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스꾸 요모조모] 가을이 되면 드는 생각
가을이면 유독 생각이 많아져요
<휴스꾸의 요모조모>는 운영진들의 지극히 개인적인 이야기를 담은 한 줄 형식의 콘텐츠입니다.
휴스꾸의 다양한 취향을 함께 나눈다면 저희의 인터뷰를 더욱 깊이 있는 시선으로 이해할 수 있을 겁니다.
열 번째 휴스꾸 요모조모는 휴스꾸 운영진이 가을이 되면 드는 생각을 알아보려 해요. 일기예보만 보면 도통 맞는 게 없는데 절기는 기가막히게 정확하다는 걸 깨닫는 요즘입니다.
입추가 지나자마자 날씨가 서늘해지고 하늘이 높아지며 입맛도 살아나고, 어딘가 훅 가버리고 싶다는 마음도 곧 굴러떨어질 낙엽처럼 뒹굴뒹굴거리죠. 가을은 여러모로 사람 마음을 들었다 놨다 하는 녀석이에요.
휴스꾸는 이런 변화무쌍한 가을 초입에 어떤 생각을 하는지 슬쩍 알아보아요.
데이 | 또 한 해가 끝나가는구나 해요. 그래서 아쉬운 마음이 들다가도 해를 잘 마무리하고 싶은 마음에 여름에는 발을 잘 들이지 않던 부엌에서 요리도 하고, 저를 위한 일들을 사부작사부작하는 계절인 것 같아요.
또트 | 눈이 시리게 높고 푸른 하늘과 코가 안 시릴 정도의 선선한 온도의 가을 냄새가 생각나요. 그리고 작년 이맘때쯤 단양여행을 하며 봤던 가을 산도 생각나네요. 단풍도 가을에만 볼 수 있는 한철의 꽃 같아요.
봄봄 | 선선하고도 서늘한 가을 바람은 이상하게 저를 설레게 해요. 날씨 때문에 설레는건데 마치 새출발이 있을 것만 같은 기분으로 설레요. 기분 좋은 긴장감도 함께요. 한 해의 3/4지점에서 지나온 시간과 남은 시간들을 바라보게 되는 것 같아요.
아뵤 | 아무것도 안 느껴진다는 생각이 순간 들어요. 그러면 가을 속에 살고 있는 거예요. 여름내 무거웠던 몸이 움직이기 편할 만큼 가벼워지고, 온도도 사람이 살기에 좋게 포근해지고. 살아있기가 너무 적당해서, 아무 저항이 안 느껴져요.
연채 | 아무리 생각해두 여행이 가고 싶어요. 시원한 공기를 만끽하면서 코스모스를 구경해도 좋을것 같고, 텐트 챙겨서 캠핑가도 좋을 것 같아요. 쌀쌀한 밤에 호일에 싸서 구워먹는 고구마가 최곱니다 헤헤.
윤슬 | 감성있는 노을이 보일 때, 밖으로 나가서 기분좋고 선선한 바람을 느낄 때 그 기분 좋음을 만끽하는 게 넘나 행복한 것 같아요.
은빛 | 한 해동안 주워담은 것들을 정리해보고 있어요. 사람도 마음도. 익숙함이 새롭게 느껴지는 계절이에요.
졔졔 | 하늘도 높고 바람도 선선하니...중간고사가 다가오고 있다는 것을 느껴요. 그래서 가을이 후루룩 빨리 지나가는 것 같은데 이번 가을은 시험 걱정 내려놓고 한강이나 서울숲에 가서 가을을 즐겨볼라구요...
찌미 | 벌써 한 해의 반이 지났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 서글퍼져요... 시간이 왜 이렇게 빠른지 모르겠어요. 나이 들기 싫어요.
칠칠 | 코트가 부족해! 저는 얼죽코(얼어 죽어도 코트)에요. 코트의 매력이란 이지적인 매력을 한껏 끌어주는 것이라 생각해 가을 머스트 잇템이리고 생각합니다. 근데 가을마다 코트를 사는데 매해 코트는 부족한 것 같아요. 다음 주 옷장 열면 분명 그럴 거에요. 코트가 부족해!
콩알 | 선선한 바람을 가진 가을이 오면 곧 찾아올 겨울의 설렘과 방금 떠나가버린 여름의 아쉬움이 떠올라요.
펭귄 | 가장 좋아하는 계절이 되어요, 황사가 없이 하늘은 맑고 공기는 달아서 편안하게 가라앉을 수 있어요. 나를 흔드는 것들에서 한 발짝 벗어나서, 주말의 낮잠과 여유를 즐길 수 있는 날들이 생겨요. 편안함 속에 잠시 잠기다보면 언젠가 가장 좋아하는 날인 성탄이 올 것이라고, 눈이 내리고 예쁜 날들이 올 거라고 기대하게 됩니다.
8월만 해도 오후 일곱시여도 해가 질 생각이 전혀 없었던 것만 같은데, 10월이 되니 오후 여섯시만 돼도 뉘엇뉘엇 지평선 너머로 저물더랍니다. 보통 제 퇴근 시간이 여섯시 즈음이니, 저와 함께 출퇴근하는 처지로 보여 가끔은 든든해요. 너도 지금 집에 가니? 아, 아니다. 집에 가는게 아니라 또다른 곳에 빛을 비추러 가는 거구나...
아무튼, 가을은 이상하게도 빨강으로 통일되는 계절이에요. 봄은 초록부터 분홍, 노랑, 여름은 파랑과 모래사장의 노랑, 겨울은 흰 색과 검정, 무채색 계열 등등 여러가지 색깔이 저만의 채도를 뽐내죠. 하지만 가을은 알록달록한 낙엽을 봐도 꼭 손이 가는 건 빨강이더라고요. 가을만큼 빨강이 가장 잘 어울리는 계절이 있을까 싶을 정도로요.
빨강 속에서 흐드러지고 살랑거리는 내 맘. 함께 갸웃거리다보면 어느 덧 같이 빨강으로 물들어 있겠죠?
<휴스꾸의 요모조모>
가을이 되면 드는 생각 | 인터뷰어 칠칠
*휴스꾸를 더 자세히 알고 싶다면?
[Humans of skku]
휴스꾸(Humans of skku)는 2013년부터 성균관대학교의 교수, 직원, 학생과 근처 상권까지 인터뷰 대상을 늘려가고 있습니다. 장문의 인터뷰 본문, 깊이 있는 사진과 휴스꾸를 꾸려나가는 운영진의 이야기까지 다채로운 휴스꾸의 모습을 담아내려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