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면의 식탁

by 남궁인숙


"내 몸은, 내가 지난 5년 동안 먹어온 것들의 결과다. 그리고 내 마음과 정신은, 지난 2년 동안 내가 읽어온 문장들의 조각이다."라고 방송인 백지연은 말한다.

이 문장을 처음 들었을 때는 한참 동안 가만히 그 자리에 앉아 있었다.

그러나 문득 떠올랐다.

무기력한 어느 아침,

입맛이 없어 건너뛴 아침 식사들.

또 어떤 날은 스트레스를 핑계로 폭식했던 야식들.

그렇게 지나간 수천 끼니가, 결국 지금의 나를 만들었을 것이라는 사실이었다.


몸은 정직하다.

먹은 만큼 반응하고,

쉬어준 만큼 회복하며,

지나친 만큼 버거움을 말없이 드러낸다.


한 달 동안 각종 모임과 만남 등으로 내 몸은 쉴 틈 없이 음식이 들어가고, 몸속에 적재되어 갔다.

아침에 거울을 보니, 얼굴이 퉁퉁 부어 마치 찹쌀떡처럼 말랑말랑해졌다.

손발은 부어서 고무장갑을 낀 듯한 느낌이 들고, 뱃살은 앙증맞게 동그랗게 튀어나와 마치 작은 풍선 같아졌다.

이렇게 변신한 내 모습에 웃음이 나온다.

하루하루 달라지는 내 몸의 변화를 관찰하는 것도 나름 재미있지만 우리 몸은 정말 정직한 것 같다.


그리고 마음도 그렇다.

한 줄의 문장이 마음속 오래된 상처를 건드리기도 하고,

낯선 에세이 한 편이, 나조차 몰랐던 감정을 끄집어내기도 한다.

내가 스쳐 지나간 글,

곱씹은 문장,

깊이 공감한 이야기들이 조금씩 지금의 나를 바꿔놓았다.


요즘은 되도록 좋은 것을 먹으려 한다.

그리고 좋은 문장을 읽으려 한다.

살기 위해 먹고, 살아가기 위해 읽는다.

나를 이루는 것은 결국 내가 고른 것들이다.

오늘의 한 끼와 한 문장이, 내일의 나를 조금 더 단단하게, 조금 더 부드럽게 만든다.



우리는 매일 먹고, 읽고, 생각하며 살아간다.

그러한 일상의 반복 속에서 우리는 자신도 모르게 형성되어 간다.

'나는 내가 먹고, 읽은 것으로 이루어졌다'는 말은 단순한 수사가 아니라, 우리의 정체성과 삶의 방향이 일상적인 선택들에 의해 결정된다는 깊은 통찰을 담고 있다.


고전평론가 고미숙은 『읽고 쓴다는 것, 그 거룩함과 통쾌함에 대하여』에서 '읽으면 써야 하고, 들으면 전해야 한다'라고 했다.

'공부도, 학습도, 지성도 최종심급은 글쓰기다'라고 말하며, '읽기와 쓰기의 중요성'을 강조하였다.

그녀는 글쓰기를 단순한 표현 수단이 아닌, 자기 성찰과 타인과의 소통을 위한 필수적인 행위로 보았다.


이처럼 우리가 섭취하는 음식이 우리의 신체를 구성하듯, 우리가 읽는 책과 글은 우리의 정신과 사고를 형성한다.

따라서 무엇을 먹고, 무엇을 읽는가는 우리 삶의 질과 방향을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다.

이러한 관점에서 볼 때, '나는 내가 먹고, 읽은 것으로 이루어졌다'는 말은 단순한 표현을 넘어,

자기 자신을 돌아보고 삶의 방향을 점검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묻는다.

"나는 무엇을 먹고, 무엇을 읽으며 살아갈 것인가?"


"여러분은 요즘 무엇을 먹고, 무엇을 읽고 계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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