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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휴스꾸 Jul 15. 2022

가품 속 진품을 찾는 안목

인터뷰어 알라 / 포토 둔재



* 성균관대학교 박물관 지요환 학예사와의 인터뷰입니다.


 

대학시절에는 어떤 공부를 하셨나요?

 

 지금은 학예사로 일하고 있지만원래 꿈은 소설가였어요 쓰는 사람이 되고 싶었는데 너무 쟁쟁한 분들이 많은 거예요제가  대학에 입학했을  한창 젊은이들의 어떤 열망을 일으키는 소설가들이 활동했을 때였거든요김영하 작가나 김애란 작가처럼 이름만 들어도 알만한 분들저도 그때 문학 공부를 많이 했던  같아요소설도 많이 읽고 영화도 많이 보고 유명한 평론들을 찾아 읽어보기도 했죠그런 이력들이 연구하거나 전시를 기획할  많은 도움이 되는  같아요.

 

 문학을 공부하면서 소설을 쓰다 보니 창작의 영감이 내재적일 때도 있지만 역사와 관련한 외부적인 정보가 많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소재거리를 찾다 보니 조선시대에 흥미로운 이야기들이 많더라고요. 자연스럽게 역사에 관심을 갖게 되면서 역사학을 함께 공부하기 시작했어요그리고 조선 전기 정치와 대외관계를 공부하며 박사과정을 수료한 후에 지금에 이르게 되었습니다

 

 소설도 꾸준히 써오다가 2013 즈음에는 성대문학상에 제가  소설을   내본 적도 있어요제목은 <주일엔 치킨>이었습니다. 심사평은 그렇게 좋지 않았던  같지만 당선이 되었어요우수상을 받았던 기억이 나네요. (웃음)

 


성균관대학교 박물관에 대해 소개와 전시 과정에 대한 설명 부탁드려요.

 

 성균관대학교 박물관이 처음부터 600주년 기념관에 있었던  아니에요. 1960년대 즈음 개관했을 때는 예전 중앙도서관 5층에 조그맣게 자리 잡고 있었는데2000년에 기념관 지하 1층으로 전보다   규모로 이전했죠

 

 우리 학교 박물관에서 전시를 새롭게 기획할 때는 어떤 메시지나 문제의식을 던져줄  있느냐 중시돼요쉽게 말하면 머리를 약간 아프게 해주는 전시라고 할까요이번에도 <감식안>이라는 특별 전시가 열리고 있는데감식안은 진위를 따지는 어떤 시선과 안목이잖아요최근 저작권 관련 이슈가 불거지고 예술품이 시장에서 많이 거래되는 일들을 보면서 전시기획과 연결 지을  있다고 생각했어요.

 

 전시는 당대의 컬렉터이자 서예가였던 위창 오세창에 초점을 맞췄어요. 진짜와 가짜를 구분해내는 사람은 결국 진짜를 많이  사람이다라는 생각에서 시작된 거예요오세창 지인들이 모두 감식안을 논할  들어가는 기준작을 창작한 사람들이거든요그러니  역시도 기준작을 많이  수밖에 없었고감식안을 갖추게  거죠.

 

 

성균관대학교에 애정을 가지게 되는 순간이 있나요?


 출근할  지름길로 걸어 올라오면서 성균관의 사계절 모습 너무 괜찮다는 생각이 들어요가을날 은행나무의 잎들이 노랗게 물들어 있다면 봄날 명륜당 옆에는 명자나무가 붉고 예쁘게 피어있거든요그런 풍경을 담고 있는 성균관을 지켜보면서 학교에 대해 애정을 많이 느껴요어떻게 보면 성균관이라는 장소를 끼고 있잖아요이것 자체도 제가 느낄 때는 우리 학교가 가진 최고의 장점이라고 생각해요.

 

 그리고 공부하는 입장에서는 지적인 네트워크가  구축되어 있다는 점이 좋아요특히 역사와 관련해서는 다양한 학과가 있거든요사학과유학동양학과 그리고 동아시아학술원에서 여러 강의가 열려요동아시아와 관련된 강의를 들으면서 제가 은혜를 많이 입었다고 생각하기도 하고 학교에 적을 두고 있는  자랑스럽기도 합니다.



박물관에 방문하신 손님 중에서 특별히 기억에 남는 분이 있나요? 

 

 있어요. 원래 박물관에서 문화 체험 행사를 매달 한 번씩 정기적으로 진행했거든요. 코로나바이러스가 유행하기 전에요. 그때 자연과학분야의 학문을 연구하시는 어떤 교수님께서 항상 행사에도 참여하시고 전시회에도 꾸준히 오셨어요. 예술이나 인문학을 전공하지 않으셨는데, 작품에 조예가 굉장히 깊으시고 질문도 많이 해주시더라고요. 여러 질문을 던지실 때마다 제가 잘 답변해 드릴 수 있는 것들도 있었지만, 스스로 답변이 좀 만족스럽지 못한 것들도 있었어요. 그래서 저도 교수님께서 오실 때마다 더 긴장하고 준비하면서 공부했어요. 좋은 영향을 주신 것 같아요. 



박물관을 좀 더 재미있게 즐기는 방법이 있을까요? 

 

 이건 개인적인 생각인데 그냥 쓱 눈으로 봤을 때 만족스러운 작품을 즐겁게 구경하면 되는 것 같아요. 참고서 한 권을 살 때도 표지 색깔이나 종이의 질감을 중요시하면서 고르는 것처럼 말이죠. 감각적으로 만족스러우면 그때부터 그 작품에 대한 호기심이 발동하게 되잖아요.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관심을 가진 작품에 관해 공부해봐도 좋겠죠. 그래서 사실 전시가 만족스럽지 않거나 별로다 싶으면 과감하게 박물관에서 나와버리는 것도 맞는 것 같아요.

 

 아니면 정반대의 방법도 있어요. 저희가 영화를 볼 때 예고편도 미리 보고 배우와 감독의 인터뷰를 잘 찾아보잖아요. 어떤 전시가 열린다고 했을 때 관련 작가와 작품을 좀 찾아보고 박물관에 가는 것도 재밌게 즐기는 방법이 아닐까 생각해요. 




인터뷰어 알라 / 포토그래퍼 둔재

2021. 04. 08. 지요환님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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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umans of skku]
휴스꾸(Humans of skku)는 2013년부터 성균관대학교의 교수, 직원, 학생과 근처 상권까지 인터뷰 대상을 늘려가고 있습니다. 장문의 인터뷰 본문, 깊이 있는 사진과 휴스꾸를 꾸려나가는 운영진의 이야기까지 다채로운 휴스꾸의 모습을 담아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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