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피엔딩,
그리고 다시 오프닝 시퀀스

인터뷰어 희주, 조제 / 포토그래퍼 유민

by 휴스꾸


2025년 두 번째 여름 특집 ‘시작하기 좋은 계절, 여름’의 마지막 주제는 ‘졸업’입니다. 8월 24일 일요일, 별다른 사전 약속 없이 금잔디광장과 명륜당으로 나가 마주친 분들께 질문을 던졌습니다. 무더운 날씨였음에도 일곱 분이 걸음을 멈추고 각자의 이야기를 들려주셨습니다.


성균관대학교 밖에서 시작될 여러분의 새로운 출발을 응원합니다.




* 예은, 나현, 런던, 영서, 정윤, 상기 과의 인터뷰입니다.





_썸네일, 예은_1.jpeg 예은 님


졸업하는 기분이 어떠신가요?


예은 | 일을 하다가 잠깐 학교에 온 거라 졸업한다는 게 아직은 잘 실감이 안 나요. 그런데 오늘이 학생으로서 학교에 오는 마지막 날이라고 생각하니 아쉬운 것 같아요.


영서 | 솔직히 말하면 졸업하기 너무 싫어요. (웃음) 학교 다니는 동안에는 항상 학교라는 울타리가 저를 지켜주는 느낌이 들었는데, 이제 그런 울타리가 사라지는 거잖아요. 그렇게 진정한 사회인이 되면 온전히 제힘으로 일어나야 한다는 게 부담도 되고요. 그렇지만 또 한편으로는 새로운 시작이니까 기대도 많이 돼요.


정윤 | 18학번이라 되게 늦게 졸업하는 편이에요. 드디어 졸업을 한다는 뿌듯한 마음과 함께 이제 다 끝났다는 후련한 감정이 드네요. 8년간의 세월 동안 행복한 추억을 남겨준 학교에 고맙다고 말하고 싶어요.





영서_1.JPG 영서 님


대학 생활을 한 단어로 표현하자면?

예은 | 가장 먼저 떠오르는 단어는 ‘경험’이에요. 취업하고 나서 돌아보니, 지금까지 해온 일들이 오로지 취업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내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알아가는 여정이었다는 것을 느꼈어요. 대학 시절의 경험들은 단순한 스펙 그 이상의 의미를 가지기 때문에 오래 기억에 남을 것 같습니다.


나현 | ‘낭만’인 것 같아요. 어떤 일이 있어도 ‘대학생이니까’ 하고 낭만 있게 넘기면서 다양한 활동을 해보려고 노력했어요. 그중 가장 기억에 남는 건 농활이에요. 평소 저였으면 귀찮아서 안 했을 텐데, 대학생 때만 할 수 있는 경험이라 생각하고 도전했거든요. 덕분에 그때의 기억이 지금도 인상 깊게 남아 있어요.


영서 | '영화' 같았어요. 영화에서는 생각하지 못한 전개들이 많이 나오잖아요. 제 대학 생활도 마찬가지였어요. 예상치 못했던 일들이 많았고, 그 속에서 행복했던 순간들도 많이 있었어요. 마치 한 편의 영화를 본 것처럼요. 고등학생 때부터 꿈꿨던 댄스 동아리 활동도 해보고 알 수 없는 알고리즘 덕에 유튜브와 인스타그램 활동도 활발히 해보면서 정말 꿈꾸지도 못했던 영화 같은 삶을 살 수 있었어요.


사실 몇 년 전부터 휴스꾸를 팔로우하며 ‘나도 언젠가 인터뷰를 해볼 수 있을까?’ 하고 생각했거든요. 그런데 마지막, 졸업하는 순간에 이렇게 우연히 이야기를 나누게 되어 제 대학 생활이 완벽한 해피엔딩으로 마무리된 것 같아요.


정윤 | '짧은 인생'이라고 생각해요. 대학에서 처음 만나는 사람들과도 나중엔 다 이별을 하게 되고, 그러면서 또 새롭게 사람을 만나기도 하잖아요. 짧은 대학 생활이지만, 그 안에서 겪는 만남과 이별의 과정은 결국 인생 전체와 비슷하다고 생각해요.


상기 | '청춘'이라고 부르고 싶어요. 학부를 7년 반 동안 다니면서 제 청춘을 쏟아 다양한 활동을 많이 했거든요. 특히 글로벌바이오메디컬공학과 알리미를 했던 일이 가장 기억에 남아요. 이렇게 대학 시절에 평생 잊지 못할 좋은 추억들을 많이 만들었기 때문에, 제게는 그 시간이 곧 청춘이에요.





_썸네일, 정윤_2.JPG 정윤 님


졸업 후에 어떤 '시작'을 앞두고 계신가요?


런던 | 런던에 있는 대학원 패션이미지학과에 진학하게 되었어요. 앞으로 사진과 미디어 아트 분야에 대한 공부를 이어 나갈 예정이에요. 또, 유학 생활 중에도 제 작업물을 올리는 활동을 계속하고 싶어요.


정윤 | 현재 기업에서 예전부터 바라왔던 인사관리 쪽 일을 하고 있어요. 꾸준히 경력을 쌓아서 장차 성균관대의 명예를 더 드높일 수 있는 사람이 되는 게 꿈입니다.


나현 | 사실 저는 취업과 공부, 그 두 갈래 길을 두고 졸업하는 입장이에요. 어떤 발걸음을 내딛을지 결정을 앞두고 두려움이 제일 크지만, 진짜 사회인이 된다는 생각에 설렘도 함께 느끼고 있어요.





상기_2.JPG 상기 님


졸업 후 해보고 싶었던 일이 있으신가요?


예은 | 그동안 못 해 본 취미 생활이나 운동을 해보고 싶어요. 운전도 더 자주 하고 싶고요. 학생 때는 주말이라는 개념이 거의 없이 항상 바쁘잖아요. 그런데 지금은 일과 일상의 경계가 명확해졌으니, 그 시간을 어떻게 보내야 할지를 요즘 가장 고민하고 있어요.


상기 | 이제 막 바이오 관련 회사에 신입으로 들어가서 회사 생활을 시작했어요. 기회가 된다면 학교에 다시 찾아와서 후배들과 만나는 시간을 갖고 싶어요. 학교 이야기도 하고, 취업 이야기도 하며 후배들과 유의미한 시간을 보내고 싶네요.


나현 | 대학 생활을 하면서는 다른 학교 친구들을 많이 못 만났던 것 같아요. 이제 졸업을 하면 시간 맞추기가 쉬워지니까 친구들과 더 많이 교류하고 싶어요.





나요_1.JPG (갑작스러운 질문에 답하는 친구들의 사진을 찍고 있는) 나현 님


졸업하는 친구에게 해 주고 싶은 말이 있나요?


나현 친구 | 졸업 축하해. 앞으로 사회 나가서도 대학교 때처럼 잘할 수 있을 거니까 항상 응원할게. 파이팅!







* 성원(연주 엄마) 님과의 인터뷰입니다.





_썸네일, 성원_3.JPG


자녀분이 졸업하게 되었는데,
성원 님께서는 감회가 어떠신가요?


그렇게 신경을 많이 못 써줬는데, 혼자서 취업도 잘하고 졸업 준비도 다 하고 너무 대견스러워요. 오늘도 사진 찍는 거 준비 다 해뒀으니, 가족들한테는 몸만 오면 된다고 했거든요. 그래서 ‘진짜 잘 컸구나, 내가 신경 써준 것도 없는데 너무 잘 커 줬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요. 정말 고마워요.





성원_2.jpeg


지금까지 자녀분이 대학 생활을 하는 모습을 보면서
어떤 생각이 드셨나요?


우리 딸은 코로나 시기랑 맞물려서 대학 생활이 재미없지 않을까, 조금 아쉬운 마음이 있었어요. 그래도 대학생으로서 누릴 수 있는 거 많이 누리고 스스로 잘해 온 것 같아서 굉장히 기뻐요. 딸이 걸어온 순간순간이 열매를 맺는 날이라 오늘이 저에게도 의미가 깊어요.


우리 딸이 둘째거든요. 그래서 항상 ‘우리 공주’, ‘우리 아기’ 이렇게 생각했는데 지금 보니까 진짜 어른이구나 싶어요. ‘그러면 이제 나한테서 많이 떨어져 나간 거 아닌가?’ 하는 아쉬움도 있지만, 자식을 잘 키웠다는 뿌듯함과 엄마로서 해냈다는 성취감도 느껴져요.


새로운 시작을 앞둔 자녀분에게 해 주고 싶은 말씀이 있으신가요?


기성세대들 하는 방식에 따르려고 너무 애쓰지 말고, 하고 싶은 대로 자유롭게 꿈을 펼쳤으면 좋겠다고 말해 주고 싶어요.






인터뷰어 희주, 조재 / 포토그래퍼 유민

2025. 8. 24. 예은, 나현, 런던, 영서, 정윤, 상기, 성원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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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umans of skku]
휴스꾸(Humans of skku)는 2013년부터 성균관대학교의 교수, 직원, 학생과 근처 상권까지 인터뷰 대상을 늘려가고 있습니다. 장문의 인터뷰 본문, 깊이 있는 사진과 휴스꾸를 꾸려나가는 운영진의 이야기까지 다채로운 휴스꾸의 모습을 담아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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