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 산 냉감패드를 깔고 잠을 청했다.
등이 닿는 순간, 차가운 감촉이 온몸으로 퍼졌다.
열기로 뒤엉켜 복잡했던 하루가
조금씩 식는 기분이었다.
시원했다.
육체의 더위도, 마음속 뜨거움도, 하루의 힘듦도,
이불 아래에서 조용히 가라앉았다.
꿈을 꾸었다.
언제나처럼 꿈은 내용이 기억나지 않는다.
그저 어디선가 부드러운 물결이 지나간 듯한 감촉만 남았다.
눈을 떴을 때,
몸은 가벼웠고,
마음은 조금 정리되어 있었다.
얼마 전 읽었던 글이 떠올랐다.
문어도 꿈을 꾼다는 이야기.
문어는 그 짧은 생애 속에서도
그들은 잠을 자고,
뇌의 패턴을 반복하고,
색소세포를 움직이며
무언가를 '상상'한다고 했다.
생명이란,
온전한 휴식 속에서조차
무의식의 손짓으로 스스로를 치유하고 있다는 것이다.
냉감패드 위에서 지새우는 나의 한밤도
어쩌면 그런 치유의 일부였는지 모른다.
누군가를 그리워하며 울었던 밤,
현실에서 차마 하지 못했던 말을
속으로 되뇌던 꿈속의 장면들,
그건 어쩌면 내 안의 뇌가 나를 어루만지는 방식이었을지도 모른다.
내 뇌는 나도 모르게
오늘 있었던 수많은 고뇌의 말들을 지우고,
전하지 못한 마음을 조용히 정리하며
꿈이라는 형식으로 나를 보살피고 있었을 것이다.
기억하고,
연결하고,
회복하려는 무의식의 손짓.
그것이 바로 꿈이다.
한밤중,
가만히 이불속에서 생각해 본다.
오늘 밤, 내 뇌는 어떤 장면을 연습하고 있을까.
내 마음은 어떤 기억을 떠나보내지 못해 다시 재생하고 있을까.
혹시 오늘 밤
당신도 꿈을 꾼다면,
그건 단순히 이상한 이야기가 아니다.
그건 당신이
살아 있는 존재라는
가장 조용하고도 강렬한 신호다.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하루를 시원하게 보내기 위한
내면의 밤 연습이 또 시작되었을 것이다.
냉감패드 한 장이 알려준 건
차가움이 아니라
깊은 온기였다.
잠든 문어처럼,
나도 그렇게
살아 있는 존재로서의 밤을 보냈다.
https://suno.com/s/BNbpFe2nlpwNiiPM
작사 : 콩새작가
작곡: 수노
1절
새로 산 시원한 이불 위에
지친 하루를 눕히고
달빛 스미는 창가 옆에서
눈을 감았어 조용히
내 뇌는 말없이 다시 떠올려
말하지 못한 그 장면들
살며시 감았던 두 눈 속에
다시 또 너를 불러
후렴
문어도 꿈을 꾼대
나처럼 숨을 고르며
짧은 생 속에서도
기억하고 느낀다고 해
나도 그래, 나도 그런 존재야
잠든 동안 살아 있는
나의 마음, 나의 뇌는
오늘도 날 돌보고 있어
2절
시원한 이불속의 고요는
마음까지 식혀주고
누구에게도 말 못 한 이야기
꿈속에서만 흘러나와
어제의 눈물, 지나간 미소
다시 반복되는 그 밤
내 안의 작은 무대 위에서
나는 나를 안아줘
후렴
문어도 꿈을 꾼대
바닷속 깊은 자리에서
몸은 잠들어 있어도
뇌는 깨어 있다고 해
나도 그래, 나도 그런 존재야
지우지 못한 기억 위로
천천히 부는 새벽빛
그 안에서 다시 숨 쉬어
아웃트로
혹시 너도 오늘 밤 꿈을 꾼다면
그건 그냥 이상한 얘기가 아니야
그건,
너도 살아 있다는 증거야.
문어처럼…
나도, 너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