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고흐를 만나보았다.
고흐가 그린 정물화 속 노란색을 찾아냈다.
고흐는 그의 작품에서 협죽도를 비롯한 다양한 정물화를 그렸다.
‘협죽도가 있는 정물(Still Life with Oleanders)’에서는 협죽도의 화려한 아름다움이 그의 감정과 예술적 영감을 불러일으켰을 것이다.
그는 생레미의 정신병원에서 정물화와 자연 풍경을 그리며 고요와 평화를 추구했다.
협죽도의 강렬한 색상과 생명력은 그가 느낀 깊은 고독과 동시에 삶에 대한 열정을 표현하는 매개체로 사용되었을 가능성이 크다.
고흐가 협죽도에 담긴 신화를 염두에 두고 이 식물을 그렸다는 명확한 기록은 없지만, 협죽도의 상징성인 ‘위험한 아름다움’과 그의 불안정한 심리 상태는 작품 속 강렬한 붓질과 표현 방식이 잘 어울린다.
고흐에게 협죽도는 단순한 식물 이상의 의미로, 그가 느낀 복합적인 감정을 담아내는 도구였다고 해석할 수 있다.
고흐는 1886년 프랑스 파리에 옮긴 후부터 꽃 그림 연작을 제작하기 시작했고, 1886년부터 1888년까지 꽃을 소재로 한 작품만 40점이 넘는다.
남프랑스 아를의 눈부신 햇빛 속에서 그는 노란색, 붉은색, 녹색, 푸른색 등을 이용해 보색 대비 효과를 극대화했다.
색을 통해 감정을 담아 꽃들은 감각적이고 감성적이며, 다양한 질감으로 꽃의 표면을 부드럽고 풍성하게 만들었으며, 물체에 대한 감각적 접근을 강조했다.
배경을 단순화하여 꽃을 도드라지게 표현하는 방식은 고흐가 자주 사용하던 기법이다.
협죽도는 고흐에게 단순한 소재가 아닌 내면적 감정을 투영한 대상이었다.
그의 작품에 자주 등장하는 강렬한 붓질과 색채는 고흐가 협죽도에서 느낀 복잡한 감정과 관련이 있을 것이다.
작품 속 탁자 위의 책은 고흐가 좋아했던 에밀 졸라의 '생의 기쁨'으로, 고흐는 이 책을 통해 그의 삶과 예술적 고민에 공감했다고 알려져 있다.
에밀 졸라의 사실적이고 자연주의적인 인간 탐구는 고흐에게 큰 영향을 주었으며, 이를 통해 그는 현실과 인간 내면을 진지하게 탐구하고자 했다.
고흐는 이 작품에서 자연의 빛과 그림자를 활용하여 꽃의 입체감을 살렸다.
꽃잎의 반짝이는 부분과 그림자가 드리워진 부분의 대조를 통해 꽃의 형태를 입체적으로 표현했고, 왼쪽으로 뻗어나가는 이파리 배치를 통해 균형과 율동감을 부여했다.
이러한 구성은 프랑스 아를 시기의 정물화에 자주 나타나며, 고흐의 비애와 열정적인 감정이 묻어나는 구도였다.
탁자 위 책의 아슬아슬한 배치는 아버지와의 갈등을 암시하기도 한다.
목사였던 그의 아버지는 고흐가 에밀 졸라의 책을 읽는 것을 못마땅해했으며, 이를 통해 부자 사이의 반목과 갈등을 암시한 것으로 해석되기도 한다.
협죽도 꽃이 책을 향해 만개해 있는 모습은 아버지에 대한 고흐의 내적 갈등을 나타냈다고 한다.
이처럼 ‘협죽도가 있는 정물화’는 고흐가 자연을 바라보는 방식과 색채를 통해 감정을 표현하는 방식이었다.
고흐는 색의 대비와 섬세한 붓 터치의 활용으로 꽃의 생명력과 감성적인 아름다움을 극대화했으며, 이를 통해 자연을 단순히 그리는 것을 넘어, 자신의 내면을 투영하고자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