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휴스꾸 Aug 15. 2022

[휴스꾸 요모조모] 우렁찬 비를 보면 생각나는 것

비는 불쑥 찾아오는 낯선 손님


<휴스꾸의 요모조모> 운영진들의 지극히 개인적인 이야기를 담은 한 줄 형식의 콘텐츠입니다.

휴스꾸의 다양한 취향을 함께 나눈다면 저희의 인터뷰를 더욱 깊이 있는 시선으로 이해할 수 있을 겁니다.






세 번째 휴스꾸 요모조모는 휴스꾸 운영진이 우렁찬 비를 보면 생각나는 것을 알아보려 해요. 지난 주에는 갑작스러운 폭우가 중부 지역을 덮쳐 크고 작은 사고가 나기도 했죠. 집에서 비를 맞이한 사람도 있고, 길거리에서 쫄딱 젖는 것으로 소나기를 알게 됐을 수도 있어요. 이번 주에는 그런 소나기를 보면 가장 먼저 머리에 떠오르는 것을 공유해보고자 합니다.



데이 | 예전에는 비오는 날이 마냥 싫었어요. 해가 쨍쨍한 맑은 날만 편애했죠. 그런데 올 여름에는 비 오는 날이 은근히 기다려 지더라고요. 비 오는 날 가만히 비를 보고 있는 것만큼 마음이 차분해지는 일은 없는 것 같아요. 물론 입고 나간 옷이 다 젖도록 비 속을 돌아다니는 일은 또 신나는 일이지만요!


봄봄 | 그냥 비가 아니라 우렁차게 쏟아지는 비를 보면, 언젠가 꼭 한 번은 나가서 시원하게 비를 맞으면서 뛰어놀고 싶어요. 비가 피부를 두들기는걸 느끼며 모든 걸 내려놓고 미친듯이요!! 그런데 아직은 용기가 안나네요. 김뜻돌-비 오는 거리에서 춤을 추자 를 들으면서 용기를 낼까 말까 꿈을 꿔요.


아뵤 | 비를 좋아하는 친구들을 생각해요. 산책을 나갔을까? 오늘 기분이 좋을까? 궁금해하면서.


알라 | 뭘 먹을지 고민해요.. 따뜻한 국물음식이나 부침개!! 글구 밖에 들고나갈 우산을 고릅니다. 오늘은 긴우산 아니면 짧은우산?


윪 | 빗소리 bgm 삼아 편한 의자에 기대누워 커피(, 추우면 핫초코) 마시며 책 읽는 오랜 로망이자 습관. 그러다 졸리면 낮잠. 일어나선 부침개 먹기.


은빛 | 비 오는 날엔 내 몸이 잘 살아있구나, 느껴요. 온 감각이 깨어나거든요. 풀냄새, 시린 물기, 빗물 떨구는 소리. 감각에 혼자 침잠할 때도 있지만 가끔 누군가와 나누고 싶어져요. 몸의 감각을 아는 사람과 빗속에서 아무 말 않고 있어도 행복해요. 가벼운 알코올까지 곁들이면 금상첨화지요 @-@


졔졔 | 중학교 때 비 맞으면서 친구들이랑 축구했던 때가 떠올라요. 비가 많이 오는데도 교내 여자축구대회 나간다고 친구들이랑 다 같이 운동장에서 열심히 연습했거든요. 심지어 우승도 했답니다. 그래서 원래 비 오면 습해서 싫어하지만, 그때의 추억만 생각하면 우렁찬 비도 가끔은 좋아져요!


찌미 | 락페스티벌에 갔을 때가 떠올라요. 공연 도중 갑자기 비가 쏟아졌는데, 어두운 밤하늘 조명 빛 사이로 보이는 비와 그 아래에 사람들의 모습이 너무 인상적이었어요. 사람들과 함께 저도 열렬히 뛰놀고 즐기고 있다는 게 무척 행복했어요.


칠칠 | 모래와 흙이 잔뜩 묻은 샌들. 발목이 약해서 샌들이 소나기에 젖으면 발목을 자주 접지르는데, 그럴 때마다 샌들에 흙이 잔뜩 묻어요. 흙 묻은 신발을 보면 발목이 어째 시큰거리는 것 같기도 하고...?


콩알 | 이번에 새로 장만한 아주 귀여운 진녹색 레인부츠를 신을 생각에 설레어요! 그런데 비만 오면 꼬불랑거리는 제 곱슬 머리를 생각하면 다시 슬퍼져요...


필재 | 비 오면 관절이 불편해서 심하면 앉아있기도 힘듭니다.


하치 | 정말로 비가 '오는' 것 같다는 생각을 해요. 비가 온다. 자주 쓰는 말인데도 곰곰이 생각해보면 신기하거든요. 고개를 들어서 하늘을 보면 정말 비가 나에게로 오고 있다는 느낌이 들어요. 가랑비처럼 얇게 내리는 비보다 더 강하고 확실하게요.


호호 | 비가 갠 후를 기대해요. 사진이 예쁘게 잘 나오거든요. 맑은 날은 색이 끈적거리는데 비에 젖으면 투명하고 맑아져요. 비가 그친 저녁 노을도 좋아해요.


또트 | 빗방울 가득 맺힌 버스 창문이 생각나요. 그리고 창문 너머 어렴풋이 번져 보이는 빨간 빛의 후미등과 형형색색의 우산들도요. 빗방울로 덮인 창은 바깥 모습을 그대로 보여주지 않기 때문인지, 많은 생각과 질문을 던져주는 것 같아요. 물론 맑은 날의 깨끗한 창문으로 바깥 세상을 구경하는 일도 즐겁지만요!




비를 보면 가장 먼저 생각나는 건 어쩌면 우산일지도 모릅니다. 우산을 누군가와 함께 나눠 쓰던 추억, 우산을 공유한 이의 어깨가 나의 어깨와 함께 젖어드는 추억, 우산 아래서 듣는 빗소리에 가던 길을 멈추고 집중해 귀기울인 추억...


우산 하나로도 이렇게 다양한 추억을 떠올릴 수 있는데, 빗 속에는 얼마나 더 다채로운 기억이 숨어 있을까요?


오늘, 지나간 비구름과 다가올 비구름을 상상하며 빗방울에 담길 나와 이웃의 추억을 생각해봐요.




<휴스꾸의 요모조모>

소나기를 보면 생각나는 것 | 인터뷰어 칠칠






*휴스꾸를 더 자세히 알고 싶다면?

-휴스꾸 인스타그램

-휴스꾸 페이스북 페이지


[Humans of skku]
휴스꾸(Humans of skku)는 2013년부터 성균관대학교의 교수, 직원, 학생과 근처 상권까지 인터뷰 대상을 늘려가고 있습니다. 장문의 인터뷰 본문, 깊이 있는 사진과 휴스꾸를 꾸려나가는 운영진의 이야기까지 다채로운 휴스꾸의 모습을 담아내려 합니다.
작가의 이전글 [휴스꾸 요모조모] 무더운 여름날, 가장 더웠던 순간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