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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휴스꾸 Sep 06. 2023

게릴라 인터뷰: 우리들의 여모조모

인터뷰어 또트, 숩, 아뵤, 현수 / 포토그래퍼 구름, 풀잎



* 세 번째 특집 인터뷰 <우리들의 여모조모>는 게릴라 인터뷰로, 여름의 요런 면, 조런 면에 대한 성균인들의 이야기를 다룬 특집입니다. 여름의 끄트머리에 전하는 게릴라 인터뷰를 통해 얼마 남지 않은 여름의 싱그러움을 꽉 껴안아 보는 건 어떠신가요. 선선한 바람이 불어올 때쯤 아쉬움 없이 여름을 보내줄 수 있도록, 마음껏 즐겨주시길 바랍니다.





 

여름 하면 떠오르는 음료가 있나요?


은채) 저는 포카리스웨트요. 원래 포카리스웨트를 안 좋아했는데, 여름농활 갔을 때 마셨더니 너무 맛있더라고요. 그래서 여름에 각인된 음료수예요.


채현) 닥터페퍼요. 첫 입이 콜라인 줄 알았는데 끝에 체리가 약간 불쾌하게 남는 게 좀 매력적인 거 같아요.


주형) 요새 피치 아메리카노에 빠졌어요. 수선관 말고도 여기 중도(중앙학술정보관)에도 팔아요. 아메리카노만 먹으면 너무 써서, 달달한 게 당길 때 자주 마셔요.




상영) 모구모구요. 리치 맛을 좋아해요. 일주일에 한두 번 찾아 마시는 것 같아요. 딱히 특별한 이유는 없는데, 편의점에 가서 시원한 음료 찾다 보면 결국 모구모구를 찾게 되더라고요.


선경) 복숭아 주스요. 제가 과일을 되게 좋아하는데 여름 과일에서도 복숭아를 좋아하거든요. 저는 복숭아의 맛보다 발음에 처음 꽂혔어요. 처음에 먹는 건 그렇게 안 좋아했는데 '복숭아'라고 이름을 얘기할 때 그 어감이 좋더라고요. 그래서 그냥 먹다 보니 맛도 괜찮고, 털이 달린 과일이 잘 없잖아요. 되게 특이하다 하면서 빠져들게 된 것 같아요.






여름 하면 생각나는 노래가 있다면요?


연경) 저는 간단해요. The volunteers Summer’ 요. 일단 그 노래를 들으면 '여름이었다.'라는 말을 표방하는 듯한 느낌이라서 되게 좋아합니다.


루이) 저는 요즘 오마이걸의 ‘여름이 들려’가 좋더라고요. 가사가 되게 상큼한 것 같고, 멜로디 자체가 불쾌한 여름보다는 신나는 여름을 잘 표현한 것 같아서 즐겨 들어요.




선)  지금은 많이 안 들어도 아직도 여름 하면 씨스타 노래 같은 신나고 청량한 노래들이 생각나는 것 같아요.


채현) 방금도 들었는데 테일러 스위프트의 ‘Cruel Summer’ 요. 알게 된 지는 며칠 안 됐는데 이 노래를 듣고 걸으니까 매미 소리도, 여름도 미화되는 것 같아요.




 


그리운 여름의 한 장면이 있나요?


연경) 동네 공원에 있는 분수대에서 물이 쏟아져 나오잖아요. 어렸을 때 거기에서 뛰어놀았던 기억이 떠올라요.


루이) 안 좋은 기억이긴 한데요. 작년 여름에 알바하는 곳에서 동료랑 같이 배스킨라빈스를 먹으러 갔는데 엄청 더운 날씨였어요. 그거를 안에서 먹고 갔어야 했는데 그냥 들고 나와버린 거예요. 그때 비도 와서 아이스크림이 다 녹고, 비랑 섞여서 거의 못 먹었어요. (웃음)


채현) 초등학생 때는 평상에서 시간을 많이 보냈던 것 같아요. 어렸을 때 친구들이랑 박카스, 포카리스웨트, 얼음컵 사서 찜질방 바이브로 섞어 마시고 배달시켜 먹고, 그랬던 것들이 문득 기억나네요. 요새는 거기 있으면 쪄 죽으니까, 바깥 평상에서 누워있을 수 없는 게 아쉬운 것 같아요.




상영) 어릴 때 가족끼리 워터파크를 갔는데, 그 기억은 한 10년이 지나도 안 잊히는 것 같아요. 특별한 추억이랄 건 없지만 제 기억 속에 온전히 남아 있는 첫 워터파크예요. 그때 막 웃고 떠들던 장면들이 뇌리에 계속 남아있는 것 같아요. 초등학교 2학년 정도 됐을 때였는데, 잔잔한 파도가 치는 풀에서 핸들 같은 게 달린 어린이용 튜브를 하고 엄마랑 웃으면서 삥- 돌던 장면이 기억나요.


수빈) 어렸을 때 가족이랑 해변을 산책하는데, 되게 큰 골든 레트리버가 있었어요. 그 강아지를 만지고 있었는데 갑자기 제 얼굴을 핥아서 울었거든요. 8살 정도로 한참 어릴 때였는데 그게 제일 크게 기억에 남아요. 그땐 안 좋은 기억이었는데 지금은 좋은 것도 같아요.




선경) 제가 일주일 전인가, 제주도에 혼자 갔다 왔어요. 그때 협재에서만 나오는 맥주를 마시면서 협재 바다를 봤는데, 그게 제일 기억에 남더라고요. 혼자 뭔가 호젓한 분위기? 다른 사람들은 다들 가족 단위로 오고 여자친구, 남자친구랑 오는데 저는 혼자 가서 조용하게 있으니까 되게 좋더라고요.


완전 태양이 작열하는 시간대에 가서 파라솔 밑에 있었는데 더워도 좋았어요. 여름을 진짜 좋아하거든요. 제가 낮이 긴 거를 좋아하기도 하고 여름에는 언제든지 한강 같은 데 가서 맥주 한 캔 할 수 있으니까, 그런 분위기를 좋아하는 것 같아요. 여름 냄새라고 해야 하나. 습기가 머금어진 풀 냄새, 그런 것도 좋고.




 


여름을 한 단어로 표현하자면, 어떤 것이 있을까요?


연경) ‘낭만’. 더워도 재밌고, 더워도 놀러 가고, 더워도 수영하러 가고, 더운 맛에 놀죠.


루이) 일단 더움이랑 과일, 아이스크림, 사랑, 파란 하늘.  


선) 여름은 ‘기회’인 것 같아요. 봄에 1학기가 끝나면 제가 학교에서 했던 거를 활용해서 공모전을 할 수도, 학회를 할 수도 있으니까요. 뭔가 자신을 재정비하는 기회이지 않을까 싶어요. 이번에 처음으로 공모전을 해봤는데 운이 좋게도 서류에 붙어서 이번 주 금요일 결선 발표를 준비하고 있거든요. 저한테 이번 여름이 그런 기회였던 것 같아요.  




채현) ‘주전자’?

저희 집은 집안사람들이 좋아하니까 보리차를 물 대신으로 많이 먹어요. 그런데 보리차를 끓이는 게 되게 덥고 힘들거든요. 그렇지만 저희 집에서는 필수 불가결한 존재여서 여름도 (주전자와) 비슷한 거 같아요. 사계절 중에 제일 길어서 짜증 나는 순간이 많지만, 그때 되면 계곡도 갈 수 있고 나름의 좋은 점이 있으니까요.


주형) ‘1년의 반환점’이라고 해야 할까요? 여름이 한 8월까지니까, 여름이 끝나고 나면 갑자기 1년이 얼마 남지 않은 것 같이 느껴져요. ‘벌써 이만큼 지났네.’ 그런 생각이 드는 것 같아요. ‘한 게 없는데 벌써?’ 이런 생각도 들고.




인터뷰어 또트, 숩, 아뵤, 현수 / 포토그래퍼 구름, 풀잎

2023.08.16, 18 게릴라 인터뷰: 우리들의 여모조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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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umans of skku]
휴스꾸(Humans of skku)는 2013년부터 성균관대학교의 교수, 직원, 학생과 근처 상권까지 인터뷰 대상을 늘려가고 있습니다. 장문의 인터뷰 본문, 깊이 있는 사진과 휴스꾸를 꾸려나가는 운영진의 이야기까지 다채로운 휴스꾸의 모습을 담아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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