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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빅피쉬 Apr 19. 2022

시간時間

시각 예술해볼까

내 앞에는 침묵과 낡은 오렌지 같은 전등 빛,

그게 다지만 상상해본다.

얕은 냇물이 흐르고 있다고

나는  쪼그리고 앉아 그 투명한 흐름을 바다보다

손을 집어넣는다.

시내 바닥에 쌓인 하얀 모래를 건져 올리듯

허공에다 유자U를 그려본다.

내가 건져 올린 건 무엇일까?

시간일까?

두 번째 상상.

이제 내 손은 구멍 숭숭 채반이 되었다.

조금 전까지 이 채반에는 깨끗이 손질된 상추가 담겨 있었다. 상추는 옮겨지고 깨알 같은 물방울만 남았다.

물기를 털어볼 심산으로 채반을,

내 손을 털어본다.

쥐고 있던 것을 기라도 하듯 그렇게.

손에서 빠져나간 건 무엇일까?

시간일까?

흩뿌려도 좋을 시간을 내가 소유하고 있었을까.

내가 시간을 버렸다는 걸 증명할 수 있다면?

여기, 증거를 남긴다.

한줌의 시간을 박제했다.

시각 예술,

테마는 무려 시간.

시간.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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