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이 먼저 말하더라

by 남궁인숙

새벽, 하루 중 가장 고요한 이 시간에 나는 눈을 뜬다.

아직 이불속에 머물러 있는 온기를 벗어나지 못한 채, 습관처럼 휴대폰을 열고 글을 쓴다.

그것이 나의 하루를 여는 인사이며,

'작은 기도'이자 '마음을 정돈하는 의식'이다.

그런데 어느 날부터,

엄지손가락이 아프기 시작했다.


병원을 찾았다.

병원에서는 ‘손가락 관절염’이 시작되었다고 했다.

새벽마다 무심코 반복해 온 행동을 떠올렸다.

‘이불속에서의 글쓰기’.

이런 사소한 행위는 엄지손가락 마디에 염증을 일으켰다.

화면 위를 기어가듯 문장을 엮는 나의 손가락은 비명을 지르고 있었다.

의사 선생님은 무리하게 반복된 동작이 원인이 되었을 가능성이 크다고 한다.

글자를 쓰는 그 짧은 동작이, 이토록 통증을 동반하는 일일 줄은 몰랐다.


새벽은 나만의 유일한 시간이다.

세상의 소음이 잠든 사이,

다른 이들이 아직 꿈속에 있을 무렵,

나는 잠에서 깨어, 이불속에서 휴대폰을 꺼낸다.

마음속 깊은 이야기들이 조심스레 올라올 때,

나는 글을 썼다.

조용히,

끊임없이,

매일같이.


그러던 어느 날,

엄지손가락은 통증으로 욱신거렸고,

‘별일 아니겠지’ 하고 넘겼지만,

작은 통증은 점점 확신에 다.

결국엔 새벽마다 침대에 누워, 장시간 휴대폰으로 글을 쓰는 습관은 손가락 마디에 무리를 주어,

‘손가락 관절염’이라는 질병을 얻게 했다.



이 작은 통증은 어쩌면 몸이 나에게 보내는 메시지였을지도 모른다.


“조금 쉬어도 괜찮아.”


“하루의 시작을 더 천천히 열어도 좋아.”


“네 안에 있는 세포들도 숨 고를 시간이 필요해.”


그제야 깨달았다.

우리는 마음의 소리를 듣기 위해 몸을 외면하기 쉽고, ‘영혼의 목소리’는 듣고자 애쓰면서

‘몸의 신호’에는 자주 무관심했다.

오늘 아침, 처음으로 휴대폰을 꺼내지 않았다.

창밖으로 부드럽게 스며드는 햇살을 바라보며,

손가락을 조심스레 쓸어보았다.

아직도 욱신거리지만, 그 아픔은 ‘나를 아끼는 방법을 배워가는 시간’으로 기억된다.

몸은 나의 가장 오래된 친구다.

몸의 소리에 귀 기울이는 법을 배워갈수록, 비로소 '진짜 나를 돌보는 법'도 함께 배워간다.


몸의 언어는 늘 조용하게 다가오며, 몸의 주인을 한 번도 속인 적이 없다.

통증이라는 말,

피로라는 몸짓,

두근거림이라는 신호로 몸은 언제나 먼저 알려 준다.


이제는 나를 몰아세우는 대신,

조용히 묻는 연습을 시작한다.

"오늘 너, 괜찮니?"

그 물음에 귀 기울이는 순간,

오늘 하루는 조금 더 안전해질 것이다.



https://suno.com/s/UNNh2IaZFHzJ3SdJ



몸이 먼저 말하더라


작사: 콩새작가

작곡: 수노


새벽 공기 속에 깨어나

이불속 조용한 글쓰기

그 작은 습관이

너무 익숙해져 있었지


엄지손가락이 말했어

“이젠 좀 쉬어도 돼”

고요한 아침,

몸이 먼저 울고 있었지



몸이 먼저 말하더라

마음보다 더 먼저 알더라

“조금은 천천히 가도 괜찮아

날도 좀 안아줘”


내가 나를 돌보지 않으면

누가 날 알아줄까

몸이 먼저 말하더라

사랑은 그렇게 시작된대



괜찮은 줄만 알았던

작은 통증 하나가

문장이 되고

하루를 멈추게 하더라


거울보다 정직한 건

피로에 젖은 손끝

내 안의 소리를

이제야 들을 수 있었지



몸이 먼저 말하더라

마음보다 더 먼저 알더라

“조금은 천천히 가도 괜찮아

날도 좀 안아줘”


내가 나를 돌보지 않으면

누가 날 알아줄까

몸이 먼저 말하더라

사랑은 그렇게 시작된대



오늘은 휴대폰을 놓고

햇살을 조용히 받아

몸과 마음이

함께 숨 쉬는 걸 느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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