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쁜 부자

by 남궁인숙


부자라고 해서 모두가 아름답진 않다.

돈이 많다고 다 품위가 있는 것도 아니다.

나는 가끔, '예쁜 부자'라는 단어를 떠올린다.

단정한 말투, 자연스러운 태도, 사람을 불편하게 하지 않는 여유.

그들의 재산보다 인상적인 건,

그 부를 다루는 방식이다.


'예쁜 부자'에게는 공통점이 있다.

돈이 삶의 전부가 아니라는 걸 안다.

그리고 돈이 삶을 얼마나 망칠 수 있는지도 경험적으로 알고 있다.

그래서 그들은 ‘소유’보다 ‘운용’중요하게 여긴다.

어디에 쓰느냐가 곧 그 사람의 철학이 된다.


모임에서 만난 아주 부유한 여성 CEO가 있다.

말투는 느렸고, 옷차림은 과하지 않았다.

그러나 한 마디, 한 마디가 참 맑고 깊었다.

“좋은 옷은 많지만, 오래 입는 옷이 좋은 옷이더라고요.”


그녀는 비건 가죽을 쓰는 브랜드를 운영하며, 수익의 일정 비율을 미혼모들을 위해 장학금으로 기부를 한다.

자신을 드러내며 자랑하지도 않으며,

화려하지 않아도 우아하고, 멋졌고,

묘하게 신뢰가 가는 사람이었다.

그건 단순히 ‘돈’이 아니라,

'삶의 태도'에서 오는 것이었다.


예쁜 부자는 ‘드러냄’보다 ‘배려’를 먼저 한다.

말을 아끼고, 상대의 입장을 이해하며,

무언가를 줄 때는 받는 이의 자존심을 상하게 하지 않는다.

그래서 그들은 늘 ‘함께’라는 인상을 준다.

혼자 잘난 사람이 아니라,

곁에 있고 싶은 사람이다.


그런 사람은 오래도록 기억에 남는다.

그들은 ‘부자’이기 전에,

사람으로서 멋지다.


한 때, 나도 그런 부자가 되고 싶었다.

돈을 모으는 것보다,

내가 가진 것을 어떻게 흘려보낼 수 있을지 고민하며,

예쁘게 나이 들어가는 사람이 되고자 했다.

'은행 계좌'보다 '마음의 잔고'가 풍요로운 사람.

그게 내가 닮고 싶은 진짜 부자의 모습이었다.


그러나 현재의 나는 '예쁜 부자'는 못되었고,

식충이처럼 '예쁜 소비'만 하고 있다.

식충이처럼 '예쁜 소비'만 하고 있다.

ㅠㅠㅠ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