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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콩새작가 Nov 28. 2024

생활성서에 내 글이 실렸다

흰 지팡이


 까리따스 수녀회에서 매달 발간하는 월간지 <생활성서> 측으로부터 뜻밖의 연락을 받았다.

그들은 내 첫 작품인 <콩새의 아세로라>에 실렸던 글을 발췌하여 생활성서 11월호에 기고하고 싶다는 요청을 해왔다.

<콩새의 아세로라>는 2020년에 출판된 책이기에 잊고 지냈던 내 작품을 기억하고 귀한 지면에 싣고 싶다는 제안은 정말 고마운 일이었다. 흔쾌히 동의하며 개인정보 동의서를 작성해 출판사로 보냈다.

한 달 후, 실제로 내 글이 실린 <생활성서> 11월호를 보내주었다.

서랍 속에 묵혀 있던 <콩새의 아세로라>를 다시 꺼내 들게 한 것만으로도 감사한데, 내 글을 실은 월간지까지 챙겨주니 큰 감동이었다.

그 글은 ‘흰 지팡이’라는 제목으로, 장애인 보조 도구인 흰 지팡이에 대해 내가 장애 인식 교육을 받으면서 느낀 깊은 인상을 바탕으로 작성한 것이었다.

이 경험은 글을 쓰는 사람으로서 나 자신에게 큰 책임감을 일깨워주었다.

내가 쓴 글이 단순히 한 순간의 결과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시간이 흘러도 누군가의 기억 속에 남아 다시금 조명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따라서 글을 쓸 때는 독자에게 전달될 내용의 영향력을 깊이 고려하고, 정확성과 책임감을 가지고 써야 함을 새삼 느꼈다. 이는 신뢰와 공감을 얻기 위한 가장 기본적인 자세이기 때문이다.



 '흰 지팡이’라는 글은 단순히 장애를 바라보는 시각의 변화를 제안하는 데 그치지 않고, 우리 모두의 마음속에 자리한 편견을 돌아보고, 함께 더 나은 세상을 만들어가자는 메시지를 담고 있었다.

장애 인식 교육을 받으면서 장애는 극복해야 할 대상이 아니라, 우리 사회가 모두 함께 해결해 나가야 할 도전 과제라는 점을 깨달았다.

특히, 장애를 가진 분들이 사용하는 '흰 지팡이'가 단순한 이동 보조 도구가 아니라, 그들의 독립성과 자부심을 상징하는 매개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을 때, 깊은 울림을 느꼈다.

흰 지팡이는 장애를 가진 사람들이 세상과 소통하고 자신의 용기를 드러내는 상징이다.

그러나 우리는 때로 그 지팡이를 통해 그들의 삶을 동정적으로 바라보거나, 삶의 한계를 짐작하곤 한다.

하지만 그 지팡이 뒤에는 우리와 다르지 않은 꿈과 열정, 희망이 숨 쉬고 있다는 사실을 자주 잊는다.

 장애 인식 교육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개념은 바로 장애가 개인의 한계를 넘어 사회적 환경과의 상호작용 속에서 만들어진다는 것이었다.

장애는 우리가 얼마나 서로를 배려하고 이해하느냐에 따라 사라질 수도, 커질 수도 있는 사회적 문제라는 점이었다.

흰 지팡이를 사용하는 분들에게 이동이 어려운 환경이나 차별과 편견이 없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우리가 무엇을 할 수 있을지 고민해 보는 계기가 되었다.




 이번 글이 <생활성서>를 통해 더 많은 독자들에게 닿아, 흰 지팡이를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는 기회가 되기를 바란다.

장애를 가진 분들이 '흰 지팡이'를 통해 세상과 더욱 당당하게 연결되고, 그들의 이야기가 우리 모두의 이야기로 이어지는 사회를 함께 꿈꿔본다.

이러한 기고를 통해 그들의 삶이 보여주는 용기와 아름다움이 더 많은 이들에게 전달될 수 있다면, 나의 글의 가치는 더욱 빛날 것이다.

이러한 경험은 글쓰기의 본질을 되새기게 했다.

진심 어린 글은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고, 세상을 변화시키는 힘이 있다는 것을 증명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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