옷장 앞에서

by 남궁인숙


아침마다 반복되는 의식처럼

옷장 문을 열며 묻는다.

"오늘은 뭐 입지?"

이 질문은 단순히 스타일을 고르는 것이 아니다.

오늘의 나의 역할, 감정, 기대, 혹은 내가 사회와 나눌 메시지를 고르는 일이다.

회의가 있는 날엔 단정한 셔츠와 팬츠,

친구를 만나는 날엔 밝은 색상의 원피스,

마음이 울적한 날엔 부드러운 니트와 편안한 바지.


옷은 말이 없다.

그러나 그 침묵은 가장 강력한 언어가 된다.

한 사람의 정체성, 기분, 태도, 그리고 소속된 사회적 맥락을 말없이 증언해 준다.

그래서 오늘도 나는 옷장 앞에서 한참을 멈춰 선다.

이 사회 속에서, 나를 어떻게 소개할지,

내가 입은 옷이 먼저 말을 걸도록 한다.



아침에 옷을 고르며 ‘무엇을 입을까’보다

‘오늘의 나를 어떻게 표현할까’를 고민해야 한다.

날씨나 약속의 종류, 장소도

고려해야겠지만,

그보다 중요한 건 ‘나는 누구인가’

드러내는 이 조용한 언어가 바로 ‘옷’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말을 하지 않아도 누군가의 옷차림을 보고

그 사람의 성향, 직업, 혹은 지금의 감정 상태를 어느 정도 짐작한다.

단정한 셔츠는 신뢰를,

흐트러진 티셔츠는 편안함을 말한다.

시선을 끄는 강렬한 컬러는 자신감의 외침이기도 하고,

모노톤의 정갈한 스타일은 사려 깊음과 절제를 이야기한다.


'의복'은 우리 안에 있는 이야기들을

밖으로 번역해 주는 '사회적 언어'라고 한다.

면접장에서는 차분하고 단정한 이미지로,

친구와의 브런치에서는 나다움을 살짝 드러내는 스타일로,

중요한 자리에서는 조금 더 격식을 갖추며 우리는 ‘말없이’ 스스로를 설명한다.


나는 가끔 ‘옷’으로 사람을 읽는 습관이 있다.

그 사람이 선택한 색깔, 소재, 길이, 주름 하나에도 마음이 묻어난다.

오랜 친구가 한껏 차려입고 온 날이면 무언가 중요한 일이 있음을 짐작하고,

평소보다 무채색으로 입고 나온 동료를 보면 속마음을 슬쩍 헤아려본다.



옷은 결국 사회 속에서 나를 어떻게 규정하고 싶은지,

또 세상과 어떻게 연결되고 싶은지를 보여주는 매개다.

단지 멋을 내기 위한 장치가 아니라,

관계를 맺고,

신호를 주고받으며,

세상과 나를 이어주는 하나의 문법인 셈이다.


그리고 이 언어는 누구나 배울 수 있다.

나답게,

건강하게,

타인과 잘 어울리는 스타일로 나를 표현하는 방법을 익혀가는 일.

그건 단지 쇼핑의 문제가 아니라,

'삶을 살아가는 태도의 문제'이기도 하다.


그래서 오늘도 우리는 옷을 고른다.

세상의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서,

그리고 나를 다시금 확인하기 위해서.



https://suno.com/s/1OX5AQ0HjKrZqTiB


옷장 앞에서


작사 :콩새작가

작곡 : 수노


1절

거울 앞에 선 나

조용히 묻고 있어

오늘 나는 어떤 말로

세상에 말을 걸까


스카프 하나에 담긴

설렘과 다짐의 조각

구겨진 어제는 접고

다시 나를 입는다



옷은 나의 언어

말없이 전하는 마음

고운 색 하나, 단정한 선이

지금의 나를 말해줘


사람들 속을 걸어

가볍게 스치는 바람

내 안의 이야기가

조용히 피어나는 순간



옷장 속의 기억

지워지지 않는 향기

그날의 웃음, 그날의 눈물

옷감 속에 살아 있어


새 옷을 입는 건

새로운 나를 여는 일

주저했던 꿈도 다시

소매 끝에 담는다



사랑을 고백하듯

신중히 고른 오늘의 나

말보다 먼저 다가가

내 마음을 건네는 법



옷은 나의 언어

마음이 짓는 하루

무심한 듯 섬세하게

나를 말해주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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