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위의 배려, 장수의자

by 남궁인숙

지하철을 타러 가기 위해 바삐 걷는 중에 횡단보도 옆에 놓인 '노란색 빈 의자'를 보았다.

'장수의자'라고 쓰여있다.

문득 걷기 불편한 어르신들이 떠올랐다.

도시는 늘 빠르게 움직인다.

사람들도, 자동차도, 시간도 쏜살같이 흘러간다.

하지만 그 속도에 걸음을 맞추기 어려운 사람들이 있다.

바로 노인들이다.


어느 날, 한 경찰관은 자주 목격하던 장면이 마음을 불편하게 했다.

신호등 앞에서 힘겹게 서 있는 어르신들이었다.

기다림이 너무 길어 무단횡단을 감행하다 사고로 이어지는 안타까운 일들을 자주 목격하였다.

그 모습은 단순한 일상이 아니었다.

사회의 속도에 밀려난 한 인간의 고통이자, 사회가 놓쳐버린 작은 배려의 단면이었다.

경찰관은 고민 끝에 '장수의자'를 떠올렸다고 한다.

이름처럼 오래 사시라는 의미도 담겨 있고,

길 위에서 잠시나마 숨을 돌릴 수 있는 공간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도 담았다.

처음에는 자신의 사비로 의자를 하나둘 설치했다.

누군가는 그저 낡은 철제 의자 하나일 뿐이라고 말할 수도 있었다.

그러나 그 의자는 단순한 의자가 아니었다.

그것은 누군가를 위한 '기다림의 배려'였고,

삶의 속도를 존중하는 사회를 향한 첫걸음이었다.



그 의자에 앉은 노인은 더 이상 초조하게 신호를 기다리지 않아도 되었다.

이제는 아픈 허리를 펴고, 한 템포 쉬어갈 수 있다.

그 편안함 속에서 안전도, 존엄도 함께 지켜진다.

경찰관의 작은 실천은 지역 사회의 공감을 얻었고, 여러 지자체로 퍼져나가기 시작했다.

장수의자는 그렇게 하나의 정책이 되었다고 한다.

누군가의 시선에서 시작된 '공감이 정책이 되고, 시스템이 되는 일'. 그것이 진정한 변화였다.


어떤 배려는 거창하지 않다.

그 배려 하나로 누군가의 하루가,

혹은 생명이 지켜질 수 있다면,

그 작음은 결코 작지 않다.

오늘도 그 장수의자 위에는 누군가의

'숨 고르기'가 놓여 있다.

그리고 그 곁엔, 사람을 향한 따뜻한 시선이 함께하고 있다.


오늘도 횡단보도 앞,

바람이 머물다 가는 듯한 작은 노란 의자,

누군가를 위해 잠시 쉬어가라는 뜻으로

두었을 것이다.

의자는 말이 없지만, 자리를 지키고 있다.

달리는 차들 사이,

바삐 걸어가는 사람들 틈에서

마치 "괜찮아요. 여기 잠깐 쉬었다 가도 돼요."라고 말하는 것처럼.


잠시 멈춘다는 건,

삶을 더 잘 걸어가기 위한 예의일지도 모르겠다.

다음에 다시 그 길을 지날 땐,

그 의자에 누군가 앉아 있기를.

햇살이 등을 토닥이고,

노란 의자가 말없이 위로해 주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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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쉬어가는 곳


작사: 콩새작가

작곡: 수노


1절

횡단보도 앞에 놓인

작은 노란 의자 하나

누구도 눈길 주지 않지만

그 자린 오래 그 자리에


햇살은 등을 감싸주고

바람은 살며시 안겨와

잠시 멈춰 선 내 하루도

그 의자에 기대 쉬어가네


후렴

누군가의 배려로 놓인 자리

말없이도 따뜻한 말

“여기 잠깐 쉬어가요

지친 마음 놓고 가요”



2절

오가는 발걸음 사이

문득 멈춰 선 그 순간

내 안의 무거운 하루가

살며시 내려앉는 걸


지금은 비어 있는 그 자리

누군가는 머물다 갔겠지

말하진 않아도 알 수 있어

이곳은 마음의 쉼터야


후렴 반복

누군가의 배려로 놓인 자리

말없이도 따뜻한 말

“여기 잠깐 쉬어가요

지친 마음 놓고 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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