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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부님과 대통령(종교와 정치)

by 남궁인숙

유튜브를 통해서 김용태 마태오 신부님의 미사 장면을 보았다.

신부님의 미사는 단순한 예배의 자리가 아니라, 사회적 메시지와 신앙적 가르침을 결합한 그의 신념이 강론과 미사전체에 생생하게 드러났다.

김용태 마태오 신부는 천주교 대전교구 소속 사제로, 현재 사회복음화 국장과 정의 평화위원회의 위원장을 맡고 있다.

그는 한국 최초의 가톨릭 사제이자 성인인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의 방계 4대손으로도 잘 알려져 있어, 그의 발언과 활동에 대중의 관심이 아주 높다.

2001년 사제 서품을 받은 후, 대전 둔산동 성당에서 보좌신부로 활동하며 본격적으로 사목 생활을 시작하였으며, 이후 대전 서천성당에서는 주임신부로서 지역 교회를 이끌었다.

사목 초기부터 그는 단순히 신앙생활을 돕는 데 그치지 않고, 사회적 약자와 불평등 문제에 깊은 관심을 두며 실천적 사목을 펼쳤다.


현재 김용태 신부는 천주교 정의 평화위원회에서 활동하며, 교회가 사회적 약자와 정의 실현을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 강조하였다.

그는 생태 환경 문제에도 꾸준히 관심을 기울이며, 인간과 자연이 조화롭게 공존할 수 있는 길을 모색하고자 노력해 오고 있다.

김대건 신부의 방계 후손이라는 점은 그의 존재감을 더욱 부각하는 요소로, 많은 이들이 그의 발언과 활동에 주목한다.

김 신부는 최근 교계와 사회적으로 큰 주목을 받는 발언들을 이어갔다.

특히,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에 대해 강하게 비판하며, 이를 ‘비상계엄을 가장한 친위 쿠데타’이자 ‘국민을 향한 반란’으로 규정했다.

이러한 의견은 단순한 비판에 그치지 않고, 그의 깊은 신념과 사회 정의에 대한 책임감을 보여주었다.


지난 12월 9일, 대전 주교좌 대흥동 성당에서 열린 시국미사에서는 성경 요한 묵시록 12장의 ‘머리가 일곱이고 뿔이 열 개 달린 붉은 용’을 언급하며, 이를 현 상황에 빗대어 ‘용산의 이무기’라는 표현을 하였다.

이 발언은 상징적으로 대통령과 정부의 행태를 비판한 것으로 해석된다.

그는 거기서 멈추지 않고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를 두고 ‘XX발광’이라는 강한 표현을 사용하여, 사안의 본질을 날카롭게 지적했다.

김 신부의 이러한 발언과 활동은 유튜브를 통해 생생히 전달되었고, 더 많은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치고 있다.

그의 말과 행동은 단지 교회의 내부 사안에 국한되지 않고, 사회 전반에 걸친 정의와 평화의 문제로 확장되었다.

김용태 마태오 신부는 단순히 종교적 역할에 머물지 않고, 교회의 사회적 책임을 강조하며 목소리를 높이는 사제였다.

그의 활동과 발언은 종교와 사회 정의의 접점을 보여주며, 현재의 불평등과 사회적 문제에 대해 교회가 할 수 있는 역할과 책임을 깊이 고민하게 만들었다.



김용태 마태오 신부는 종교와 정치의 관계에 대해 '종교는 인간의 삶이 어떻게 돼야 하는지를 비춰주고, 정치는 이를 구현하는 장치'라며, 종교인은 정치의 잘못을 지적할 의무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현 대통령 정권을 '검찰독재의 최종판'으로 규정하며, 법치주의의 본질을 훼손하고 있다고 강하게 비판하였다.

이러한 발언은 신자들과 일반 대중 사이에서 큰 반향을 일으키며, 종교계의 시국 참여에 대한 논의를 촉발시켰다.

시국미사에서는 '소확행(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동)'을 언급하며, 이웃 사랑과 작은 실천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그는 '일상 속 작은 선행을 통해 사회 정의와 평화를 이루는 데 기여해야 한다'라고 전하며, 상식과 양심이 바로 서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개인의 작은 실천이 필수적이라고 역설했다.

그의 가르침은 많은 이들에게 신앙과 사회적 책임을 되돌아보게 한다.


역사적으로 볼 때 정치와 종교는 긴밀한 관계를 맺어 왔고, 사회의 중요한 구성 요소로 상호 영향을 주고받는 역할을 해왔다.

인간의 삶과 윤리에 대한 기준을 제공하였으며, 정치에 도덕적 지침과 비전 제시한 것은 바로 '종교'였다.

종교적 가치를 법과 제도를 통해 실현 또는 조율하는 것이 마땅히 '정치'가 해야 할 일이었다.

그러나 민주주의 사회에서는 정치와 종교의 분리가 기본 원칙이었다.

이는 특정 종교가 정치권력을 독점하거나, 정치가 종교를 억압하지 않도록 하기 위함이다.

종교는 사회 정의와 윤리를 추구해야 하며, 종교인의 정치적 발언은 사회적 부조리와 부정의를 개선하는 데 기여할 수 있다.

그러나 종교적 권위자의 정치적 발언이 종교의 본질을 왜곡하거나 신앙 공동체의 분열을 초래할 가능성에 대한 우려는 항상 존재하기 마련이다.




일찍이 정치 철학의 거장, 한나 아렌트(Hannah Arendt)는 종교와 정치의 관계에 대해 깊은 통찰을 제시하였다.

그녀는 정치와 종교를 각각 독립적인 영역으로 보면서도, 이 둘의 상호작용이 역사적으로 인간 사회에 큰 영향을 미쳤음을 인식했다.

한나 아렌트는 정치를 인간 사이의 공적 영역에서 이루어지는 행위라고 간주했다.

정치의 본질은 다양성과 대화에 있으며, 시민 간의 자유로운 토론과 행동을 통해 공동의 세계를 형성하는 데 중점을 두었다.

종교는 궁극적 진리와 초월적인 질서를 추구하며, 신앙을 기반으로 인간 삶의 목적을 제시하였다.

이는 보편적이고 절대적인 가치를 내포하기 때문에, 정치의 다양성과 때로는 충돌할 수밖에 없는 본질적인 차이를 말했다.

한나 아렌트는 정치와 종교가 혼합될 경우 초래할 수 있는 문제에 대해 경고했다.

종교가 정치에 깊이 개입하면, 보편적 진리가 다원적 사회를 억압하거나 배제할 위험이 있고, 독단적 통치나 신정정치로 이어질 수 있다고 했다.

정치가 종교적 정당성을 이용하면, 비판적 사고와 다원성을 훼손하고 권력의 정당성을 절대화할 위험이 있으니 한나 아렌트는 정치와 종교의 엄격한 분리를 지지하였다.

민주주의 사회에서는 종교가 정치에 직접 관여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렇지만 종교가 공적 영역에서 완전히 배제되어야 한다고는 보지 않았다.

한나 아렌트는 종교가 개인의 윤리적 기준과 도덕적 지침을 제공할 수 있음을 인정했고, 종교는 정치적 행동의 도덕적 토대를 형성할 수 있다고 보았다.

예를 들어, 정의와 연대, 인간 존엄성 같은 가치는 종교적 원리에서 비롯될 수 있다고 하였다.

종교는 사회 내에서 공통의 가치 체계를 구축하며, 시민의 도덕적 행동을 유도할 수 있지만, 종교가 정치적 권력 구조에 과도하게 개입할 경우에 공적 영역의 자유와 다원성을 저해할 수 있다는 점에서 경계가 필요하다고 보았다.


한나 아렌트는 종교와 정치의 역사적 관계를 주목하며, 특히 다음과 같은 사례를 분석하였다.

종교와 정치가 분리되지 않았던 고대 사회에서는 종교가 권력 정당화의 주요 도구로 사용되었고, 근대 이후에는 정치와 종교의 분리가 민주주의의 핵심 원칙으로 자리 잡았다.

그리하여 종교는 개인적 신앙의 영역으로 축소되었다고 한다.

한나 아렌트는 정치와 종교가 상호 독립적이어야 하지만, 보완적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보았다.

종교는 인간 삶에 대한 초월적 비전을 제공하며, 정치가 이를 구현할 수 있는 사회적 구조를 형성하며, 정치는 종교적 다양성을 보호하고 공적 영역에서 다양한 신념이 공존할 수 있도록 돕는다고 하였다.


한나 아렌트는 종교와 정치가 각각 독립적 영역을 유지하면서도, 서로 상호작용할 수 있다고 보았던 것이다.

종교는 윤리적 기준을 제공하고, 정치는 이를 현실 세계에서 조율하며 실현하면 되는 것이다.

그러나 이 둘 사이의 경계가 무너지면 권위주의적 위험이나 다원성의 억압이 발생할 수 있으니 신중하게 균형을 이루어야 한다고 하였다.

결국 정치와 종교는 독립적이면서도 상호 보완적이어야 한다.

종교는 사회 정의와 평화를 위한 가치를 지지하고, 정치는 종교적 다양성을 존중하고 보호하면 된다.

이 두 영역은 단순히 분리와 결합을 논하는 데 그치지 않고, 상호 협력과 비판을 통해 사회의 발전과 인간 존엄성을 증진시키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것이다.

종교와 정치는 어쩌면 '땔감' 사이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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