세팅하여 내어 오는 것을 보면서 감탄을 하게 되었다.

내가 대접을 받으면서 음식을 먹는 느낌이 들면서, 만원을 주고 이렇게 푸짐하게 대접을 받다니 감개무량이었다.

그래서 사람들이 줄을 이어 식당을 찾는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뼈다귀 해장국 한 그릇에 4대의 뼈가 나오는데, 너무 많으면 3대만 넣어달라고 요구하면 되고, 천 원을 깎아준다는 문구가 쓰여있었다.

뼈다귀 해장국 한 그릇을 파는 일에도 장인정신이 깃들어 있고, 진정으로 음식을 만들어 파는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이 식당에서는 뼈다귀 해장국 한 그릇을 파는 것이 아닌 고객의 마음을 훔치는 것이 진정한 요리고수가 하는 일일 것이다.

성공의 공식은 하나가 아니라 성공한 사람들의 수만큼 다양하다고 한다.

새로운 것을 갖추려고 하기보다는 이미 있는 것을 다시 살피어 재정비함으로써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할 수 있었을 것이다.

누구도 생각하지 못했던 새로운 창의적인 방법으로 마케팅하는 일은 한 단계 도약하는 일일 될 것이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스페인 궁정화가, 디에고 벨라스케스의 삶