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앞에는 침묵과 낡은 오렌지 같은 전등 빛,
그게 다지만 상상해본다.
얕은 냇물이 흐르고 있다고
나는 쪼그리고 앉아 그 투명한 흐름을 바다보다
손을 집어넣는다.
시내 바닥에 쌓인 하얀 모래를 건져 올리듯
허공에다 유자U를 그려본다.
내가 건져 올린 건 무엇일까?
시간일까?
두 번째 상상.
이제 내 손은 구멍 숭숭 채반이 되었다.
조금 전까지 이 채반에는 깨끗이 손질된 상추가 담겨 있었다. 상추는 옮겨지고 깨알 같은 물방울만 남았다.
물기를 털어볼 심산으로 채반을,
내 손을 털어본다.
쥐고 있던 것을 놓기라도 하듯 그렇게.
손에서 빠져나간 건 무엇일까?
시간일까?
흩뿌려도 좋을 시간을 내가 소유하고 있었을까.
내가 시간을 버렸다는 걸 증명할 수 있다면?
여기, 증거를 남긴다.
한줌의 시간을 박제했다.
시각 예술,
테마는 무려 시간.
시간.
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