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째 날 아침, 호텔 조식을 마치고 향한 곳은 스톤베이 컨트리클럽.
맑게 갠 하늘 아래,
아침 이슬이 채 마르지 않은 그린 위에
발을 디디자 마음이 다시 즐겁다.
잔잔한 공기 속에서 스윙은 어제보다 더 조심스러웠고, 티샷 하나에도 숨을 고른다.
라운드 중간중간, 공보다 더 멀리 튀는 건 우리들의 웃음소리였다.
어제보다 한층 자연스러워진 친구들과의 호흡은 스코어보다 소중한 추억이었다.
9홀을 마치고 그늘집에서 시원한 맥주를 한 캔씩 마시고, 잠시 휴식을 취했다.
이곳은 오전 여름 햇빛이 따가웠다.
다시 나머지 9홀.
오후엔 바람도 시원하게 불어와,
햇살도 따갑지 않고 스윙도 전날보다는
가볍고 날렵했다.
조금씩 감이 잡히는 느낌이다.
어쩌면 이것이 골프의 중독성일지도 모르겠다.
숙소로 돌아와 간단히 씻은 뒤,
우리는 시내로 나가 마사지를 받았다.
마사지는 차분하게 2인 1실에서 진행되었다.
우아한 손끝의 테라피스트가 정성스레 눌러주는 지압에, 고단했던 하루가 조용히 스러지고,
몸은 마치 따뜻한 물에 잠긴 듯 부드럽게 이완되었다.
우리는 마사지를 받으며 누워있는 내내 무슨 그렇게 재미있는 이야깃거리가 많은지
웃음이 끊이질 않았다
Les Légendes R Bordeaux 2022,
카베르네 소비뇽, 진한 루비색, 부드럽고 균형 잡힌 탄닌, 과실 향이 풍부하고,
산도도 적당히 있는 오늘의 테이블에서 라피트 로쉴드의 손끝에서
태어난 와인 한 잔의
여유를 만끽할 수 있었다.
동행한 여인의 친구가 여행사 대표라는 인연 덕분에, 오늘 밤 우리는 특별한 와인으로 대접받았다.
해산물 정식이 정갈하게 차려졌고,
잔을 부딪히는 소리와 함께 여행의 저녁은
한층 더 풍요로워졌다.
저녁 식사를 마친 뒤,
다시 호텔로 돌아오는 길.
피로가 몰려올 법한 시간이었지만
피곤함보다 내일이 마지막이라는 사실이 아쉬워진다.
여행은,
꼭 대단한 장소를 가야 완성되는 게 아니었다.
이렇게 웃고, 걷고, 어깨를 나란히 한 채
하루를 함께 보낸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아름다운 기억이다.
https://suno.com/s/5XZweqgDxZnISRII
작사 :콩새작가
작곡: 수노
1절
조금은 이른 아침
햇살보다 먼저 깨어
바람 타고 걷는 골프장엔
이슬 젖은 풀잎 소리
티샷 하나에 웃고
퍼팅 앞에 숨을 고르고
너와 나 사이의 거리도
조금씩 좁혀졌지
라라라 웃음이 번지고
홀마다 이야기가 피어나
공보다 더 멀리 날아간 건
우리의 마음이었지
그린 위에 남긴 하루는
참 예뻤어, 잊지 못할 만큼
2절
9홀 지나 잠시 쉬던 그 순간
시원한 맥주 한 모금
잔디 위에 앉아
마음도 풀어지더라
해는 기울고
바람은 더 부드러워
어제보다 잘 맞는 샷처럼
우린 더 가까워졌어
라라라 웃음이 번지고
마사지를 받으며 눈 감아
어디서 그렇게 재밌는지
여섯 여자의 깔깔깔
피로보다 컸던 그 마음
충분했어, 그게 여행이야
돌아오는 밤길
차창 너머 별이 웃고
한 걸음 한 순간마다
기억은 노래가 되지
그린 위에 피어난 우정
바람결 따라 오래오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