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다 한 말은 여기 두고: 휴스꾸 대나무숲(자랑 편)

대나무숲팀 백지, 수수, 영랑, 조아

by 휴스꾸


휴스꾸의 여름방학 특집 인터뷰, 그 첫 번째 주제

[못다 한 말은 여기 두고: 휴스꾸 대나무숲]의 2주차 인터뷰입니다.

지난 인터뷰, ‘아쉬움’ 편은 마음에 드셨을까요.

어느새 2025년의 계절을 두 번 보내고

우리는 여름의 끝을 향해 달려가고 있습니다.

여름이란 계절은 무언가 특별하게 느껴질 때가 많지만,

그 반짝임은 가을을 맞으며 무색하게 되기도 합니다.

그래서 2주차에는, 그동안 여러분을 반짝인 ‘자랑’을 나눠보고자 합니다.

차마 말하지 못했던 자랑을 휴스꾸 대나무숲에 기록하여 기억하고, 2025년 하반기를 잘 시작하셨으면 좋겠습니다.

귀한 답변 나눠주신 구독자분들께 감사 인사 전합니다.


두 편의 인터뷰가 함께 수록되어있습니다. 모쪼록 끝까지 재밌게 읽어주시길 바랍니다.


* 서현과의 인터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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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상반기, 차마 말하지 못했던 나의 자랑거리가 있다면?


지난 학기, 제 일에서 최대한의 능력을 발휘하고 많은 사람에게 인정받았어요. 타인의 평가가 만족의 기준이 되면 안 되겠지만, 그래도 많은 사람이 보는 걸 만드는 만큼 기분이 너무 좋더라고요!



최대한의 능력을 발휘하기까지 어떤 노력이 있었는지 궁금해요.


기획 단계에서는 조금이라도 새로운 요소를 넣어서 재미를 살리려고 노력했어요. 매일 몇 시간씩 회의하던 시기가 있었는데, 회의 일정이 잡히면 그 순간부터 마음이 조여오더라고요. 계속해서 새로운 아이디어를 짜내야 하니까요. 그래도 차근차근 준비해 둔 덕분에, 막상 촬영에 들어갔을 때 훨씬 수월하게 진행할 수 있었어요.


촬영할 때는 렌즈나 조명 같은 장비를 적극적으로 사용했어요. 전문가 수준은 아니다 보니 유튜브 영상을 참고해 적당한 제품을 찾고 사용법을 익혔어요. 한여름에 무거운 장비를 옮겨 다니는 게 쉽지는 않았지만, 결과물의 퀄리티를 보니 ‘타협하지 않길 잘했다’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편집 단계에서는 정말 세세한 부분까지 신경 썼어요. 맞춤법이나 띄어쓰기는 기본이고, 음향과 색감까지 하나하나 조정했죠. 누군가는 너무 집착하지 말라고 하지만, 저한테는 그게 자기만족이에요. 완성본을 다시 봤을 때 조금이라도 마음에 걸리면 ‘그때 저거까지 고칠걸’ 하는 미련이 오래 남거든요.



어떤 콘텐츠를 만드셨나요?


완성도 있는 작업을 해보고 싶어서 교내 홍보팀에서 유튜브 토크쇼를 만들었고, 기획 의도나 주제에 대한 제약 없이 작업하고 싶어서 영상 제작 연합 동아리에 들어가 스튜디오 예능도 찍어봤어요. 또, 누가 짜 준 팀이 아니라 내가 직접 꾸린 팀원들과 자발적으로 작업해 보고 싶어서 영상 공모전에도 도전했어요.


이번 학기에 여러 단체에 속해 정말 다양한 영상 콘텐츠를 만들었네요. 교환학생 때 '조금이라도 하면 1만큼은 되는데, 고민만 하다가 안 해버리면 0이다'라는 걸 배웠거든요. 안 해놓고 후회하지 말자는 생각이었는데 오히려 너무 많은 걸 한 번에 하다 보니 버거워서 후회되기도 했지만, 결국엔 많이 성장한 상반기를 보낸 것 같아요.



콘텐츠를 제작하면서 어떤 부분에서 매력을 느끼시나요?
그리고 그 과정에서 기억에 남는 반응이나 피드백이 있었나요?


일과 학기를 병행하다 보니, 체력적으로도 정신적으로도 정말 힘들었어요. '조금만 더 버티자'라는 마음으로 학기가 어서 끝나길 바랐어요. 그런데 막상 내가 만든 콘텐츠가 세상에 공개되고, 친구들에게 좋은 반응을 들으면 그동안의 힘든 순간들이 한꺼번에 다 날아가더라고요. 제가 신경 썼던 포인트를 하나하나 알아주고, 살짝 부끄러울 정도로 큰 칭찬을 받기도 했어요. ‘이 부분이 특히 센스 있다’, ‘퀄리티가 남다르다’, ‘서현이가 만든 다른 영상도 보고 싶다’ 같은 말들이요. 언제는 ‘다른 사람 월급까지 받아야 한다’거나, ‘라이온 킹처럼 서현이를 들고 캠퍼스를 돌아다니고 싶다’라는 농담까지 들었어요. (웃음)


물론, 다른 사람의 칭찬과 인정에 크게 기뻐하는 만큼, 그런 긍정적인 피드백이 없으면 실망하기도 쉽잖아요. 그래서 ‘일할 동기가 타인의 반응에 좌우되는 건 단점일 수도 있겠다’ 싶었죠. 그때부터 ‘내 마음에 들어서 니 마음에 안 들어도 돼’라는 짤을 마음속에 품고, 실제로 그렇게 마인드로 조금씩 변하기도 했어요.


그래도 좋은 결과물을 만들었을 때, 타인의 칭찬과 긍정적인 반응을 들을 수 있다는 건 여전히 큰 매력이에요. 결국 콘텐츠라는 건 많은 사람들에게 보이고, 또 영향을 주기 위해 만드는 거잖아요. 내가 만든 작업물이 누군가에게 닿아 다양한 반응을 끌어낼 때 가장 큰 보람을 느끼곤 해요.



서현님이 콘텐츠에 담고 싶은 주제를 한 단어로 표현하자면?


‘웃음’이요. 요즘은 국내외를 막론하고 정치·사회적으로 다양한 이슈가 끊임없이 발생하잖아요. 그러다 보면 ‘웃음을 만드는 일이 과연 의미 있는 걸까?’ 하는 생각이 들 때가 많아요. 일제강점기에 시를 쓰는 자신을 부끄럽게 여겨 끊임없이 성찰했던 윤동주처럼, 저도 가끔은 미디어계의 윤동주가 된 기분이 들더라고요.


그러던 중, 친구로부터 ‘요즘은 아무 생각 없이 웃을 수 있는 유튜브 영상을 보면서 일상을 환기한다’라는 말을 들었어요. 사람들이 밴드를 결성해 잊고 살던 낭만을 찾아가는 내용이었는데, 친구는 그 콘텐츠를 보며 오랜만에 웃고 위로받았다고 하더라고요. 웃음은 순간의 기쁨을 넘어, 지친 마음을 달래고 여유를 되찾게 해주는 힘이 있다는 걸 그때 느꼈어요.


저는 그런 웃음이 퍼질수록 세상이 조금 더 따뜻해질 거라고 생각해요. 단순한 오락을 넘어, 마음을 쉬게 해주는 ‘쉼터’ 같은 예능이 지금처럼 복잡한 시대에는 더 큰 힘을 발휘하는 것 같아요. 그래서 언젠가는 따뜻한 웃음을 주는 예능으로 사람들에게 조금 더 나은 하루를 선물하고 싶어요.






* 지한과의 인터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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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상반기, 차마 말하지 못했던 나의 자랑거리가 있다면?


메이플스토리의 어려운 보스 몬스터인 ‘진힐라’를 10시간의 도전 끝에 격파한 것을 자랑하고 싶습니다.



이 게임을 처음 시작하게 된 계기, 오랜 기간 빠지게 된 계기가 무엇인가요?


처음 메이플스토리를 시작한 건 8살 때였어요. 형이 먼저 하고 있는 것을 옆에서 구경하다가, ‘나도 해보고 싶다’라는 생각이 들어서 따라 시작했죠. 그때는 캐릭터가 점프만 해도 신기했어요.


메이플스토리에 오래 빠져 있는 이유는, 차근차근 강해지는 과정에서 오는 성취감 때문이에요. 예전에는 도저히 못 잡던 보스를 혼자 잡았을 때의 짜릿함이 계속 게임을 생각나게 만드는 것 같아요.


계속 이 게임만 한 건 아니에요. 메이플스토리를 하다가 질리면 다른 게임을 하고, 또 그 게임이 질리면 다시 메이플스토리로 돌아오고… 그러다 보니 어느새 14년이 지났네요.



10시간 동안 도전하는 과정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이 있나요?


보스 몬스터의 체력을 2%만 남겨놓고 실수로 죽었을 때가 가장 기억에 남아요. 거의 다 잡았다 싶었는데 방심하는 바람에 공격을 못 피했어요. 한순간의 실수로 끝나 버린 거죠. 너무 짜증이 나서 채팅으로 그 보스 욕을 하다 보니, 결국 3일 채팅 금지까지 걸려버렸습니다. (웃음)



게임에 오랜 시간을 쏟았던 경험과 같이 포기하지 않고
몰입해 본 다른 경험이 있는지 궁금해요.


수능 공부할 때가 떠오르네요. 물론 저보다 더 오래 한 분들도 많겠지만, 저는 하루에 15시간씩 공부했어요. 처음엔 허리도 아프고, 집중력도 쉽게 떨어져서 힘들었는데, 매일 반복하다 보니 의자에 오래 앉아 있는 습관이 완전히 몸에 뱄어요. 지금 생각해 보면, 그 습관이 이번에 보스를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도전하는 데 큰 도움이 됐던 것 같아요. 2%를 남기고 실패해도 ‘조금만 더 해보자’라는 마음으로 계속 시도할 수 있었으니까요.



게임과 삶 속에서의 지한 님의 다음 목표가 있다면?


게임에서는 보스 몬스터 ‘검은 마법사’를 잡는 게 목표예요. 메이플스토리에서 검은 마법사 정도는 잡아야 ‘나 메이플스토리 좀 했다’라고 말할 수 있거든요. 아직은 멀게 느껴지지만, 꼭 클리어하고 싶어요.


삶에서 목표는 조금 단순해요. 열심히 공부해서 경제적으로 여유 있는 사람이 되는 거예요. 결국 하고 싶은 걸 마음 편히 할 수 있으려면, 그 기반이 필요하다고 생각하거든요. 게임에서 하나씩 스펙업을 해서 보스를 클리어하듯, 삶에서도 목표를 향해 차근차근 단계를 밟아가고 싶어요.



대나무숲팀 백지, 수수, 영랑, 조아

2025. 08. 05. 서현, 지한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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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umans of skku]
휴스꾸(Humans of skku)는 2013년부터 성균관대학교의 교수, 직원, 학생과 근처 상권까지 인터뷰 대상을 늘려가고 있습니다. 장문의 인터뷰 본문, 깊이 있는 사진과 휴스꾸를 꾸려나가는 운영진의 이야기까지 다채로운 휴스꾸의 모습을 담아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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