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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휴스꾸 Sep 28. 2022

증거 있어?

인터뷰어 하치 / 포토 호호




* 성균관대학교 재학생 박진아 님과의 인터뷰입니다.





    도전을 두려워하지는 않아요. 무언가를 했을 때의 후회보다, 안 했을 때의 후회가 더 클 것 같다는 생각을 늘 해요. 안 해보면 어떻게 될지도 모르는 거잖아요. 잘 될 수도 있다는, ‘혹시 모르니까’의 가능성을 믿어요. 실패하면 또 해보면 되는 거니까. 물론 시작하고 나서 더 힘들 수도 있죠. 그렇지만 사실 선택에 따른 책임은 어디에나 있으니까 당연한 거라고 생각해요.




컬처앤테크놀로지융합학과 학생회장을 맡고 계세요.
동시에 소프트웨어 복수전공도 하고 계시고요.
이런 것들도 다 같은 도전의 맥락인가요?


    맞아요. 성취할 때 얻는 기쁨이 되게 커요. 코딩 과제를 할 때 2박 3일을 밤새우면서 고생한 적이 있어요. ‘이거 드랍해야 하나, 교수님한테 메일이라도 보내볼까?’ 이런 생각도 정말 많이 했거든요. (웃음) 그런데 딱 해낸 그 순간이 너무 행복하더라고요. 언젠가 꼭 율전캠퍼스 디지털도서관에 앉아서 밤새워 코딩을 해보고 싶어요. 제 스스로가 너무 멋지고 마음에 들 것 같아요.


    사실 회장 같은 경우엔 중고등학생 때 해본 적이 많아요. 리더 자리에 대한 욕심이 큰 편은 아닌데, 저라는 사람 자체가 그런 자리에서 더 많은 걸 얻고 또 즐거워한다는 걸 알아요. 그래서 자주 하게 된 것 같아요. 학과 특성상 학생회 일에도 체계가 거의 없었어요. 거의 무에서 유를 만들어내면서 고생도 많이 했지만, 학생회장이 된 건 절대 후회하지 않을 거예요. 다른 어떤 걸 했더라도 지금보다 많은 걸 배우진 못했을 거라고 확신해요. 전 예전으로 돌아가더라도 무조건 또 할 것 같아요.







가장 영향을 많이 받은 사람이 있다면요?

    한 명을 꼽지는 못할 것 같아요. 학교 선배나 후배들이 될 수도 있고, 아니면 옛날 선생님들, 엄마가 될 수도 있죠. 하지만 다들 가고 싶은 길과 꿈이 명확해서 그걸 열심히 좇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어요. 그 사람들을 보면 제 생각도 정리가 되고, 좋은 기운을 잔뜩 받을 수 있어서 좋아요. 저도 그런 사람이 되고 싶어요.


    그래서 그런지 ‘리더’라는 자리에 대한 생각도 비슷한 느낌이에요. 고등학생 때까지는 이끌어가는 편이었다면, 지금은 뒤에서 든든하게 받쳐주는 역할을 하고 싶어요. 각자가 지닌 빛이 가장 아름다울 수 있도록 도울 수 있어야 하고, 그 빛들을 모아서 개개인의 단순 합 이상을 끌어내는 것. 이 두 가지가 꼭 필요한 것 같아요. 각각 다른 별 하나하나가 별자리를 이루면서 새로운 의미와 가치를 지니게 되는 것처럼요. 그리고 하나의 밝은 빛에 다른 하나가 가려지는 것이 아니라, 함께 어우러져 전체가 더 밝은 빛을 낼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군대에 있던 친한 친구한테 편지를 받은 적이 있어요. ‘가끔은 네가 다른 사람을 챙기는 게 익숙해서 너 자신을 돌보지 못할까 봐 걱정돼. 남들을 위해 쓰는 시간도 정말 소중하지만, 오직 너를 위해 쓰는 시간은 또 다른 의미와 가치가 있다는 걸 알았으면 좋겠다.’라는 진지한 내용으로요.


    그 말을 평생 잊지 못할 것 같아요. 편지를 보고 돌이켜 생각하니 정작 제 자신에 대해서는 잘 모르고 있다는 느낌이 들더라고요. 그때부터는 혼자만의 시간을 조금씩 늘리려고 했어요. 나한테 더 관심을 가지고 나를 더 알아가기 위해 노력 중이랍니다. 처음엔 공허하고 어색했는데, 생각을 오래 하다 보니 오히려 혼자만의 시간이 제 원동력이 되고 있어요.

   

    함께하는 일이 덜 중요하다는 건 아니에요. 다른 사람을 향한 제 관심은 누군가에게 필요한 사람이 되고 싶다는 마음에서 비롯되거든요. 사소한 일이라도 제가 도움을 줄 수 있는 일이라면 괜히 돕고 싶고, 자꾸 무언가를 해주고 싶어지는 그런 마음요. 제 존재가 조금이나마 주변 사람들의 인생에 좋은 영향을 끼칠 수 있다면 좋을 것 같아요. 저는 주변 사람들이 행복하면 같이 행복해지거든요!










    슬럼프, 입학한 뒤로 꽤 자주 왔던 것 같아요. 대학생이라면 누구나 겪었을 법한 대 2병, 대 3병 모두 세게 겪었죠. 특히 학년이 바뀌는 겨울 방학이 되면 갑자기 모든 것이 부질없게 느껴지고, ‘난 나중에 뭐 먹고살지?’ 미래에 대한 불안감과 걱정에 사로잡히게 되더라고요. 저의 슬럼프는 전부 이런 편이에요. 미래에 대한 불확실함에서 오는 불안감으로 인한 순간의 감정이죠. 딱히 뾰족하고 명확한 이유가 있는 것은 아니었고, 그렇기 때문에 그 슬럼프에서 빠져나올 명쾌한 해답이 있는 것도 아니었어요. 그래서 처음에는 그 우울한 기분에서 벗어나는 데 꽤 오랜 시간이 걸렸어요. 없는 답을 자꾸 좇으려고만 했으니까요.


    그런데 어느 순간 깨달았던 것 같아요. 이렇게 방 안에서 생각만 하고, 걱정만 하며 하루를 보내는 것이 저에게는 제일 부질없는 것이었다는 걸요. 미래에 대한 답을 찾으려면, 지금 방에서 미래에 대해 머릿속으로 상상하는 것보다는 밖으로 나가서 뭐라도 하는 것이 더 중요하더라고요. ‘걱정할 시간에 뭐라도 하자, 하고 싶은 게 없으면 하기 싫은 걸 하나씩 찾아서 빼면 되잖아?’라는 생각으로 이것저것 다양한 도전을 해봤어요. 그러면서 조금씩 슬럼프를 극복했죠. 너무 멀리 보고 걱정하지 말고, 딱 어제의 나보다는 오늘의 내가 더 멋진 사람이 되자고 하루하루 다짐했어요. 여러분들도 쓸데없는 걱정/불안으로 인한 슬럼프에 속지 마세요! 내가 작게 느껴진다면, 불필요한 걱정이 마구 몰려온다면 ‘증거 있어?!’부터 외치시고 그 증거를 찾아보세요. 아마 없을 겁니다!






인터뷰어 하치 / 포토그래퍼 호호

2022. 09. 19. 성균관대 학생 박진아 님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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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umans of skku]
휴스꾸(Humans of skku)는 2013년부터 성균관대학교의 교수, 직원, 학생과 근처 상권까지 인터뷰 대상을 늘려가고 있습니다. 장문의 인터뷰 본문, 깊이 있는 사진과 휴스꾸를 꾸려나가는 운영진의 이야기까지 다채로운 휴스꾸의 모습을 담아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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