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상화는 왜 등장했을까

by 남궁인숙

19세기 중반, 다게르(Daguerre)에 의해 사진기가 발명되자, 현실을 정확하게 재현하는 역할이 회화(그림)에서 사진으로 옮겨갔다.

예전에는 화가가 왕이나 귀족의 얼굴을 ‘실제처럼’ 그대로 그리는 것이 중요했다.

그래서 그들은 모델이 되어 한 달 가까이 움직이지 못하고, 똑같은 자세를 취해야 했다.

사진기의 등장으로 더 이상 그들은 모델을 하지 않아도 되었고, 사진 한 장으로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게 다.

그리하여 회화(그림)는 더 이상 ‘복제’의 수단이 아니라, ‘표현’의 수단으로 변하였다.

사진의 영향으로, 빛과 순간의 인상을 그리기 위한 시도들이 등장하면서 모네, 르누아르, 드가 등에 이르러 '보이는 대로'가 아니라, ‘느껴지는 대로’ 그리는 방향으로 나아갔다.



20세기 초부터 본격적인 추상화가 탄생되었다.

칸딘스키, 몬드리안, 말레비치 등의 화가들이 등장하여 형태를 지우고, 색과 선 자체에 의미를 부여하기 시작했다.

감정, 영혼, 음악성, 정신성을 표현하려는 움직임이 추상화로 이어졌다.

칸딘스키는 “회화는 음악처럼, 추상적이고 비물질적인 감정을 그려낼 수 있다.”라고 말했다.


사진기의 발명으로 더 이상 회화가 ‘사실 묘사’의 역할을 독점할 수가 없게 되자, 인상주의의 그림들이 '시각적 인상과 감각의 해석'으로 이동하였다.

이에 따라 그림도 추상적인 감정을 직접 표현할 수 있다는 믿음이 생겨났다.

예술의 자율성을 강조한 그림은 스스로의 언어(색, 선, 면)로 존재해야 한다는 철학을 생겨나게 했다.


사진기의 발명이 추상화 탄생의 유일한 원인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회화(그림)가 새로운 정체성을 모색하게 만든 강력한 촉매제였다.

사진이 현실을 맡고, 회화는 정신과 감성, 본질로 향하였다.


한국에서는 화가 김환기와 유영국을 중심으로 한 한국 추상의 흐름을 보여주었다.

김환기의 그림 앞에 서면, 수많은 푸른 점들 사이에서 묘한 떨림이 전해진다.

그건 단지 정의의 나열이 아니라, 우리의 시간, 밤하늘의 숨결, 침묵의 기억과 같은 것이다.


'사실에서 본질로, 형상에서 감정으로'


한국의 추상미술은 '재현'을 넘어,

'그리는 이유'로 시작하면서 출발하였다.

1945년 해방 이후에 회화(그림)는 더 이상 꽃을 그리는 일이 아니었다.

전쟁과 피난, 상처와 이별 속에서가들은 '보이는 것'보다 '느껴지는 것'을 담고 싶어 했다.

그 길의 가장 선두에는 늘 '김환기 화가'가 있었다.


'나는 푸른 점을 찍었다.

그것은 하늘이자, 마음이었다.'


김환기는 파리와 뉴욕을 거치며, 추상미술의 정수를 마주했다.

그렇지만 그는 서구 미술을 따라가지는 않았다.

대신에 한국의 색감과 정서, 그리고 한지의 결과로 달빛의 여운을 안고 추상화를 그렸다.

그의 푸른 점들은 밤하늘의 '별처럼 질서 있게' 때로는 자유롭게 화폭 위에서 '우주의 숨결'이 되었다.


그의 그림들은

'나는 이 점들로 너의 내면을 어루만지고 싶었어.'

라고 말한다.


또 다른 화가, 유영국은 산을 그리는 사유의 붓질을 하였다.

그의 그림에는 늘 ''있었다.

그러나 그것은 '풍경화'아니었다.

그가 그린 산은 ‘보이는 산’이 아니라,

기억 속의 산, 몸에 밴 '고향의 리듬'이었다.


그는

'나는 산에서 태어났고, 그림으로 그 산에 돌아간다.'

라고 말했다.


그의 그림은 형태는 단순하고, 색은 강렬하고, 마치 삶의 본질을 추상으로 정제해 낸 '철학자' 같았다.

추상은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내 안에 있는 것이다.


추상 미술은 한때 '이해하기 어려운 미술'여겨졌다.

그러나 김환기와 유영국의 그림은 이해하려고 하지 않아도, 그냥 느끼면 되는 미술이었다.

그들의 그림들은 말이 없었다.

그러나 '긴 침묵 끝에 다가오는 잔잔한 울림'다.

그것은 말보다 깊고, 생각보다 오래 머무른다.


그들 이후로도 '한국적 미니멀리즘’이라 불리는 '단색화(Dansaekhwa)'가 등장하며,

세계의 미술사에 발자취를 남기는 인물들이 출현하였다.

한지를 문지르고, 색을 덧칠하고, 붓질을 수백 번 반복하면서

수행자처럼 예술을 실천하는 이들이 나타나며 세계로 이어가고 있다.

그들의 회화는

“그림은 그리는 것이 아니라,

기다리는 것이다.”

라고 말하고 있다.



추상화는 더 이상 설명이 필요하지 않고, 해석도 강요하지 않는다.

그림 앞에 선 관람자와 그림 사이에 '침묵의 대화'만이 존재하며,

그 그림들을 감상하는 순간 깨달음이 있다.

인간은 모두 추상적인 존재라는 사실을 알린다.

눈에 보이지 않는 감정, 말로 설명할 수 없는 감동으로 사는 이 삶이야말로,

가장 아름다운 추상이 아닐까 생각하게 한다.


'오늘 여러분들의 마음속에는

어떤 색의 추상화가 살고 있을까?'


오늘도 노래를 들으면서 하루를 시작해 보자.



렌즈 속의 나


작사:콩새작가

작곡: 수노


[Verse 1]

거울 대신 들고 선 이 작은 프레임 속에

조용히 웃는 내가 오늘, 낯설지 않게

찰칵, 순간은 영원보다 진실한 법

빛은 흘러도, 난 여기 있어


[Chorus]

렌즈 속의 나, 누구보다도 진짜 같아

말하지 않아도 다 전해지는 그 눈빛

추억도, 시간도, 다 가둬 둘 수는 없지만

오늘의 나는 내가 찍는다


[Verse 2]

누군가를 찍던 손끝이

오늘은 내게로 향하고

오래된 셔터 소리마저

가슴속을 두드려


[Chorus]

렌즈 속의 나, 어쩐지 눈이 깊어 보여

빛에 기대어 조심스레 담은 마음

세상에 수많은 풍경 그 너머에

이토록 솔직한 나를 본다


[Bridge]

한 장의 사진이

말보다 더 많은 걸 안다면

나는 오늘도 나를 찍는다

기억하기 위해, 사랑하기 위해


[Final Chorus]

렌즈 속의 나, 내일 다시 볼 수 없기에

지금 이 순간을 담아내는 나의 눈

미소 하나, 눈빛 하나

그 속에 담긴 진짜 ‘나’의 초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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