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Wounded Angel, 1903
두 명의 소년이 들것을 들고 걷는다.
그 위에는 눈을 붕대로 감은 채 지친 천사가 앉아 있다.
날개는 축 늘어졌고,
손에는 들꽃 한 송이.
소년들의 표정도 무겁다.
말없이, 묵묵히,
그저 천사의 곁을 걷는다.
오늘 '미술심리치료' 온라인 강의를 듣다가 만난 그림이 있다.
'휴고 심베르그(Hugo Simberg')의 작품,
'상처 입은 천사 (The Wounded Angel)'였다.
핀란드의 화가, 휴고 심베르그는 상상력을 더해 ‘Amaranth 전설’을 기반으로 구성한 창작 이야기다
이 그림은 실제 그림을 해석하거나 미술치료,
감상 교육에 활용할 때 탁월한 서사적 배경이 되고 있다.
어느 날,
산간 마을에서 두 아이가 피를 흘리는 천사를 발견해 마을로 데려온다.
아이들은 천사를 정성껏 치료하지만,
어른들은 의심과 두려움에 휩싸여 그 존재를 '마녀'라 단정 짓는다.
결국, 천사는 오두막에 갇혀 화형을 당하고,
그 순간 하늘로 오르며 '피눈물과 저주'를 남긴다.
그 후 마을에는 전염병이 퍼지고, 두 아이만이 살아남는다.
천사가 남긴 피눈물 자리에 핀 꽃이 영원불멸의 꽃, '아마란스(Amaranth).'였다.
그 꽃을 달여 마시면 영생을 얻는다는 전설이 전해진다.
휴고 심베르그의 그림을 처음 마주했을 때,
나는 한동안 눈을 뗄 수가 없었다.
두 소년에게 들것에 실려 병든 채, 눈을 감고 있는 천사는 상징이라기보다 현실 같았고,
천국의 존재'라기보다 '인간적인 고통'의 형상이었다.'
천사는 상처를 입었고, 눈가에 붕대를 감은 채 침묵하고 있는 모습이었다.
두 명의 소년들은 말없이 그녀를 부축하며 걸으며, 표정 또한 굳게 굳어 발걸음조차 조심스럽게 느껴졌다.
누구 하나 울부짖지도 않고,
위로의 말을 건네지도 않는다.
대신 그들은
이 장면은 마치 치료자의 마음을 압축적으로 보여주는 듯했다.
치료사가 된다는 것은 단순히 병을 고치거나 조언을 건네는 사람이 되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고통 앞에서 도망치지 않고,
상처를 가진 존재의 눈을 마주 보는
'용기를 품은 사람'이라는 뜻이다.
우리는 흔히 상처받은 자를 돕는다고 말하지만,
실은 '함께 아파하는 일'이 먼저다.
치료사는 '괜찮아요'라는 말을 함부로 하지 않는다.
오히려 말없이 곁에 머물며,
상대가 자신의 고통을 스스로 마주할 수 있을 때까지 기다린다.
그림 속 소년들처럼.
또한 치료사들은 묻지 않는다.
이유를 따지지도 않는다.
대신 부축하고,
걷고,
함께 있어준다.
그것은 곧 '치료의 본질'이다.
어쩌면 천사는 바로 ‘상처받은 존재’를 상징한다.
신성하고 아름답지만, 때로는 쓰러지고 피 흘리고 무너진다.
치료사는 그 천사의 곁에서 말한다.
치료는 "손으로 고치는 기술"이기보다는 '눈으로 바라보는 태도'에서 시작된다.
아픔에 눈을 돌리지 않고, 고통의 얼굴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는 것.
거기에서부터 '치유는 시작'된다.
우리는 모두 각자의 방식으로
'상처 입은 천사'이고,
때로는 누군가의
'조용한 치료사'가 된다.
중요한 것은, 누구의 손을 잡고, 어떤 마음으로 동행하느냐이다.
휴고 심베르그의 천사는 오늘도 묻고 있는 듯했다.
어쩌면 우리 모두는 삶이라는 들판 위에서,
누군가의 상처 입은 천사가 되기도 하고,
또 누군가의 조용한 치료자가 되기도 한다.
도움이란, 거창한 무언가가 아니다.
그저 곁에 있는 일.
함께 걷는 일.
그리고, 묻지 않는 일이다.
나는 오늘 스스로에게 물어본다.
말없이 함께 걸어준 그 소년들처럼
나도 누군가의 무거운 하루에 가만히 손을 얹을 수 있는 사람이고 싶다.
오늘도 노래와 함께 소중한 아침을 시작한다.
https://suno.com/s/o5RornNSrx7feKdy
작사 : 콩새작가
작곡 : 수노
1절
작은 들꽃 하나 쥔 채로
눈을 감은 너의 곁에
말없이 걷는 이 길 위에서
나는 비로소 너를 봐
너의 날개는 젖어 있고
바람도 너를 피해 가지만
나는 너를 안고
숨소리조차 아끼며 걷네
[후렴]
그 자리에 머물러
아무 말도 하지 않아도
아픔을 마주할 용기만 있다면
우린 이미,
서로의 빛이 되어주고 있어
2절
세상의 소음 멀어지고
네 고요가 나를 흔들 때
나는 멀리서 손 내밀지 않고
그저 함께 있어주려 해
너의 눈물이 말해주는
그 상처의 깊은 의미를
나는 다 알지 못해도
외면하지는 않을게
[후렴]
그 자리에 머물러
눈을 맞추지 못하더라도
그저 곁에 있다는 그 진심이면
우린 이미,
서로를 감싸 안고 있는 거야
[브리지]
치유란 말은 참 멀지만
너의 숨결 곁에 남고 싶어
끝내 무너지지 않도록
너와 함께 걷고 싶어
[후렴(리프레인)]
그 자리에 머물러
말 대신 마음을 전해줘
아픔을 외면하지 않는 그 순간
우린 이미,
서로의 천사가 되어가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