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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휴스꾸 Oct 12. 2022

모든 고양이에게도
각자의 이야기가 있다.

인터뷰어 연채 / 포토 콩알




* 성균관대학교 재학생 장지민 님과 반려묘 히망 님과의 인터뷰입니다.




    히망이랑은 2017년 10월 8일에 만났어요. 저는 고등학생이고 언니는 대학생일 때요. 트위터에서 구조된 유기묘가 아기를 낳아서 입양하실 분을 찾는다는 공지가 떴는데, 언니가 그걸 본 거예요. 저랑 이야기를 한 다음에 데려오기로 했어요. 


    언니가 “나 갔다 올게!” 하고 집을 나섰죠. 당시에 제가 쓰던 빨간 책가방을 앞으로 메고 가방 뚜껑을 열고 히망이를 조심히 담아서 온 거예요. 그래서 봤는데 아기여서 너무 조그마했어요. 히망이가 가지고 놀 장난감을 미리 다 준비해놓아서 낚시 장난감으로 같이 노는 데 정말 귀여웠어요. 그 영상을 아직도 가끔씩 봐요. 






히망이는 왜 히망이가 된 건가요?

    히망이가 딱 집에 왔을 때 좋아하던 아이돌이 있었어요. 그 아이돌의 별명이 희망이었는데, 이제 조금 더 귀엽게 해보자 해서 ‘히망’이 됐어요. 근데 이름은 히망이지만 실제로 집에서 부를 때는 ‘이용아 이용아’라고 해요. 부르는 대로 그냥 이름이 됩니다.






지민이 생각하는 히망이의 매력은 뭐라고 생각해요?

    객관적으로 좀 잘생겼어요. 일단 옆모습이 진짜예요. 창가에 햇빛이 들어올 때 히망이가 앉아서 바람 냄새를 맡으면 여기 라인이 진짜 예쁘거든요. 그리고 발바닥에 분홍색 젤리가 있는데, 꼭 각각 하나씩 다 짜장이 묻어 있어서 그것도 매력이에요. 


    그리고 히망이는 풀을 엄청나게 좋아해요. 귀리랑 새싹 보리를 키워서 먹이는 게 있는데 그걸 츄르나 다른 간식보다 훨씬 먹고 싶어 하거든요. 채식 고양이에요. 






둘의 애정 표현 방식이 궁금해요.

    일단 히망이는 기분이 좋으면 배를 뒤집고 있거나 모서리에 얼굴을 막 비벼요. 제 다리에 엉덩이랑 꼬리를 감기도 하고요. 그러다가 제 옆에 와서 앉아있으면 엉덩이를 톡톡 해달라는 거예요. 그럼 적당하게 톡톡톡 두드려줘요. 저만 안아줄 수 있는 방식이 있는데, 딱 안아서 히망이 머리가 제 어깨쯤에 오게 받쳐주면 좋아서 골골골골거리기도 해요. 






히망이의 성격을 MBTI에 대입해 본다면?


    완전 ‘I’예요. 낯을 진짜 많이 가리고 낯선 사람이 집에 오면 높은 곳에 있는 바구니에 올라가서 안 내려오거든요. 그런데 또 친한 사람한테는 말을 잘해요. 집에 있으면 진짜 말이 많거든요. 


    그리고 ‘J’가 맞는 것 같아요. 지금 이 시간쯤이면 창가나 저기 바구니에서 잠을 자는 것도 그렇고, 화장실 가는 시간도 좀 정해져 있어서요. 속상할 때 히망이가 막 제 옆에 와서 달래주지는 않는데, 사실 마음으로는 공감하고 있을지도 모르는 거니까요. 왠지 히망이가 ‘INFJ’면 좋겠네요. (웃음)






짧은 Q&A


Q. 히망이가 사진에 잘 담기려면 언제 찍어야 하나요?

A. 히망이는 조금 어두울 때 조명을 켜면 까만 눈동자가 크고 예쁘게 나와서 제가 좋아하는 모습이고, 낮에는 검은 눈동자는 작아져서 조금 바보 같지만 달인지 호박인지 노오란 눈을 볼 수 있는데 그건 저희 언니가 좋아하는 모습이에요.


Q. 히망이는 가다랑어 맛 츄르를 더 좋아하나요 아니면 닭고기 맛 츄르를 더 좋아하나요?

A. 그냥 다 좋아하는 것 같아요!


Q. 지민이와 히망이가 같이 보낸 시간 중에서 가장 행복했던 순간이 있다면?

A. 아침에 딱 일어났는데 히망이도 자고 있다가 눈을 딱 뜨면 너무 예뻐요. 예쁜 고양이.


Q. 히망이가 좋아하는 음악이 있나요?

A. 고양이가 좋아하는 피아노 음악을 검색해서 다 들려줬는데 별로 반응이 없었어요. 


Q. 지민이가 베이스 기타 연습할 때 히망의 반응은?

A. 그냥 ‘치나 보다’ 하는 것 같아요. 가끔 “이용~” 하기도 해요.






인터뷰어 연채 / 포토그래퍼 콩알

2022. 09. 21.  장지민 님과 반려묘 히망 님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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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umans of skku]
휴스꾸(Humans of skku)는 2013년부터 성균관대학교의 교수, 직원, 학생과 근처 상권까지 인터뷰 대상을 늘려가고 있습니다. 장문의 인터뷰 본문, 깊이 있는 사진과 휴스꾸를 꾸려나가는 운영진의 이야기까지 다채로운 휴스꾸의 모습을 담아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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