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달을 둘러싼 어른의 시선

by 남궁인숙


하루를 마감할 무렵, 상담을 요청한 한 어머니를 기다리며 나는 어린이들의 세계가 얼마나 복잡하고 섬세한지 다시금 실감하게 되었다.


아이들의 감정은 단순하지 않고,

그 감정 뒤에는

언제나 어른의 말과 시선,

그리고 오해가 존재한다.


며칠 전, 하원길에 있었던 아주 짧은 장면 하나가 지안이 어머니의 마음에 깊은 상처를 남겼다.

"너, 하늘반 지안이니?"

이 말과 함께 건네진 세호할머니의 멘토스 과자 줄.

그리고 “세호랑 싸우지 말고 친하게 지내렴”이라는 말은 의도와는 다르게 지안이 어머니에게는 지안이를 문제아로 낙인찍은 듯한 인상을 남겼다.

지안이 어머니는 분노했고, 감정이 담긴 멘토스 과자를 담임교사에게 돌려보냈다.


우리는 이 장면에서 유아의 상호작용보다 더 복잡한 ‘어른의 감정’을 마주한다.

말의 의도와 수용 사이에는 언제나 해석의 간극이 존재하고,

그 간극은 때때로 어린아이 보다 어른에게서 더 깊은 파장을 일으킨다.

지안이 어머니의 감정이 담긴 반응 이후,

세호 어머니는 상담을 요청해 왔다.

“세호가 문제였던 걸까요?”

세호는 갓 등원한 지 한 달 된 아이다.

세호어머니 역시 낯선 환경에 적응하려 애쓰고 있었고,

그 불안은 아이의 행동 하나하나에 더 예민하게 반응하게 했다.

하원 후, 세호가 어린이집에서 지낸 이야기를 들려주면,

세호 어머니도 덩달아 아이와 함께 신입원아가 되어 '신입원아적응기'를 맞이한다.


우리는 함께 세호의 행동을 되짚었다.

세호는 7 세 답지 않게 사자성어 등을 자유롭게 구사하는 등 언어구사력이 뛰어났고, 지나가는 친구를 맥없이 '툭'치기도 했다.

자기가 흥미 있어하는 분야에는 놀라운 집중력을 보였지만, 대부분 활동에는 지루해하고, 누워있고, 적극적이지는 않았다.

'하지 말라'는 말에는 오히려 더 관심을 보였고, 친구들과는 논리적으로 따지기 좋아했다.


세호의 이런 모습은 나에게 낯설지 않았다.

나의 큰아들, 그리고 졸업한 수많은 호기심 많은 아이들이 떠올랐다.

'선생님이 하지 말라는 걸 꼭 해보던 아이'.

'무리 속 분위기 메이커지만 어떤 아이에겐 피곤한 친구'였던 그들.

우리는 세호의 발달적 특성을 공유하면서,

그것이 ‘문제’라기보다는 ‘성향’이고,

어떻게 다룰 것인가가 관건이라는 데에 공감했다.


아동 발달 심리학자 브론펜브레너의 생태학적 발달이론은 유아의 성장은 개인적 요인만이 아닌, 가족·교사·지역사회 등 다양한 층위의 환경과 상호작용 속에서 이루어진다고 본다.

이번 사례는 바로 그 ‘미시체계’에서의 오해가 ‘외부 시스템’으로까지 영향을 미치는 전형적인 예시였다.

한 어른의 말,

그 말을 들은 아이,

그것을 해석한 다른 어른.

그리고 그 감정의 교환은 다시 아이에게 되돌아온다.


어른의 말 한마디는,

때로 아이의 또 다른 하루를 정의 짓는다.


발달은 정답이 아닌 흐름이다.


우리는 자주 아이들을 ‘정상 발달’이라는 기준으로 평가한다.

그러나 아이들은 저마다 다른 리듬과 속도로 자란다.

특히 ‘호기심’‘집중력’,‘자기주장이 강한 아동은 종종 ‘튀는 아이’, ‘문제 유발자’로 오해받기도 한다.

그러나 그것은 문제라기보다 성향의 표현이며, 적절한 지도와 수용으로 잠재력으로 전환될 수 있다.


아이가 어른의 프레임에 맞춰야 하는 것이 아니라, 어른이 아이의 언어와 맥락을 읽는 연습을 더 많이 해야 한다.

감정은 메시지이고, 아이의 행동은 신호다.


세호 어머니는 상담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며 말했다.

원장님의 큰아들 이야기를 들으니, 마음이 많이 가벼워졌어요.”라고 하였다.

우리 아들이 들으면 무척 싫어할 것이다.

엄마는 또 나를 팔았냐고 하면서......


누군가의 경험은 누군가에게 위로가 된다.

아이를 이해하려는 시도는 곧 어른이 성장하는 계기이기도 하다.

어른들의 감정이 빚은 작은 오해가, 진심을 나누는 상담이라는 대화를 통해 다시 관계의 회복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사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우리가 배운 가장 중요한 교훈은 이것이다.


아이를 판단하지 말고, 관찰하자.


아이를 고치려 하지 말고, 이해하자.


이다.

오늘도 노래를 들으면서 아동의 발달을 기억해 본다.


https://suno.com/s/9OcwJtAwlyIcD8IN



조금씩 피어나는 우리


작사:콩새작가

작곡: 수노



1절

햇살 같은 네 웃음에

오늘 하루가 물들어

작은 말 한마디 속에도

마음이 스며드는 걸


괜찮아, 서툴러도 돼

우리 처음 만난 봄처럼

서로를 알아가는 지금

참 소중한 시간인 걸


[후렴]

조금씩 피어나는 마음

서로를 비추는 빛이 돼

엄마의 눈물, 선생님의 미소

아이의 웃음이 닿는 곳에


우리 함께 걷는 길 위에

사랑은 자라고 있어

조금씩, 아주 천천히

꽃이 되어 가는 중이야


2절

어제의 걱정은 흘려보내

오늘을 믿고 안아줘

멀리 돌아와도 괜찮아

우린 다시 만나니까


[후렴 반복]

조금씩 피어나는 마음

서로를 비추는 빛이 돼

엄마의 눈물, 선생님의 미소

아이의 웃음이 닿는 곳에


우리 함께 걷는 길 위에

사랑은 자라고 있어

조금씩, 아주 천천히

꽃이 되어 가는 중이야


[엔딩]

서로의 마음을 들어줄 때

세상은 조금 더 따뜻해져

작은 손을 잡고서

우리, 함께 걸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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