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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빅피쉬 Dec 24. 2022

오늘 한 일

메리 크리스마스

두 가지  할 일이 있었다. 미용실에 가는 것과 걷기.

20분이면 갈 수 있는 미용실을 50분을  걸어 도착했다.

돌고 돌아 커다란 이 빠진 원을 그리며 걸었다.

걸으며 뭘 했냐면

빙판길이 많아 넘어지지 않기 위해 조심했고

신도시를 채워가는 새 간판을 구경했다.

생각은, 하지 않았다.

철학이나 미래, 정치, 아이들은 잊었다.

걷는 중이었으니까.

미용사가 가려움이 심한 내 두피에 풍성한 거품을 내 정성껏 빗질을 하는 동안 나는 이 추운 날씨에 굳이

먼 길을 돌아왔다는 얘기를 했다.

-운동을 정말 좋아하시나 봐요.

-아니 그게 아니고..

나는 얼버무렸다.

미용사 30분째 빗질을 하는 동안 나는 눈을 감고 생각에 잠겼다. 무슨 생각을 했냐면

이런, 목이 넘어갔다.

-제가 잤나요?

-아까부터요.

-아닌데, 난 생각하고 있었는데.

-무슨 생각이요?

-그게...

이번에도 얼버무렸다.


운이 좋게도 토요일에 많이 걸었다. 생각은 덜 했다.

(게다가 두피가 시원하다.)

감사하다.

모두에게 메리 크리스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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