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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논문은 어려운 과제일까?

by 남궁인숙

요즘 나는 몇 년 전 박사 논문을 작성했던 기억을 되살리며, 논문 작성에 관한 책을 집필하고 있다.

논문 작성은 단순한 글쓰기를 넘어, 학문적 사고와 논리적 전개, 체계적인 자료 조사, 그리고 연구 윤리를 모두 요구하는 복합적인 작업이라고 한다.

처음 논문을 작성하려면 여러 가지 어려움이 있다.


첫째, 연구 주제를 선정할 때 어려움이 있다.

논문의 시작은 명확하고 독창적인 연구 주제를 선정하는 데서 출발한다.

하지만 기존 연구를 넘어서 새로운 가치를 제시해야 한다는 부담감이 무척 크다.

이미 다뤄진 주제가 아닐까 하는 두려움과 학문적으로 실질적인 기여도가 있을지에 대한 고민 때문에 주제 선정이 쉽지 않다.


둘째, 방대한 자료 조사와 선행 연구를 검토하는 일이다.

논문을 잘 쓰기 위해서는 선행 연구를 많이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논문 작성 전에는 기존의 연구 자료와 데이터를 철저히 검토하고, 이 과정에서 방대한 정보를 수집하고 이해해야 한다.

적어도 원하는 주제의 논문을 30권 정도는 읽어봐야 한다.

특히, 읽었던 논문을 요약하여 정리하는 작업이 매우 어렵다.

요약하면서 자료의 신뢰성을 검증하고, 관련성을 파악하는 데 시간과 노력이 많이 소요된다.



셋째, 논리적인 사고와 체계적으로 글쓰기를 시도하는 일이다.

논문은 단순한 글쓰기가 아니라 논리적으로 설득력을 갖춘 글쓰기다.

주장과 근거, 그리고 결론이 명확해야 좋은 논문이 될 수 있다.

이런 식으로 논문을 쓰다 보면 글쓰기가 무척 발전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논리적인 비약을 제어하고, 독자가 이해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그러나 이는 쉬운 일이 아니다.

학술적으로 글을 쓴다는 것은 전문적인 용어를 사용하고, 객관적으로 표현하는 일이다.

그리고 간결한 문체를 요구한다.

일상적인 글쓰기와 달리 학문적인 글쓰기는 익숙하지 않아서 꾸준한 학습과 연습이 필요하다.


넷째, 시간 관리와 지속적인 노력이다.

논문은 장기적인 프로젝트이므로 많은 시간과 꾸준한 노력이 필요한 일이다.

무게감 있는 엉덩이와의 싸움이었다.

얼마나 의자에 앉아 오래 버틸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특히 학업과 업무를 병행하는 경우 논문을 쓰는 것은 더욱 어렵다.

시간 관리가 어려운 상황에서 자료를 수집하고, 분석하고, 작성하고, 또 수정하는 등 모든 단계를 소화해야 하기 때문이다.

수년 전에는 국회도서관을 가야만 논문을 쓸 수 있다고 생각했었다.

그러나 지금은 너무 편리한 시대다.

컴퓨터 한 대만 있으면 얼마든지 시간관리를 하면서 전 세계의 방대한 자료를 모두 찾아내어 적용하면서 쓸 수 있다.



다섯째, 연구 윤리 준수와 표절 방지다.

논문 작성 시 연구 윤리를 준수하고, 표절을 피하기 위해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끊임없이 카피킬러에 문장을 넣어 감시해야 한다.

타인의 연구를 인용할 때는 정확한 형식을 따라야 하며, 무의식적인 표절이 발생하지 않도록 신경 써야 한다.


여섯째, 연구 결과에 대한 평가와 불안감이다.

논문은 연구의 최종 결과를 평가받는 중요한 과정이다.

과연 내 연구가 의미 있을지, 이 논문이 학문적으로 가치가 있어서 인정을 받을 수 있을지에 대한 불안감이 작용한다.

연구 결과에 대한 압박감과 실패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심리적으로 큰 부담이 아닐 수 없다.

논문 작성은 단순히 하나의 글을 쓰는 작업이 아니라, 연구자로서 성장하고 학문적 가치를 창출하는 과정이라고 보면 된다.

어렵지만, 체계적으로 접근하고 경험을 쌓으면 점차 극복할 수 있다.

논문 작성의 본질은 단지 결과물이 아닌, 과정 속에서 배우고 성장하는 데 있다.

적어도 나의 상황에서는 그랬다.

논문을 완성하고 통과하면 글쓰기에 자신감이 생기고, 어떠한 주제를 정해주어도 글을 쓰는 데 거침이 없게 된다.

그만큼 각고의 노력을 기울여야 좋은 논문이 나오는 것이다.


우수한 선배 연구자들의 논문을 꾸준히 읽다 보면, 작성하려는 논문의 기틀을 마련할 수 있다.

논문을 준비한다면 이 점을 명심하기 바란다.

또한, 콩새작가가 요즘 집필 중인 논문 관련 책이 출간되면 꼭 한 번 읽어보시기 바란다.

이 글은 출간할 작품에 대한 스포일러라고 생각하고 읽어주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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